[정의]

김수로왕을 시조로 하고, 김석손·김명기·김극관 등을 입향조로 하는 경상남도 하동군의 세거 성씨.

[개설]

우리나라 성씨 가운데 김해 김씨의 인구가 가장 많다. 김해 김씨는 분파도 매우 많아 특정 지역의 입향조를 일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동 지역의 김해 김씨는 김유신(金庾信)의 직계 종파 가운데 삼현파(三賢派)[김극일·김일손·김대유]와 사군파(四君派)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김해 김씨는 18세기 중엽에 편찬된 『여지도서(輿地圖書)』에 하동의 성씨로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하동의 여러 지역에서 세거지와 집성촌이 형성되었다.

[연원]

김해 김씨 시조인 김수로왕(金首露王)은 가락국 개국시조이다. 42년(유리왕 19) 금관가야 99간(干)의 추대로 왕위에 올랐으며, 535년 신라에 복속되면서 금관가야 왕족들은 진골 귀족에 편입되고, 기존의 진골 귀족 김씨와 구분하여 신김씨(新金氏)로 부른다. 구형왕의 손자인 김유신을 중시조로 하여 번성하여 대소 98파로 분파되었다. 김유신의 직계 종파는 고려의 김목경(金牧卿)을 중시조로 하는 경파(京派)와 그의 아우 김익경(金益卿)을 중시조로 하는 사군파, 김관(金管)을 중시조로 하는 삼현파이다.

[입향 경위]

하동 지역의 김해 김씨는 입향조와 그 경위가 마을에 따라 시기와 인물이 다르다. 우선 하동군 양보면 운암리 운산마을의 김해 김씨 입향조는 김일손의 종형인 김석손이다. 1498년 김석손은 무오사화(戊午士禍)가 일어나 종제 김일손이 화를 입자, 화를 피해 함안 칠원에 숨어 지내다가 하동으로 이거하였다. 이후 운산마을이 김해 김씨의 세거지가 되었다. 김석손의 손자 김진서(金晋瑞)가 약 430여 년 전에 운산에 입향하면서 세거지가 되었다는 설도 있다.

하동군 화개면 덕은리 상덕마을의 입향조는 운계(蕓溪) 김명기(金命紀)[1576~1650]이다. 김명기의 아버지 광주목사(光州牧使) 김우윤(金友尹)[1550~1592]은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김천일(金千鎰)과 함께 창의하여 순절하였으며, 두 형도 죽거나 다쳤다. 이에 1597년(선조 30) 김명기는 세상을 등지고 하동군 화개면 덕은리 상덕마을에 복거하였다.

1658년(효종 9) 사군파[감무공파] 11세손인 김극관(金極寬)이 전라남도 영암으로부터 하동군 고전면 성천리로 옮겨와 세거하였다. 그리고 하동군 금성면 갈사리 서근마을의 김해 김씨 입향조는 삼현파 12세손 김성일(金聲鎰)이다.

[현황]

통계청의 성씨와 본관 자료에 의하면 2000년 전국의 김해 김씨는 129만 5,080가구에 모두 412만 4934명이며, 하동에 거주하는 김해 김씨가 2,319가구 6,451명이다. 하동 지역의 김해 김씨 세거지는 세 군데 정도 들 수 있다. 하동군 양보면 운암리 운산마을은 김해 김씨가 마을 전체 43가구 가운데 29가구를 차지한다. 하동군 금성면 갈사리 서근마을의 김해 김씨는 마을 전체 99가구 가운데 40여 가구에 이른다. 하동군 고전면 대덕리 대덕마을은 전체 41가구 가운데 22가구가 김해 김씨이다.

[관련 유적]

하동군 양보면 운암리 운산마을 입구에는 320여 년 전인 1687년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진 ‘김해 김씨 세거동비’와 재실인 지선재(止善齋)가 있다. 추모재(追慕齋)는 하동군 금성면 갈사리 서근마을 김해 김씨들이 입향조를 추모하는 재실이다. 하동군 고전면 대덕리 대덕마을 김해 김씨 동족들은 덕수재(德修齋)라는 묘하각을 건립하여 조상을 기리고 있으며, 마을 앞 도로변에 조선 후기 고종 때 가문에서 열녀로 이름을 낸 광산 김씨 열녀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