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9016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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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道峰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서울특별시 도봉구 |
시대 | 근대/일제 강점기 |
집필자 | 서여진 |
저자 생년 시기/일시 | 1916년 3월 10일 - 「도봉」 저자 박두진 출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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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술|창작|발표 시기/일시 | 1940년 무렵 - 「도봉」 창작 |
편찬|간행 시기/일시 | 1946년 - 「도봉」[박두진]이 수록된 『청록집』 간행 |
저자 몰년 시기/일시 | 1998년 9월 16일 - 「도봉」 저자 박두진 사망 |
배경 지역 | 도봉산 - 서울특별시 도봉구 도봉동 |
성격 | 시 |
작가 | 박두진 |
[정의]
1940년 무렵 박두진이 도봉산에 올라 암담한 현실에 대해 느낀 심경을 읊은 서정시.
[개설]
「도봉」은 1940년 무렵 박두진(朴斗鎭)[1916~1998]이 민족적 외로움과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느라 도봉산에 줄곧 다닐 때에 지은 10연(聯)의 시이다. 「도봉」은 박두진의 초기 시로, 밤과 낮의 순환적 질서를 바탕으로 절망적인 민족적 현실과 새로운 시대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고 있다. 이후에도 박두진은 울적할 때면 혼자 「도봉」을 휘파람으로 불고 시로도 음영하여 그 주변 사람들이 한두 번씩은 들어 알 정도로 그의 단골 곡목이 되었다고 한다. 「도봉」은 1946년 6월 을유 문화사에서 간행한 박두진·박목월(朴木月)[1915~1978]·조지훈(趙芝薰)[1920~1968]과 함께 3인 시집 『청록집』에 수록되어 있다.
[구성]
총 10연으로 이루어져 있는 「도봉」은 크게 가을 산의 공간적 배경 묘사[1~3연], 화자의 외로운 심정[4~8연], 그대를 그리는 소망[9~10연]을 노래하는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1~3연은 쓸쓸하고 적막한 가을 도봉산의 풍경을 묘사하고 있고, 4~5연에서는 누군가를 불러보지만 헛되이 돌아오고 마는 공허한 메아리를 통해 시적 화자의 외로움을 드러내고 있다. 6~8연에서는 해가 지고 밤이 오는 낮과 밤의 순환 속에서 삶의 쓸쓸함과 사랑의 괴로움을 노래하고 있고, 9~10연에서는 긴 절망과 슬픔을 안고 그대가 돌아오기를 호소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석양 무렵에서 황혼, 밤으로 이어지는 시간적 순서에 따라 시상이 전개되고 있고, 먼 도봉산의 풍경을 묘사하는 원경에서 근경으로 이동하고 있다.
[내용]
시는 다음과 같다.
산새도 날아와/ 우짖지 않고,
구름도 떠가곤/ 오지 않는다.
인적 끊인 곳/ 홀로 앉은/ 가을 산의 어스름.
호오이 호오이 소리 높여/ 나는 누구도 없이 불러 보나.
울림은 헛되이/ 빈 골 골을 되돌아올 뿐.
산그늘 길게 늘이며/ 붉게 해는 넘어가고,
황혼과 함께/ 이어 별과 밤은 오리니,
생은 오직 갈수록 쓸쓸하고/ 사랑은 한갓 괴로울 뿐.
그대 위하여 나는 이제도, 이/ 긴 밤과 슬픔을 갖거니와,
이 밤을 그대는, 나도 모르는/ 어느 마을에서 쉬느뇨?
1~3연은 산새도 구름도 보이지 않으며 사람의 자취도 끊어진 가을 산의 저녁 무렵을 배경으로 하여 외롭고 적막한 가을 산의 어스름을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적적한 풍경을 배경으로 4~5연에서 시적 화자인 ‘나’는 대답할 사람도 없는데 소리 높여 누군가를 부르고, 그 소리는 헛되이 빈 골짜기들을 울리고 되돌아온다. 누군가를 헛되이 불러보는 ‘나’의 행동은 화자의 외로움을 암시하며 허전한 내면세계를 드러내고 있다.
7~8연에서 ‘산그늘 길게 늘이며/ 붉게 해는 넘어가고’는 황혼과 더불어 찾아오는 밤에 의해 화자의 절망감은 더욱 심화된다. ‘생은 오직 갈수록 쓸쓸하고/ 사랑은 한갓 괴로울 뿐’이라고 하여 삶과 기다림은 괴로움만 더해 줄 뿐 허망한 것으로 인식된다. 이러한 절망 상황 속에서 시인에게 한 가닥 희망과 의지를 주는 것은 별이다. 어둠 속에도 별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시인에게 슬픔을 딛고 기다림을 포기하지 않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마지막 부분인 9~10연에서는 화자가 이 긴 밤과 슬픔을 갖는 것이 그대를 위한 것임이 드러나면서 ‘이 밤을 그대는, 나도 모르는/ 어느 마을에서 쉬느뇨?’라고 하여 ‘그대’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표현하고 있다.
[특징]
「도봉」은 밤과 낮의 대립과 교체를 통해 식민지의 절망적인 삶과 새로운 시대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고 있다. 「도봉」은 어미를 생략하고 명사로 종결하여 절제된 느낌을 주고 시적 여운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데, 이로 인해 화자의 관조적이고 사색적인 시선에 의해 고요하고 적막한 가을 산의 풍경이 서정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도봉」은 뒤로 갈수록 처음의 조용하고 사색적인 분위기에서 짙은 우수의 빛깔로 변화하는 흐름을 보인다.
[의의와 평가]
일제 강점기의 절망적인 상황을 가을 산의 적막감과 응답 없는 부름으로 표현한 「도봉」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 암흑기에 시인의 절망감과 고뇌를 잘 보여 주고 있는 작품이다. 시인이 가을의 적막한 도봉산을 바라보는 사색적인 태도는 인생을 관조하고자 하는 데서 나타나는 것이지만, 그것이 결코 현실 도피의 관념적인 폐쇄성을 보여 주지 않고 풍요롭고 희망적인 세계를 바라는 개방적인 태도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가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