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400A030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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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정치·경제·사회/정치·행정,성씨·인물/성씨·세거지 |
유형 | 마을/마을 이야기 |
지역 | 대구광역시 달성군 옥포읍 교항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경용 |
[정의]
마을 풍수 전문가 김외상
[풍수는 복을 얻고 화를 피하려는 땅의 기술학]
풍수(風水)는 ‘풍수지리(風水地理)’라고도 일컫는데, 여기서 풍(風)은 기후와 풍토를 지칭하며, 수(水)는 물과 관계된 모든 것을 가리킨다. 즉 풍수는 음양론(陰陽論)과 오행설(五行說)을 기반으로 땅에 관한 이치, 즉 지리(地理)를 체계화한 전통적 사유체계이다. 풍수의 주된 목적은 일정한 경로를 따라 땅 속을 돌아다니는 생기(生氣)를 사람이 접함으로써 복을 얻고 화를 피하자는 데 있다.
풍수는 망자의 유택(幽宅)을 정하는 데뿐만 아니라 도읍이나 마을의 자리 잡기, 집터 잡기, 물자리 찾기, 정원수의 배치, 길 내기 등에 두루 관련된다. 살아 있는 사람과 땅의 관계뿐 아니라, 죽은 사람의 경우까지 매우 중요시한다는 점에 풍수의 특징이 있다.
[5촌 당숙인 김권순 지관을 따라다니기도]
풍수지리에 대해 지식을 갖춘 자를 일컫는 말로는 ‘풍수’ 외에 지관(地官), 지사(地士), 일관(日官)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예로부터 마을과 고을마다 풍수 전문가가 있으면서 구성원들의 필요에 응해왔다.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다리목 마을에도 풍수지리에 밝은 김권순, 송관수 등 이름난 2명의 지관이 있었다. 특히 김권순 지관은 학식과 경륜이 풍부해서 달성군 관내에서 으뜸으로 쳤다. 5, 6세 연상이었던 송판수 지관은 마을에서 한문 서당을 운영하기도 했다.
“다리목 마을에 예전에는 공부 많이 한 지관이 두 분 계셨습니다. 한 분은 내 5촌 당숙 되시는 김권순이라는 분이고, 다른 한 분은 5, 6세 연상인 송판수라는 어른입니다. 이런 분들은 진짜 학잡니다.”(김외상)
다리목 마을의 풍수 전문가 김외상은 50대부터 10여 년 동안 당숙이었던 김권순 지관을 따라다니면서 행하는 것을 보고 듣고 하면서 풍수를 익혔다. 현장 지식을 사사하는 틈틈이 관련 서적도 읽으면서 공부해나갔다. 그는 두 분이 돌아가시자, 65세 무렵부터 이들을 대신해 지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왔다.
[묘 자리 외에 출생아 작명까지]
그는 마을 사람들의 묘 자리를 봐주는 본연의 업무 외에 이사, 결혼식, 출생아 작명 등의 일까지 도맡았다. 이사하는 경우에는 대장군 있는 곳을 피해 방향을 잡아주고 날짜까지 정해준다. 결혼식 때도 길일을 택해준다. 다리목 마을에는 그가 지어준 이름을 갖고 있는 이도 여럿 있다.
상례 시에는 육십갑자(六十甲子)에 따라 장례 날짜를 선정해주고 좋은 묘 터를 잡아준다. 앞이 툭 트여 전망이 좋고 뒤가 아늑한 이른바 병풍 모양의 지대가 좋은 묘 자리로 인식된다. 이런 장소는 바람을 막아주고 햇볕을 잘 들게 함으로써 땅의 기운이 충만하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묘 자리 풍수에서 중요한 다른 한 가지는 물을 피하는 것으로 수맥기(水脈機)는 물길을 판단하기 위한 것이다.
그는 다리목 마을을 비롯한 신당, 본리 등의 달성군 옥포읍과 논공면 외에 낙동강 건너편의 고령군 일대까지 다니면서 풍수를 봐주었다. 풍수 조언을 받았던 사람들로부터 “덕분에 무난하게 잘 살고 있다”는 말을 들을 때면 큰 보람을 느낀다.
[풍수지리에 대한 인식의 변화]
지금은 화장에 의한 납골당 안치와 전문 장례식장의 보급, 공원 묘지와 문중 묘역의 확대 등 상례 관습이 변화되고 풍수지리에 대한 인식이 차츰 약화됨에 따라 마을 지관의 역할도 많이 줄어들었다. 간혹 풍수지리를 보더라도 ‘좌(座)나 보는’ 정도에 그친다. 심산유곡의 명당을 찾아가는 것보다는 자기 땅이면서 접근하기 쉬운 곳이면 좋은 묘 자리로 인식된다. ‘인작(人作)이 곧 천작(天作)’라는 말은 이를 의미한다.
“요새는 옛날처럼 그렇게 상세히 하지 않고 그저 뭐 좌(座)나 봐가지고 하지, 옛날처럼 뭐 묘를 잘 쓰면 자손이 번창 한다든지 그런 시대는 지났지요. 그런 거 바라지도 안하고요.”(김선태)
“5, 6년 전까지만 해도 좀 많이 다녔어요. 이제는 장례식장 영안실에서 풍수까지 정리가 돼버립니다. 95%는 인식이 변화되어 버렸어요. 이러다 보니 풍수를 배우려는 사람도 없습니다.”(김외상)
풍수지리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급격히 줄어듦에 따라 이제는 이를 배우려는 사람조차 없다. 15년 전만 해도 이웃 신당마을 사람이 10여 년 동안이나 그를 따라다녔지만, 먼저 작고하는 바람에 후계자가 끊겼다. 팔순을 넘긴 시점에서 이제는 소중한 전통 지식이 단절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안타깝게 여긴다.
[참고 문헌]
다음 백과사전(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14XXE0060401)
[정보 제공자]
김외상(남, 1935년생, 대구 광역시 달성군 옥포면[현 옥포읍] 교항리 다리목 마을 풍수 전문가)
김선태(남, 1930년생, 대구 광역시 달성군 옥포면[현 옥포읍] 교항리 다리목 마을 야헌 처사 유적 보존회 전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