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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30B020301
지역 서울특별시 구로구 가리봉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다일

중국 흑룡강성에서 농사를 짓다가 1년 전인 2009년 한국으로 들어온 이주학[1959년생] 씨는 가리봉동 벌집에 살고 있다.

중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한국으로 일하러 오려고 하지만 비자 문제가 쉽지 않다. 한국 사람의 초청을 받거나 한국 업체의 초청을 받아야 하는데 초청하는 곳은 많지 않고 오려고 하는 사람은 많다 보니 돈 벌기 위해 한국으로 오는 일이 쉽지 않다. 다행히 이주학 씨는 조카가 한국으로 시집와서 초청을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가리봉동 벌집에 둥지를 튼 중국 동포들]

이주학 씨를 비롯해 이런 저런 방법으로 한국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일자리를 구하고 잠 잘 집을 구해야 한다. 가리봉동은 일단 중국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고 집값이 저렴해서 이주학 씨처럼 중국에서 들어온 동포들에게는 살기 편한 곳이다. 이주학 씨에 따르면 가리봉동에는 우선 식료품이 중국에서 먹던 것 그대로 다 있고, 가격도 크게 비싸지 않다고 한다. 또한 집값이 저렴하고, 중국 동포가 밀집해서 살기가 편한 것도 이유라는 것이 이주학 씨의 설명이다.

이주학 씨의 말처럼 중국 동포들이 가리봉동에 많이 몰려 있는 것은 벌집의 임대료가 저렴해서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 동포들의 일터가 구로공단이나 가리봉동 일대가 아니어도 가리봉동에 많이 들어와서 사는 것은, 활발하지는 않지만 중국 동포들끼리의 정보와 정서 공유를 통한 생활의 편의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새벽부터 일하며 꿈꾸는 코리안 드림]

이주학 씨는 새벽 4시 반에 출근하는데, 주로 인천과 경기도 안산 등 아파트 공사장에서 일을 한다. 그의 부인은 서울 강남에 있는 음식점으로 일을 다니기 때문에 부부는 저녁 늦은 시간에야 마주 볼 수 있다. 중국에서 알던 동료들도 한국에 많이 들어와 있지만 서로 만날 기회는 없다. 한국에는 돈을 벌기 위해 왔기 때문에, 그리고 새벽에 나가서 저녁 늦게 들어오는 생활 때문에 만나기가 힘들다. 그래도 중국보다 한국이 돈 벌기 좋다며 “중국에서 벼농사를 짓다 왔는데 한국에서 공사장 다니며 일하고 꾸준히 모으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서 다리 뻗고 살 만큼 여유가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주학 씨는 비가 오는 날이나 일요일에는 집에서 편하게 쉰다. 2.5평[8.26㎡]의 좁은 벌집이지만 이들 부부에겐 편안한 쉼터다.

이주학 씨는 “중국에서 농촌에 살 때는 술도 많이 먹고 친구들하고 놀러도 다니고 살았어요. 그런데 어렵게 한국에 들어와 보니 돈 모을 생각에 마음이 급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술도 자주 안 먹고 친구들 만나는 데는 거의 안 나가고 있어요. 이렇게 벌어야 다시 중국 돌아가서 편하게 잘 살지요.”라고 얘기했다.

2010년 5월 현재 가리봉동에 사는 중국 동포들은 7000명이 넘는다. 가리봉동 전체 인구가 1만 5365명이니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숫자다. 그래서인지 가리봉시장을 중심으로 둘러보면 여기가 한국인지 중국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그런데 정작 여기 사는 중국 동포들은 서로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주로 새벽부터 나가는 일용직 일을 하거나 다른 집의 가정부로 들어가 살면서 주말에만 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합법적 비자를 받지 못한 경우도 많아 거리를 돌아다니기보다는 집과 일터를 오가며 조용히 지내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는 교류가 없는 편이다.

같은 벌집에 사는 사람들 사이에도 교류가 많지는 않다. 벌집은 한국에 처음 들어와 자리를 잡을 때까지 머무는 공간이거나 한국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다시 돌아온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이주학 씨는 말한다. 그래서 벌집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조용히 혼자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물론 어디서나 모여서 떠들고 얘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비교적 벌집은 교류가 없는 삶의 공간이다.

가리봉동 전체 인구의 1/4이 중국 동포이다 보니 길거리에서 마주친 사람이 누가 중국인이고 누가 한국인인지 모른다. 피부색과 생김새가 비슷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중국 동포들이 한국 생활에 적응하면서 차림새나 말투까지 한국 사람과 닮아 가기 때문이다.

[정보제공]

  • •  이주학(남, 1959년생, 구로구 가리봉동 주민, 중국 국적)
[참고문헌]
  • 구로구청(http://www.guro.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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