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축제로 우뚝 서다]

유병규 고령대가야체험축제추진위원장은 매년 4월 초가 되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 고령대가야체험축제가 이맘 때 개최되기 때문에, 축제 책임자로서 이것저것 챙겨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2009년 9월 23일은 유병규 위원장에게 경사스러운 날이었다. 고령대가야체험축제가 2007년과 2008년에 이어 국제축제이벤트협회[IFEA]에서 주는 금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이 상은 IFEA에 가입된 세계 40여 개국의 이벤트 전문가와 단체가 중심이 되어 높은 평가를 받은 축제에 수여하는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상이라고 한다.

“고령 인구의 10배가 넘는 사람들이 경향 각지에서 고령을 찾아 고령대가야체험축제를 즐깁니다. 유사 이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고령을 찾은 적은 아마 없었을 거예요. 이 사람들에게 대가야와 고령을 알릴 수 있어, 아무리 몸이 피곤해도 앉아 쉴 수가 없습니다.”라고 축제장에서 만난 유병규 위원장은 상기된 표정으로 고령대가야체험축제의 성공 스토리를 들려주었다.

고령군은 인구 3만 5000여 명이 거주하는 소규모 자치 단체이다. 그동안은 근교 농업, 지방 산업 단지가 갖추어진 인심 좋고 살기 좋은 평범한 고장으로만 인식되었다. 지역 내에는 곳곳에 대가야의 문화유산이 산재해 있었지만 부각되지는 못하였다. 그 때문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가야 고령’에 대한 인지도가 높지 않아 고령을 찾는 관광객은 소수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 고령은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 광광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렇게 고령이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관광 체험 도시로 거듭나게 된 데에는 ‘고령대가야체험축제’가 크게 한몫을 하였다.

고령대가야체험축제에 대한 높은 평가는 축제와 관련한 각종 수상에서도 잘 나타난다. 2008년에는 대한민국 대표 축제 전통문화 부문 대상을 수상했고, 2009년 대한민국상품 대상[전통문화 부문]을 수상했다. 또한 2008년과 2009년에 이어 2010년에도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문화관광대표축제’로 선정되었다.

축제 참가자 수도 2005년 10만 5000명, 2006년 15만 7000명, 2007년 22만 명, 2008년 24만 명, 2009년 43만 명, 2010년 38만 명이 찾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경제적 파급 효과도 매우 커서, 2008년 116억 5000만 원, 2009년 202억 원, 2010년 180억 원에 이르는 생산 유발 효과를 거두었다. 이처럼 2005년부터 개최되기 시작한 고령대가야체험축제는 비록 그 역사는 일천하지만 짧은 기간 동안 눈부신 성장을 거두었다.

[고령대가야체험축제의 성공 비결]

고령대가야체험축제가 대한민국의 대표 축제로 성장한 배경은 무엇일까? 고령대가야체험축제는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소재로 개최하는 ‘역사 체험형 축제’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무형의 대가야를 유형화해 체험 축제로 승화시키며 지역 마케팅 효과를 높이고 대가야의 도읍지인 고령군만이 가진 독창적인 이미지를 활용하였다. 그리고 매년 대가야와 관련된 주제를 개발하고 테마화하여, 이것을 관광객들에게 실감나게 들려주는 스토리텔링 기법과 접목하였다.

또한, 고령대가야체험축제는 대가야의 역사를 소재로 한 ‘교육형 축제’라는 새로운 시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대가야박물관과 지산동 고분군,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등을 축제의 장으로 활용함으로써, 학생들을 중심으로 하는 가족 단위의 방문을 유도하고 있다.

축제 기간 중 ‘스쿨데이(School Day)’를 지정해 전국의 유치원과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학생들을 축제의 장으로 적극 유치하고 있다. 즉, 고령대가야체험축제는 역사와 교육, 축제가 결합된 새로운 유형의 축제를 창출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이렇게 참여한 학생들에게 대가야를 각인시킴으로써 대가야와 고령에 대한 인지도를 높여 나가고 있다.

다음으로 고령대가야체험축제는 중앙 및 지역 관광 개발 전략과 연계한 ‘개발형 축제’, 지역경제 발전의 성장 동력이 되는 ‘생산형 축제’를 지향하고 있다. 고령대가야체험축제는 경상북도가 추진하는 경주의 불교 문화권, 안동의 유교 문화권과 더불어 고령의 가야 문화권을 정착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해 내고 있다.

고령대가야체험축제 이전의 고령 지역 축제는 지역민의 화합을 추구하는 ‘화합형 축제’였다. 그 때문에 축제 참가자들의 대다수가 지역 주민으로 제한되었고, 축제의 경제적 파급 효과도 크지 않았다. 하지만 고령대가야체험축제로 전환하면서 지역의 특산물과 주요 관광지를 연계한 ‘순환형 관광 축제’를 지향하고 있다. 고령대가야체험축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축제장 내에서 대가야와 관련된 각종 체험 활동을 한다. 그리고 셔틀버스를 타고 고령 지역을 순환하면서 체험을 할 수 있다. 즉, 고령의 특산물인 딸기 수확 체험, 개실마을의 농촌 체험, 산림녹화기념숲의 산림문화·분재전시장 등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순환 광광을 통해 지역 특산물과 문화유산을 동시에 만나 볼 수 있어 관광객의 만족도가 높아지게 되었다. 또 이 과정에서 방문객들이 지역 특산물을 구매하고, 일부 유료 프로그램을 체험함으로써 축제의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고령대가야체험축제는 횟수가 거듭될수록 지역민의 자발적인 참여가 활발해지는 ‘자원 봉사형 축제’이기도 하다. 2009년 4월에 개최된 고령대가야체험축제는 4일간 4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아왔다. 이는 현재 고령 인구의 10배가 넘는 엄청난 규모였다. 이러한 방문객을 맞이하여 안내하고 해설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자원 봉사자들이 필요하다. 2009년의 경우 연인원 1600여 명의 지역 주민이 자원 봉사자로 참여했는데, 이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축제 성공의 원동력이 된 것이다. 이처럼 고령대가야체험축제는 ‘교육형 체험 축제’, ‘개발형 체험 축제’, ‘순환형 관광 축제’, ‘자원 봉사형 축제’라는 축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하고 있기 때문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고령대가야체험축제는 주제가 있는 축제를 지향하여 2005년 제1회 때는 ‘신비의 왕국 대가야 속으로’를 주제로 삼았고, 2006년[제2회]에는 ‘열두 줄의 비밀’, 2007년[제3회]에는 ‘철의 신화’, 2008년[제4회]에는 ‘무덤의 전설’, 2009년[제5회]에는 ‘대가야의 대항해’를 주제로 삼았다. 2010년[제6회]의 주제는 ‘용사의 부활’이었는데, 이는 대가야가 철기로 무장한 강력한 군사력을 배경으로 합천·거창·함양·남원 등을 영역화 하여 삼국에 버금가는 고대 국가로 성장한 것을 상징한다. 그리하여 제6회 고령대가야체험축제에는 40만 명의 관광객들이 고령 지역을 찾아 찬란한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느끼고 체험하였다. [유병규 고령대가야체험축제추진위원장은 2010년 10월 위원장직을 사임하였다.]

[정보제공]

• •  유병규(남, 1942년생, 고령대가야체험축제추진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