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6000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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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음역 | Yeou Gogae |
영어의미역 | Pass of Fox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전라북도 김제시 용동 |
집필자 | 김정길 |
성격 | 설화|신이담|동물변신담|지명유래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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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등장인물 | 강태진|여우 |
관련지명 | 용동|비석거리 |
모티프 유형 | 여우의 유혹|여우의 저주|여우의 죽음 |
[정의]
전라북도 김제시 용동에서 여우고개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여우고개」는 강태진이 묘령의 아가씨로 둔갑하여 유혹하는 여우에게 해를 가하자 여우가 이에 보복을 하였고, 이에 다시 강태진이 여우를 찾아서 죽였다는 신이담이자 지명유래담이다.
[채록/수집상황]
1995년 김제시사편찬위원회에서 간행한 『김제시사』에 수록되어 있다.
[내용]
여우고개는 400여 년 전부터 김제시 용동에 터를 잡고 살아온 진주강씨의 선산으로, 일명 귀비기재로 불린다. 옛적에 강태진이라는 사람이 시장관리인[장도감]으로 일하면서 장날마다 시장 사용료를 받아 고을 원님에게 바쳤다. 그런데 어찌나 술을 좋아했던지 항상 만취가 돼서 집으로 갔다.
어느 날 여우고개 중턱을 넘어서 집으로 돌아갈 때 묘령의 아가씨가 나타나 강태진을 유혹하여 함께 걸어갔다. 그런데 비석거리까지 같이 오던 묘령의 아가씨가 찬바람을 일으키며 사라져버렸다. 그 뒤로도 강태진이 술만 취하면 그 아가씨가 나타나서 같이 길을 걷다가 비석거리에만 오면 사라지곤 했다. 마을 사람들이 강태진의 말을 듣고 백년 묵은 백여우라고 알려줬다. 강태진은 그 묘령의 아가씨를 죽이기로 결심하고 칼을 숨긴 채 술에 취한 척 비틀거리며 여우고개로 향했다. 강태진은 그 아가씨가 나타나자 칼로 찔렀지만 한쪽 귀만 잘린 채 그 아가씨는 백여우로 둔갑하여 도망쳐버렸다.
그 뒤부터 강태진은 되는 일이 하나도 없고 시장관리인에서도 쫓겨났다. 목구멍에 풀칠을 하기 위해 체 장수가 되어 충청도 어느 고을 농가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다. 그런데 주인의 아내가 아프다고 무당을 불러서 궂을 하고 있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전라도 김제 땅 강태진이란 놈 하는 일마다 망하고 염병이나 앓다가 죽어라.” 하며 주문을 외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하도 이상해서 가까이 가보니 그 무당은 귀가 잘린 백여우가 틀림없었다.
강태진이 커다란 방망이로 그 무당을 내리치자 무당은 백여우로 둔갑하며 죽었다. 그 부인도 병에서 낫고 강태진은 고향으로 돌아와 행복하게 살았다는 전설이 있다. 속담에 “여우도 돌봐야 잘 산다.”는 말이 있는데 여우고개의 전설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여우고개」의 주요 모티프는 ‘여우의 유혹’, ‘여우의 저주’, ‘여우의 죽음’ 등이다. 동물변신담에 등장하는 변신 동물들은 사람을 현혹시키거나 인간이 해치면 보복을 하거나, 은혜를 입으면 보은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여우고개」에서 귀를 잘린 여우는 강태진을 저주하여 그가 하는 일을 방해하고 있다. “여우도 돌봐야 잘 산다.”는 속담이 깃든 「여우고개」는 백년 묵은 여우 이야기로서, 비록 미물이지만 여우를 잘 돌보지 못하면 해코지를 당할 수 있다는 일종의 교훈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