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해발 700m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

[낮에도 호랑이 나오던 동네]

정대1리는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이다. 안매남의 청룡산, 한덤이의 최정산, 그리고 평지마의 비슬산 등은 정대1리를 감싸고 있다. 먼저 청룡산은 해발 793m로 대구시 달서구와 달성군 가창면의 경계를 이루는 곳이다. 안매남의 뒷산으로 과거 안매남 사람들은 대구시 달서구를 가기 위해서 이곳 청룡산의 고개를 넘었다고 한다. 지금은 등산로가 조성되지 않아 일반 등산객들은 찾지 않지만, 일부 사람들은 대구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이곳 최정산을 알려지지 않은 최고의 산으로 평하기도 한다. 두 번째 최정산은 비슬산의 주봉으로 해발 900m로 인근에서는 비슬산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산 중 하나이다. 한더미 마을의 뒷산으로 비슬산과 형제처럼 마주보고 위치하며 그 형태도 비슬산과 유사하게 생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대1리 어느 자연마을에 도착하여도 사방으로 보이는 것은 산이다. 오후 4시가 되면 산을 넘어 어느 듯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기 시작하며 마을에서는 어둠이 깔리고, 오전 9시는 지나야 아침 햇살이 마당에 이른다. 과거 최정산의 중턱에 위치한 한덤이 마을에는 호랑이가 출몰하기도 하였다. 전기도 없던 호롱불 시절 대청 마루에 앉아 산을 바라보면 푸른 불빛은 호랑이 눈이었다고 한다. 때로는 낮에 호랑이가 지나기도 하였고, 산돼지와 꿩, 산양 등은 과거 사냥을 통해 잡던 동물이다.

여기는요 낮에 개를 풀어 놓으면 호랑이가 잡아 가는 동네예요.(김0호)

낮에도 호랑이가 이렇게 왔다갔다해. 몇 번이나 봤는데.(이0남)

마을 사람들은 밤 시간이 길고 낮 시간이 짧은 곳이 이곳 정대1리라고 한다. 여름은 시원한 대신 겨울은 길어 눈이라도 온다면 마을 주민들은 바깥나들이를 걱정해야 한다. 일기 예보에서 대구 시내는 비를 예보하지만 이곳에서는 눈으로 바뀌어 내리기 일쑤이다. 2016년 4월 대구 시내에서는 사람들이 더운 날씨에 반팔을 입고 다니지만, 정대1리에서는 아침 마당에 놓아 둔 세숫물이 얼어서 깨는 것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윙계재를 넘어 걸어서 대구 화원시장으로]

정대1리의 유일한 자동차 도로는 8번 군도 일명 헐티로이다. 헐티로는 청룡산과 최정산이 만든 계곡 용계천을 따라 형성된 왕복 1차선 군도이다. 가창댐에서 시작하여 헐티재에 이르는 약 10km의 구간으로 정대1리를 비롯하여 오리, 정대2리 등의 마을 사람들을 대구 시내와 청도군으로 연결해 주는 유일한 자동차 도로이다. 과거 헐티로는 소달구지를 겨우 끌고 다닐 수 있는 폭에 걸어다니기 힘들 정도로 돌이 많았던 도로이다. 정대1리 사람들은 대구와 달성군 다른 지역으로 가기 위하여 지금의 헐티로를 대신하여 주변 고개를 이용하였다.

정대1리 주변에는 지금은 이름만 전해지는 범바위등(670m), 상심미기(552m), 윙계재(514m), 조리봉(676m) 등이 고개들이 있다. 이 모두 정대1리를 비롯하여 주면 마을 사람들이 넘나들던 고개이다. 고개들 중 정대1리 사람들이 주로 이용한 고개는 윙계재이다. 비슬산과 청룡산 사이에 위치한 윙계재는 청도군과 함께 대구시 달성군 화원읍과 연결된 고개이다. 조선시대에는 이곳을 따라서 청도 각북과 풍각 그리고 밀양과 창녕 북부사람들까지 이용했다고 하며 그 길목을 따라서 주막이 들어섰다고 하지만 현재는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우리도 많이 갔지만 저 청도 사람들도 많이 다녔어요. 연목이라고 하죠 서까래 쟁기 등 그것을 깎아서 판다고 화원 나무 시장 아니면 대구 남문시장으로 많이 갔죠.(제0근)

1970년대까지 이용했다고 하는 윙계재는 이후 헐티로의 확장과 함께 그 이용이 줄어들었다. 이후 헐티로를 따라서 버스가 들어온 이후 윙계재를 걸어서 다니지 않으며, 현재는 그 흔적만 찾을 수 있다.

[참고 문헌]

경상북도•경상북도향토사연구협의회,『경북마을지』(경상북도향토사연구협의회, 1991)

달성문화원,『달성마을지』(달성마을지편찬위원회, 1998)

달성군, 『대구의 뿌리 달성』(달성군 백서 간행위원회, 2015)

달성군청, 『달성의 뿌리』(달성군지편찬위원회, 2015)

[정보 제공자]

김0고(남, 1938년, 달성군 가창면 정대1리 전 이장)

김0호(남, 1945년,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

제0근(남, 1931년, 달성군 가창면 정대1리 평지마 거주)

이0남(여, 1935년, 달성군 가창면 정대1리 한더미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