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지역 언어의 음운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6300061
한자 居昌 地域 言語- 音韻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상남도 거창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정대

[정의]

경상남도 거창군 지역에서 쓰이는 말 가운데 음운 관련 부문이 갖는 특성.

[음운 체계]

음운 체계와 관련해서는 자음 체계, 모음[단모음, 복모음] 체계, 운소 체계를 언급해야 한다. 거창 지역어의 자음은 모두 20개이다. 표준어의 19개 자음 외에, 흔히 ‘여린히읗’으로 불리는 ‘ㆆ’이 음소의 하나가 된다. 이는 경남 방언 전반에 적용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줍다’의 거창 지역어는 [주꼬, 준는다, 주어라]로 활용된다. 이런 발음을 유도할 수 있는 기저형은 ‘주ㆆ-’ 외에는 달리 있을 수 없다. ‘주ㆆ-+-고→주꼬’, ‘주ㆆ-+-는다→줃는다→준는다’, ‘주ㆆ-+-어라→주어라’ 참조. 표준어 ‘굽다[炙]’도 거창 지역어에서는 ‘꾸ㆆ다’로 실현된다. ‘ㆆ’은 예사소리를 된소리로 발음 나게 하고, 유성음 사이에서는 탈락하는데, 이런 성격을 ‘ㅎ’의 그것과 견주어 보면 매우 이해하기가 쉽다. ‘ㅎ’은 예사소리를 거센 소리로 발음 나게 하고, 유성음 사이에서 탈락하기 때문이다. 표준어 ‘(물을) 붓다[注]’도 거창 지역어에서는 ‘부ㆆ다’가 기저형이다. ‘부ㆆ고→부꼬, 부ㆆ는다→붇는다→분는다, 부ㆆ어라→부어라’ 참조.

단모음 체계는 ‘이, 으/어, 우, 에, 오, 애, 아’의 7모음 체계이다. 표준어 10단 모음과 비교해 보면 ‘위[y]’와 ‘외[ø]’ 단모음이 없으며, ‘으’와 ‘어’가 구별되지 않고 그 중간 소리로 발음되기 때문이다. 거창 지역어 외에도 합천·산청·하동·의령·함안·진주·사천·남해·고성·통영 지역어도 7단 모음 체계이다. 자음 뒤에 복모음이 발음되지 않아, 경남의 여느 지역어와 마찬가지로 ‘경상도’가 ‘겡상도’로, ‘과자’가 ‘가자, 까자’로 발음된다.

거창 지역어의 운소로 성조가 있고, 고조·중조·저조와 같은 삼단 체계인 점도 경남의 여느 다른 지역어와 근본적으로 같다. 그리하여 ‘말[斗, 고조], 말[馬, 중조], 말[言, 저조]’과 같은 체언이나 ‘달-[懸, 고조], 달-[甘, 중조], 달-[熱, 저조]’과 같은 용언은 성조에 의해 뜻 구별이 된다. 다른 경남 방언과 차이가 있다면, ‘말[言]’의 경우, 장음이 현저하게 실현된다는 점일 것이다. 울산 지역어와 마찬가지로 이는 경북 방언의 영향 때문이지만, 이런 장음은 뜻 구별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는다.

[음운 현상]

여기에서 말하는 ‘음운 현상’은 통시적 변화와 공시적 변동을 엄격하게 구분한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현상이 역사적으로 변화한 결과이지만, 더러는 현대 공시적으로 진행되는 것도 있음을 지적해 둔다.

거창 지역어에서 발견되는 현저한 음운 현상을 자음의 변화와 모음의 변화로 나누어 기술하기로 한다. 자음 변화와 관련되는 것으로는 ① 경음화(삐덜키〈비둘기〉, 쪼랑말〈조랑말〉, 딲다〈닦다〉, 쭈ㆆ다〈줍다〉 등), ② 유기음화(펭풍〈병풍〉, 산지키〈산지기〉, 야무치다〈야무지다〉, 혼차〈혼자〉 등), ③ 구개음화(저트래~이〈겨드랑이〉, 제집〈계집〉, 찡구다〈끼우다〉, 전디다〈견디다〉 등), ④ ‘ㄹ’ 유지(버들나무, 쌀전, 활쌀〈화살〉 등), ⑤ ‘ㄴ’ 첨가(깐치〈까치〉, 곤치다〈고치다〉, 근치다〈그치다〉, 난중〈나중〉 등) 등을 대표로 들 수 있다. 여기서 ‘~’는 그 앞뒤의 모음이 비모음으로 발음됨을 나타내는 기호이다.

모음 변화와 관련되는 것으로는 ① 전설 모음화(가리〈가루〉, 징어리〈정어리〉, 지무신다〈주무신다〉, 모지래다〈모자라다〉 등), ② 움라우트(맽기다〈맡기다〉, 채리다〈차리다〉, 기리다〈그리다〉, 디리다〈드리다〉 등), ③ ‘아〉애’화(도매〈도마〉, 허패〈허파〉, 처매〈치마〉, 살무새〈살무사〉 등), ④ 고모음화(비개〈베개〉, 미느리〈며느리〉, 믹이다〈먹이다〉, 미다〈메다〉 등), ⑤ 원순 모음화(주묵〈주먹〉, 문지〈먼지〉, 허북지〈허벅지〉, 초불〈초벌〉 등), ⑥ 비모음화(걸배~이〈거지〉, 토까~이〈토끼〉, 오~올〈오늘〉, 얼가~이〈얼간이〉 등), ⑦ 모음 교체(꼬타리〈꼬투리〉, 책음〈책임〉, 어덥다〈어둡다〉, 무나트리다〈무너트리다〉 등), ⑧ 고형 유지(가모치〈가물치〉, 깨고리〈깨구리〉, 까토리〈까투리〉, 오도막〈오두막〉 등) 등이 있다. 대부분의 음운 현상이 거창 지역어 특유의 것이라기보다는 경남 방언 전반에 걸치는 것이지만, 모음 변화 관련 ⑧은 거창 지역어 특유의 것이라 하여도 잘못이 없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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