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400A030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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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정치·경제·사회/정치·행정,성씨·인물/성씨·세거지 |
유형 | 마을/마을 이야기 |
지역 | 대구광역시 달성군 옥포읍 교항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경용 |
[정의]
노인 복지를 선도하는 김안순 노인회 회장
[6.25 전쟁을 겪은 유년기 시절]
다리목 마을은 대촌(大村)답게 노인회 규모도 으뜸이이어서 회원만도 208명에 이른다. 마을 노인들의 복지를 선도하는 김안순 회장은 다리목 마을 노인회를 2년째 이끌고 있다. 노인들은 서로 존중하고 화합하며 삶의 지혜를 전승하는 일에도 솔선수범한다.
김안순 회장은 1940년 8월 24일 다리목 마을에서 4남 중 장남으로 태어나 군 복무 외에는 고향을 떠나본 적이 없다. 옥포 초등 학교 4학년이던 1950년에는 6.25 전쟁을 만나 피난생활도 했다. 처음에는 대구 대봉동의 신천 용두방천으로 갔다가 나중에는 일가들이 있는 경상북도 청도로 가서 늦은 가을에 되돌아왔다.
그의 기억으로는 당시 한밤 중 낙동강을 건너오다 마가들의 선늪에 빠져죽은 북한 인민군들의 시신이 즐비했었다고 한다. 온 마을은 불에 타 잿더미가 됐다. 다리목 마을 사람들은 포진지로 활용됐던 인근 시저마을 부근에서 포탄 껍질을 주어다가 기둥으로 삼아 은신할 거처를 마련했다. 당시에는 나무조차 귀해 낙동강변의 버드나무를 베어다가 임시 가옥을 만들어 지냈다.
[고향 살이 하며 작목 반장과 이장 역임]
그는 21세 되던 1960년 해군에 입대해서 만 3년 동안 복무했다. 처음에는 LST 수송선에서 해군 보급품을 운반하거나 연평도 해역에서 조기잡이 어선들을 보호하는 임무를 6개월 동안 수행했다. 이후부터는 진해 해군 보급창에서 물자를 관리하는 행정병으로 근무했다.
그는 장남으로 제대 후 객지로 나가지 않고 줄곧 농사를 거들며 부모님을 모시고 고향을 지켜왔다. 26세 때는 결혼을 해서 3녀 2남의 자녀를 낳았다. 40대 초반이던 1980년을 전후해서는 참외 농사를 지어 5남매 학업을 뒷바라지했다. 장남은 대학원까지 공부해서 교육계에 봉직하고 있으며, 교수 며느리까지 보았다.
4년 전 그만 둘 때까지 30여 년 동안 참외 농사를 지어오면서 작목 반장도 역임했다. ‘황후의 과일’ 브랜드 위상을 지키기 위해 재배 기술 보급과 판로 개척 및 반원들의 화합을 위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다리목 마을 이장도 두 번씩이나 맡아하면서 마을 발전을 위해 힘썼다.
[마을의 노인 복지를 선도하는 노인회 회장]
그는 2015년 1월부터는 다리목 마을 노인회 회장을 맡아 노인들의 복지를 위해 힘쓰고 있다. 마을이 크다 보니 노인회 회원들도 200명을 넘어서 신경 쓸 일이 적지 않다고 한다.
“회장은 임원회에서 추대해가 총회에서 선임합니다. 노인회 회장은 완전 봉사입니다. 노인들 숫자가 많아 오히려 동장 일보다도 더 신경 쓸 일이 많습니다. 동장은 수당도 나오지만 노인회 회장은 아무 것도 없고 신경만 많이 씁니다.”(김0순)
다리목 마을 노인회는 상하반기 각 한 차례씩 총회를 열어 사업 내용을 살피고 예산 상황을 보고한다. 봄(4월)과 여름(6월), 가을(11월)에는 야유회를 다닌다. 여름은 바닷가로 가고 가을에는 산야의 단풍놀이를 즐긴다. 매회 90여 명의 회원들이 버스 2대를 나눠 타고 다닌다. 5월 어버이날을 전후해서는 격년제로 이팝나무 숲의 마을잔치와 야유회를 번갈아가면서 치른다. 특히 회원들을 모아 마을 밖으로 나갈 때는 인원 구성과 경비 예산 편성, 안전 문제 등 유독 더 많은 신경을 쓴다.
[노인회 유지와 구성]
다리목 마을 노인회의 경로당 유지비와 야유회 등의 예산은 정부 지원금과 찬조금, 회원들의 연회비 등으로 충당한다. 정부로부터는 연간 600여 만 원의 돈과 20kg들이 쌀 7포대가 지원된다. 회원들은 매년 5만원의 회비를 적립하며, 야유회마다 1인당 1만원씩의 경비를 모은다. 본인 사망 시에도 각 5만원씩의 부조를 한다. 부조금 거출은 본인 사후의 일로써 장례를 치루는 자식들에게 조금이나마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리목 마을 노인들의 남다른 배려와 화합의 정신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김안순 노인회 회장은 “비록 신경 쓸 일은 많을지라도, 마을 노인들의 복지를 향상시킨다고 생각하면 행복할 뿐”이라고 말한다.
다리목 마을 노인회는 1990년 무렵 결성되었다. 회장 아래 부회장 2명에다 총무 1명, 감사 2명, 임원 3명 등 총 9명의 임원진을 갖추고 있다. 노인회에서는 결성 직후부터 구정과 추석맞이 마을 대청소를 실시해왔다. 7-8명씩 8개조로 나눠 동네 구석구석을 청소한다. 청소작업 후에는 경로당 내에서 국수나 소고기국으로 점심을 만들어 먹는다.
경로당은 남성 노인실과 여성 노인실로 나뉘어 마을회관 1층에 각각 마련되어 있다. 경로당이 본래는 마을 위쪽에 있었지만, 2000년 9월 지금의 마을회관이 지어지면서 옮겼다. 노인들은 화투놀이나 장기, 바둑 등의 놀이를 즐기거나 담소, 텔레비전 시청 등으로 소일한다.
[정보 제공자]
김안순(남, 1940년생, 대구 광역시 달성군 옥포면[현 옥포읍] 교항리 다리목 마을 노인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