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조선 후기 문신이며 학자인 최흥원이 대구광역시 동구 공산동·용수동·신무동 일대에서 실시한 동규의 절목.

[개설]

최흥원의 본관은 경주(慶州)이다. 자는 태초(太初)·여호(汝浩), 호는 백불암(百弗庵)이다. 최흥원은 대대로 달성의 칠계[현재 대구광역시 동구 둔산동]에 살았기 때문에 칠계선생(漆溪先生)이라 일컬어졌다. 최흥원은 1739년(영조 15) 「남전향약(藍田鄕約)」에 의거해 「부인동규(夫仁洞規)」[부인동 동약]를 세웠다. 「부인동규」가 설치되어도 부인동 일대 백성들의 삶이 나아지지 않자, 1753년(영조 29)에는 선공고(先公庫)[토지세 대납]·휼빈고(卹貧庫)[토지가 없는 농민들에게 토지 지급]를 설치해 「부인동규(夫仁洞規)」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모았다. 선공고와 휼빈고가 잘 운영되어 백성들의 삶이 안정되었다. 최흥원은 경모궁 수봉관, 장악원 주부, 공조 좌랑, 익위사 익찬을 거쳐 정3품 통정대부에까지 올랐다. 죽은 뒤 최흥원은 1789년 효행으로 정려문[국가에서 풍속을 권장하기 위해 충신·효자·열녀 등 모범이 되는 사람을 표창하고자 그 사람이 사는 마을 입구나 집 문 앞에 세우던 붉은 문]이 세워졌고, 1790년 승정원 좌승지겸경연참찬관에 추증되었다. 저서로 『백불암집』 8권 7책이 있다.

[제작 발급 경위]

최흥원은 1739년에 부인동에서 동민들 가운데 부유한 자들과 함께 동약을 실시하였다. 그러나 크게 효과가 없었다. 토지가 있는 농민들은 무거운 세금 부담에 토지가 없는 농민들은 굶주림에 허덕였기 때문이다. 이에 기금을 만들어 1753년(영조 29)에 이르러서는 선공고(先公庫)와 휼빈고(卹貧庫)를 설치하였다.

[형태]

「부인동동약절목」은 『백불암선생문집(百弗菴先生文集)』 12권에 수록되어 있다.

[구성/내용]

「부인동동약절목」은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덕업상권(德業相勸)·과실상규(過失相規)·예속상교(禮俗相交)·환난상휼(患難相恤) 네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고 각각 항목별로 절목이 나열되어 있다. 항목별 절목을 일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덕업상권

-부모를 섬김에 그 정성과 효도를 다한다.

-자제를 가르침에 반드시 의방(義方)으로 한다.

둘째, 과실상규

-부모에게 불순하게 하는 자.[불효하는 죄는 나라에 상형(常刑)이 있기 때문에 짐짓 그 다음을 든다.]

-망녕되게 위세(威勢)를 부려 관부를 요란하게 하고 사사로움을 짓는 자.

셋째, 예속상교

-나이가 갑절이 많으면 부모처럼 섬기고, 10년이 많으면 형처럼 섬기고, 5년이 많으면 또한 조금 공경을 더한다. 아버지의 친구이면 절하고, 동내(洞內)에서 나이가 10세 이상 연장이면 절하고, 향인(鄕人)으로서 15세 이상 연장이면 절한다. 존장(尊長)을 만나면 말에서 내리고, 공문(公門)을 지날 때는 말에서 내리고, 동인(洞人)들이 모여서 술 마시는 곳에서는 말에서 내리고, 모여서 활 쏘는 곳에서는 말에서 내린다.

넷째, 환난상휼

-약중(約中)에 화재가 있으면 상하가 구원하고 도우는데, 각각 공석(空石)과 개초(蓋草)와 장목(長木)을 내어 힘을 합해 집을 짓는다. 비록 화재가 아니더라도 약중에 만약 집을 짓는 일이 있으면 우마(牛馬)를 내어 재목을 운반하고 일을 도운다. 만일 정실(正室)이 아니면 그렇게 하지 않는다.

[의의와 평가]

「부인동동약」은 단순히 향약만을 실시한 것이 아니라, 선공고(先公庫)와 휼빈고(卹貧庫)를 함께 설치하여 농민들의 삶을 안정시킨 바탕 위에 향약을 실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