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400214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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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식명칭 | A Bridge to Connect Villages |
분야 | 지리/인문 지리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대구광역시 동구 |
시대 | 근대/근대,현대/현대 |
집필자 | 박주연 |
특기 사항 시기/일시 | 1932년 12월 8일 - 마을과 마을을 잇는 다리 아양교 준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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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양교 - 대구광역시 동구 신암동 |
[정의]
대구광역시 동구에서 사람과 물류를 움직이는데 필요한 대표적인 다리들.
[금호강과 세 개 다리]
세계 문명이 큰 강 유역에서 발생한 것은 인간이 강가에서 살아온 연원을 떠올리게 만든다. 강은 인간에게 물과 식량을 전해주었기에 인간은 그 위를 떠다니면서, 혹은 건너다니면서 일상을 지탱해왔다. 물길 주위에는 늘 사람이 정착해 살았기에 마을도 도시도 번성할 수밖에 없었는데 모여드는 사람만큼이나 다리 또한 절실히 필요했다. 물을 건너다닐 수 있도록 만든 시설물인 다리는 사람과 차량이 통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덕분에 강을 두고 서로 떨어져 있는 두 마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다리를 상징적인 어휘로 쓰기도 한다. 사람이 만나고 물자가 만나며 문화가 만나는 다리는 그런 의미에서 지역의 동맥과 정맥이라 할 만하다.
현재 대구광역시에 설치된 25개 다리 역시 낙동강, 금호강, 신천을 가로지르며 서로 동떨어진 지역을 연결해주고 있다. 특히 금호강은 대구를 만든 강이라 불리는데 바람이 불 때마다 거문고 소리가 나며 호수처럼 잔잔하다 하여 이름 붙여졌다. 조선의 대문장가인 서거정(徐居正)은 「대구십영(大邱十詠)」 가운데 첫 번째로 금호강에 배를 띄우는 장면을 꼽기도 했다. 경상북도 포항시의 깊은 산골에서 발원하여 영천시, 경산시를 지나 맑은 냇물인 숙천과 합류하는 금호강은 드디어 대구광역시 동구에 다다른다. 이후 안심교, 율하체육공원, 팔현마을, 망우공원, 동촌유원지, 아양교, 공항교를 지나 서쪽으로 내달려 낙동강과 만난다. 대구광역시 동구는 이 구간에 도보 및 자전거 통행을 위한 길을 마련해두어 주민들의 강변길 체험을 돕고 있다. 이처럼 장장 116㎞에 달하는 금호강은 자연히 교각을 필요로 하는데 아양교, 화랑교, 공항교가 대표 다리이며, 도보를 전용으로 하는 다리도 생겨나는 추세다. 이들은 모두 금호강 물길을 따라 놓여있어 그 경관 또한 아름답기로 손꼽히기도 한다.
[아양교 - 대구의 관문]
대구광역시 동구 신암동과 동촌동을 연결해주는 아양교는 대구의 동쪽 관문으로서 야경을 자랑하며 서 있다. 특히 2003년 8월 유니버시아드대회를 준비하면서 조형물 및 경관 조명을 설치했는데 아양교 입구에 20m 높이로 형상화한 알루미늄 조형물은 팔공산 능선을 따라 만든 것이다. 아양교 위에 서면 대구광역시 동구가 자랑하는 금호강과 팔공산을 함께 바라볼 수 있는 셈이다. 이때 아양이라는 말의 어원은 두 가지 설(說)을 갖고 있다. 첫 번째는 우리말 ‘아얌’에서 나왔다는 설인데 장식물처럼 예쁘다는 뜻으로 전해오고 있다. 두 번째는 중국 고사(故事)에 나오는 종자기(鍾子期)의 시구 “아아혜(峨峨兮), 양양혜(洋洋兮)”에 나오는 드높은 산과 흐르는 강을 팔공산과 금호강에 견주어 지었다는 설이다. 두 가지 가설 모두 금호강의 아름다움을 의미하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현재 아양교가 통과하는 길을 아양로라 부르고 있으며, 인근 지하철역을 아양교역으로, 주위의 초중학교 역시 아양초등학교, 아양중학교로서 아양이라는 이름을 빌리고 있으며, 가까운 곳에 위치한 아양아트센터에 이르기까지 ‘아양’이라는 단어가 대구광역시 동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한 편이다.
1932년 12월 8일 자 『동아일보』에 실린 「금호강 상에 아양교를 준공」이라는 기사를 보면, 대구광역시 동구의 아양교가 당시에도 중요하게 평가받았음을 알 수 있다. “봄에서부터 여름동안 유원지로 또 납량지로 이곳을 찾게 된다.”고 설명하면서도 안전을 위해 놓인 아양교가 명소가 될 것임을 짐작하며 “한 가지의 경치를 더했다.”고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사로 보아 금호강 위로 세워진 아양교가 대구 사람들에게 얼마나 오랫동안 편리함과 아름다움을 제공했을지 유추할 수 있다. 1942년 대구에서 태어난 시인 상희구(尙喜久)는 「동촌 아양교」라는 시에서 아양교의 중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가깝게는 동촌, 반야월, 불로동에 가기 위한 다리이기도 했지만 멀게는 영천과 경주, 포항을 가기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아양교를 건너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갓바위에 기도드리기 위해서도, 영천장터에 돔베기를 사러 가기 위해서도 아양교를 건넜음을 이해할 수 있다. 아양교 건설 50주년이던 1982년에는 221m 길이와 폭 35m로 확장공사를 실시하여 현재의 규모로 거듭났다. 또한 아양교를 뒤따라 제2아양교와 제3아양교가 생겨났는데 1999년 각각 화랑교와 공항교로 이름을 바꾸었다. 대구광역시 동구청이 아양교역 지하 3층에 마련한 ‘아양명소 홍보관’은 아양교를 중심으로 한 화랑교와 공항교의 풍경을 18개로 나누어 소개함으로써 도보 관광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화랑교 - 벚꽃이 지기 전에는 못 건널 다리]
대구광역시 동구 방촌동에서 효목동으로 뻗어가는 화랑교는 1970년에 개통했다. 왕복 10차선 큰 규모와 더불어 주위 경관이 수려해 사진작가들의 출사지로도 꼽히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화랑교의 북쪽으로는 금호강 생태공원이, 남쪽으로는 망우공원이 자리하고 있어 어느 쪽을 보아도 경치가 화려하다. 이 가운데 2000년 8월 15일, 새천년 광복절에 맞추어 조성된 금호강 생태공원은 동구의 자랑거리이자 도심 속 자연 휴식처로 평가받고 있다. 화랑교에서 율하천까지 금호강 상류 방향으로 형성된 생태공원은 2㎞ 남짓한 구간으로, 매일 조금씩 달라지는 경치를 통해 사계절뿐 아니라 24절기의 변화 또한 파악되는 곳이다. 자연 친화적 생태공원인 이곳은 대구광역시 동구가 역점을 둔 생태관광코스로 꼽히며 팔현마을 철새도래지, 대구 도동 측백나무 숲, 안심습지, 동대구로 가로수 등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금호생태공원 산책로의 화랑교 지점에는 이설주(李雪舟) 시인의 「금호강 시비」가 세워져 있어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특히 ‘엄마 따라 멱감고 마시던 그 맑은 물’이라는 구절을 통해 예나 지금이나 금호강이 시민들에게 정서적 고향임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화랑교는 아파트단지 곁에 있어 주민들을 종종 마주칠 수 있는데 자전거 전용 길과 도보 산책로가 구분돼 있어 호평받고 있다. 화랑교 아래로 지나가는 오리 떼는 이곳을 더욱 편안하게 느끼도록 해 인기의 한 요소로 작용한다. 반려견을 데리고 나온 가족, 야생 꽃 잔디광장에서 쉬는 관광객, 철새 조망용 의자에 앉아 먼 강을 응시하는 노부부, 연날리기하는 아이들, 꽃나무 곁에서 사진 찍는 연인들 모두 화랑교에 서면 바라볼 수 있는 풍경이다. 방촌동 방면에서 효목동 방면으로 자동차를 운행할 경우 화랑교를 지나기 직전, 맨 먼저 망우공원의 풍경에 매료되었다가 문득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탁 트인 전경에 차량의 속도를 늦추어야 할 정도로 입소문이 나 있다. 특히 봄철, 화랑교에서 동촌유원지를 향해 펼쳐진 벚꽃 로드 풍경은 꼭 봐야 할 장면 중의 하나다.
[공항교 - 동구에서 뻗어나가는 새로운 길]
대구광역시 동구 불로동에서 북구 복현동을 잇는 공항교는 준공 당시 제3아양교라 불렸다. 1999년 9월, 대구 공공시설물 명칭 제·개정으로 인해, 공항교라는 이름으로 명칭을 변경했으나 지금도 옛 이름을 그대로 부르는 주민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그만큼 제3아양교는 건설 이전부터 수십 년간 필요성이 제기돼 왔고 기대와 축하 속에서 준공된 시설물이라 할 수 있다. 1990년 12월 3일 대구광역시 동구 불로동 지저삼거리에서 거행된 기공식에는 당시 국회의장 박준규와 박성달 대구시장 및 각계 인사와 더불어 500여 명의 주민이 참석하여 이 다리의 중요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이후 1990년대 중반에 개통했고, 대구광역시 동구에서 북구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이시아폴리스 방면에서 나오는 차량들과 대구국제공항 방면에서 진행하는 차량통행을 감당하는 주요 통로가 되고 있다.
최근 공항교는 이 같은 교통 편리의 기능 외에도 시민들의 놀이운동공간으로 이름값을 더하고 있다. 아양교에서 공항교까지 연결된 1㎞의 벚꽃터널이 봄을 일깨우고 있으며, 여름이면 북적이는 강변둔치가 열대야를 잊게 한다. 금호강 공항교 상하류 둔치는 공항교 강변공원이라는 이름으로 바뀐 뒤 친환경공원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는 중이다. 매일 저녁이면 특유의 아름다운 일몰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이름나 있다. 공항교 아래 공원에는 임시캠핑장이 조성되어 인근 지역민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기에 향후 가족 중심의 여가 공간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동촌해맞이다리와 아양기찻길]
사계절 내내 경치를 뽐내는 금호강은 어떻게든 가까이서 보려는 주민들의 열망으로 아양교 좌우에 각각 특색 있는 보도교(步道橋)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대구광역시 동구는 동촌유원지의 빼어난 경관을 완성시켜줄 이 다리를 시민들의 품에 안기기 위해 명칭 또한 공모를 통해 결정했다. ‘동촌해맞이다리’라는 이름으로 주민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온 이 보도교는 2011년 10월 7일 준공되어 동촌 금호강의 동과 서를 연결하고 있다. 대구광역시 동구 효목동과 방촌동을 이어주는 ‘동촌해맞이다리’ 덕분에 강의 동쪽 사람들과 서쪽 사람들이 발걸음을 가까이하며 화합에 앞장서게 되었다. ‘동촌해맞이다리’는 이름 그대로 동쪽의 일출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대구광역시 동구의 명소로 알려져 있다. 또한 떠오르는 해처럼 발전하는 동구를 상징하는 장소로도 여겨지고 있다.
대구광역시 동구 효목동 234-15번지에 위치한 ‘동촌해맞이다리’는 기능적인 측면에서도 각광받고 있는데, 투명유리로 만들어 금호강 물결을 그대로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호응을 받는다. 또한 500개의 LED 조명이 야간에도 다리를 비추어 멀리까지 아름다움을 전해준다. 특히 시시각각 바뀌는 색색의 조명 덕분에 야경 포인트로 꼽히기도 한다. 보행자와 자전거로 이동하는 사람들의 안전을 위한 장치도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길이가 222m인 ‘동촌해맞이다리’는 케이블에 의존해 지탱하고 있으며 휠체어 및 자전거를 위해 회전코스로 돌아내려오는 구간이 마련되어 외관 면에서도 이색적이라 할 수 있다.
한편 1968년도에 세워져 한때 동촌유원지의 명물이었던 구름다리가 45년 만인 2013년, 숙의(熟議) 끝에 철거되면서 동구 주민들의 기억도 앨범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개인이 설치하여 흔들다리라는 별칭과 함께 천원의 통행료를 받던 풍경을 볼 수 없게 된 대구시민들은 이제 ‘동촌해맞이다리’를 통해서나마 추억을 달래게 되었다. 그런가 하면 ‘아양기찻길’이 탄생해 기차가 지나던 풍경을 그리워하던 사람들에게 또 다른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2008년부터 열차 운행이 중단돼 골머리를 앓게 하던 아양철교는 국제적 수준 리모델링을 통해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곳 아양기찻길은 기존 철로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그 위로 강화유리가 깔려 있어 걷는 이에게 금호강 위 기찻길에 서 있음을 실감케 한다. 호젓한 산책로와 전망대, 디지털 다리박물관까지 갖춘 아양기찻길은 오래된 시설물을 기념하는 방식을 새로이 제시하고 있다. 아양교가 건설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1936년에 설치되어 대구광역시 동구 역사의 증거로 작용해온 아양철교는 그 형태 그대로 대구광역시 동구 주민들 곁에서 새 생명을 부여받게 되었다. 대구시민들의 요청과 오랜 숙고 끝에 리뉴얼된 아양기찻길은 2013년 10월, 보도교로 개통되어 동촌해맞이다리와 함께 아양교를 협시하는 형국을 이룬다. 아양교에 올라서면 금호강에 걸쳐져 있는 다섯 다리를 모두 감상할 수 있는데 남서쪽으로 멀리 화랑교와 가깝게는 동촌해맞이다리를, 북동쪽으로 멀리 공항교와 가깝게는 아양기찻길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근현대화 과정의 결과물이자 대구광역시 동구 주민들의 자부심이 되고 있는 금호강의 다리들은 앞으로도 굳건히 서서 대구 시민들의 일상을 바라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