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과 속신 속에 담긴 우리네 선조들의 지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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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담은 그 기능에 따라서 비판적·교훈적·경험적·유희적 속담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기능적 측면에 따라 나누어 본 속담의 종류 중 특히 경험적 속담은 삶의 현장에서 체득한 생활의 지혜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과정 속에서 여러 사람의 생활상이 반영되고, 다양한 경험적 과학지식이 녹아들게 되었지요. 우리 주변의 모든 것이 과학적 현상이기에 속담의 지은이는 의도적으로 혹은 자신도 모르게 과학적 개념을 포함시켜 속담을 전달하게 됩니다. 속담 속에 숨어 있는 많은 과학적 원리들은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서 형성된 것이므로, 서적을 통한 공허한 원리 보다 훨씬 더 직관적으로 사람들에게 전달됩니다. 이처럼 우리 조상네들은 삶의 현장에서 경험하고 배운 자연의 이치를 이처럼 짧지만 깊은 뜻을 지니는 문구를 통해 효과적으로 후대에게 전달하고자 한 것입니다. ''설은 질어야 좋고 보름은 맑아야 좋다''는 속담 역시 과학적 타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겨울철인 설날에 내린 눈은 겨우내 농작물을 따뜻하게 덮어주는 담요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봄이 다가와 기온이 올라가면 쌓인 눈이 녹기 시작하고 이때 땅에 수분을 공급해 겨울 가뭄을 해소하여 농작물의 발육에 도움을 주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눈이 많이 오면 돌아오는 가을에 풍년이 들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지요. 설날 날씨로 농사 일기를 점치는 것이 물론 전적으로 과학성에만 기대는 행위는 아닙니다. 이는 한 해를 시작하는 새해 첫날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민속이지요. 평소에는 눈이 많이 내리다가 정작 설날 아침에만 눈이 안 내린다고 흉년이 드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다만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려야 풍년이 드는 것을 경험과학으로서 인지하고 있던 옛 어르신들은 새해를 여는 특별한 설날 아침에 눈이 내리고 또 남아있는 겨울의 끝자락에도 눈이 충분히 내려서 가뭄이 해갈되고 봄 농사가 잘 되기를 간절히 소망했던 것입니다. 짧은 말로 전해 내려오는 이와 같은 우리의 구비전승 유산에 대해 일부에서는 이를 비과학적이며 현실과 동떨어진 낡은 전통이라는 잘못된 오해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만 속담은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오랜 기간 지식과 경험으로 축적된 특수한 문형으로 축약된 과학으로서 우리의 선조들이 남긴 유용한 문화유산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