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광주광역시 광산구 동곡동에 있는 서산 유씨 세거지.

[개설]

충청남도 서산[옛 이름 서령]을 본관으로 하는 유씨는 본디 문화유씨(文化柳氏)라고 하지만, 공민왕 때 사람 유숙(柳淑)[1316~1368]이 홍건적 토평에 공을 세워 서령군[서산의 옛 이름] 군봉을 받아서 본관을 서산이라 하였다는 집안이다. 그렇더라도 이 집안만은 이미 서산에 뿌리를 내리고 살던 토반으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서산 토성으로 나온다. 『씨족원류(氏族源流)』에 보면 시조를 유공기(柳公器)라 하고, 유숙은 유공기의 4세로 정리하고 있다. 『증보문헌비고』는 시조를 유성간(柳成澗)이라 하고, 유성간의 아버지는 문화유씨 유순이지만 한파를 이루었다고 적고 있다. 물론 서령군 군봉을 받은 유숙은 유성간의 5세로 정리하고 있다.

근래 분토의 서산유씨들은 유성간을 유차달(柳車達)의 10세로 편입하고 유숙을 16세로 정리하였다. 유숙은 14세에서 잘려나간 방손이고 장자 계열이 광주에 번져 사는 서산유씨들이다. 광주에서는 서산유씨 유사(柳泗)[1503~1571]와 유수(柳洙) 형제가 문과에 급제하여 명문 대열에 올랐다. 1528년(중종 23) 유사가 문과에 급제하고, 연이어 형 유수가 1534년 문과에 급제하면서 두각을 나타내었다. 이 형제의 아버지는 유희송으로 광주 유등곡면 수춘에서 살았다. 유희송의 아버지 유익강이 남원에 살다가 수춘에 살던 거창신씨 집안으로 장가를 와서 처가살이를 하던 아들을 따라온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유익강의 묘가 수춘의 상류 골짜기 덕남에 있고, 덕남재라는 제각도 있다. 유희송이 이장에 살던 청송심씨 집으로 장가를 가서 집을 이장으로 옮겨 유사, 유수 형제를 낳았다. 유사의 셋째아들 유형진이 삼도동에 살던 나주오씨로 우의정을 지낸 오겸(吳謙)[1496~1522]의 사위였고, 거창신씨 신희남 또한 사위였던 점으로 보아, 이미 이전부터 거창신씨와는 인척 관계를 맺고 있었던 듯하다. 유서는 동곡의 분토동 적성이씨 이한의 집에 장가가 동곡유씨의 터전을 만들었다.

[자연환경]

유수의 후손들은 전라도 순창으로 옮긴 뒤 흩어지고, 유사가 6형제를 낳아 그 중 3형제 자손이 크게 번져 서산유씨 문중의 주류가 되어 있다. 둘째아들 유광진과 여섯째아들 유경진의 후손들은 대부분 동곡을 중심으로 살고, 오겸의 사위가 되어 처갓집인 삼도동 송촌으로 옮긴 유형진의 자손들은 일백 년 전 나주 땅인 본덕동, 송산동 일대에 살아 나주파라고 부르거나 별제공 문중으로도 불렀다. 송산에 서산유씨 5효정려비와 관경재라는 제각이 있다. 유서는 분토동 적성이씨 외동딸에게 장가가서 처가 유산을 모조리 물려받아 외손 봉사를 지금까지 지키고 있다.

유사는 종성부사를 지냈지만 척신인 이량의 무고를 받아 벼슬을 버리고 처가동네에 내려와 호가정[1558년 설립, 광주광역시 문화재자료]을 짓고 문사들과 교류하였다. 이 호가정은 영산강변에 있는 정자로 승촌보가 보인다. 승천보는 영산강, 지석강, 황룡강 등 여러 강과 내가 한 곳에 모이는 물목이다. 구강들이라 불리던 곳으로 옛날 호반공사가 되지 않았던 일백 년 전에는 홍수 범람이 심하였던 곳이다. 남쪽으로 왕건이 주둔하였다는 용봉산이 있으며, 동쪽 강 건너가 서창으로 광주를 오려면 옛날에는 동곡이나 유계동에서 나룻배를 탔다.

조선 후기 이 일대는 동각면이라 하였다. 1914년 동각과 마곡면을 합하여 동곡면이라 하였다. 옛날 동각면 분토리가 본덕리가 되고, 오늘날의 행정동 동곡동은 1998년 동곡출장소가 변한 이름이다. 1990년 동곡출장소 분토리에는 80가구 가운데 서산유씨가 70가구이었다. 이 동네에 버드실이라는 땅 이름이 있는데 이는 유등곡에서 옮겨 간 서산유씨들의 본터 자리를 이른다. 이웃 유계동 본촌 동네도 80가구 가운데 56가구가 서산유씨 집성촌이다. 광주광역시 시내 서산유씨 가구는 2015년 1,045가구이고, 그 가운데 350가구가 광산구에 몰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