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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40000062
한자 - 主人公- 大邱 -
분야 문화·교육/문화·예술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지역 대구광역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박주연

[정의]

대구광역시에서 드라마 촬영지로 이름난 명소들.

[개설]

한국전쟁의 피해가 비교적 적었던 대구광역시에는 근대건축물을 비롯하여 이색적인 풍경들이 다양하게 남아 있다. 시대를 반영하는 드라마를 촬영할 때에 대구를 즐겨 찾는 주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대구는 촬영 중]

대구광역시는 드라마 촬영지로서 인기를 얻은 도시다. 도심 곳곳에서 드라마가 촬영되고 있다는 사실은 대구가 지닌 아름다운 외관과 더불어 그 속에 숨어 있는 시대적인 특성을 더듬어 보게 한다. 대구광역시의 대부분 명소들은 촬영지로도 유명한 터라 도심을 걷다 보면 극중 배우들의 얼굴과 함께 세워진 드라마 촬영지 팻말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예컨대 동산병원은 배우 하지원과 윤계상이 출연한 드라마 「초콜릿」이 촬영된 곳이며, 대구의 최고 중심가인 동성로는 배우 수지와 이승기가 출연한 드라마 「배가본드」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배우 엄현경과 이준혁이 출연한 드라마 「파랑새의 집」은 대구광역시의 계산성당이상화 고택,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대구도시철도 3호선 용지역 등에서 촬영하였다.

[그때 그 시절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대구]

[계명대학교 대명캠퍼스]

1995년 귀가시계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모래시계」에는 대구가 등장하여 전국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배우 고현정이 연기한 혜린과 박상원이 연기한 우석이 사랑을 속삭이던 장소는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동계명대학교였다. 혜린이 우석의 무릎에 누워 연인만이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연출한 장소인 계명대학교의 노천강당은 그 뒤로 숱한 팬들이 TV 속 장면을 재현하기 위하여 찾았다. 근대식 건축물과 자연이 어우러져 극중 배우들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기에 알맞은 장소였기 때문이다. 계명대학교 대명캠퍼스는 그 뒤로도 100여 편의 드라마와 영화의 단골 장소로 각광받았다. 드라마 「사랑비」, 「꽃보다 남자」, 「백야 3.98」, 「눈의 여왕」 등이 촬영되었다. 또한 영화 「동감」과 「박쥐」, 「검은 사제들」, 「그해 여름」에도 대명동 계명대학교가 등장하였다.

계명대학교 대명캠퍼스아담스관과 월슨관 사이 담쟁이 길은 ‘이제 3초 길’로 불린다. 2012년 방영된 드라마 「사랑비」에서 배우 장근석이 연기한 인하가 배우 윤아가 연기한 윤희와 처음 만나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극중에서 인하와 윤희는 만난 지 3초 만에 사랑에 빠지는데, 계명대학교의 초록색 담쟁이가 설레는 감정과 어우러져 더욱 싱그럽게 묘사되었다.

2018년에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이 촬영되기도 하였다. 배우 김태리가 연기한 애신이 이병헌이 연기한 유진과 함께 미국 뉴욕에서의 생활을 상상하는 배경으로 나올 만큼 계명대학교 대명캠퍼스의 풍경은 서구의 대학과 흡사하다. 그도 그럴 것이 계명대학교의 설립자는 미국인 선교사이기 때문이다. 계명대학교의 설립자인 선교사 에드워드 아담스는 아버지인 제임스 아담스에 이어 한국의 교육을 위하여 평생을 바쳤다. 에드워드 아담스는 대학 캠퍼스를 조성할 때 미국의 건축물들이 갖는 특색을 도입함으로써 이국적인 건물을 탄생시킬 수 있었다. 이미 1906년에 계성중학교를 직접 설계하기도 한 아담스 박사는 미국으로 돌아갈 때 계명대학교 노천강당을 짓는 데에 재산을 쏟아붓기도 하였다. 에드워드 아담스 박사는 한국 이름 ‘안두화’로 불릴 만큼 한국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였다. 아담스 박사는 미국 북장로회 주한 선교부 대표로서 대학 설립 준비위원회를 구성하여 한국전쟁 이후 계명기독학관을 세우게 된다.

1954년에 개관한 계명대학교의 붉은 벽돌 건물들은 캠퍼스의 낭만을 더욱 고조시켰고 히말라야삼나무, 푸른 담쟁이, 잘 가꾸어진 정원 등과 어우러져 유럽의 학교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하였다. 1996년 대구광역시 달서구 신당동에 성서캠퍼스를 지어 이전한 계명대학교는 현재 대명캠퍼스에 미술대학, 패션대학, 평생교육원, 대구디지털문화진흥원 등 일부가 남아 고풍스러움을 유지하고 있다.

계명대학교의 대학 본부가 달서구로 이전하면서 번성하였던 대명동 대학가는 점차 쇠락할 수밖에 없었다. 넘실대던 젊은 기운과 감각적인 상가들은 설 곳을 잃게 되었는데 덩달아 값이 내려간 가게 월세 덕분에 예술인들이 자리를 잡아 가기도 하였다. 대구 지역의 100여 개 예술단체와 예술인 550여 명은 현재 대명공연문화거리에서 활동 중인데 대구광역시의 공연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음악, 공연, 미술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들 덕분에 대명동 계명대학교 인근에는 24개의 연극단체와 19개의 소극장 및 공연장이 조성되어 마니아층을 형성하기도 하였다. 대명동 공연거리 일대는 문화특화지역으로 선정되어 대구 지역의 문화를 관광자원화할 수 있도록 지원받게 되었다.

[음악다방, 쎄라비]

드라마 「사랑비」는 중구 동산동의 1970년대 음악다방 쎄라비에서도 명장면을 촬영하였다. 프랑스어로 “이게 인생이야”라는 뜻의 ‘쎄라비(C'est la vie)’는 드라마에서 1970년대의 느낌을 재현하기 위하여 계산성당 맞은 편에 만든 촬영세트장이었다. 이후 세트장을 없애지 않고 대구의 포크음악 문화를 느끼도록 음악다방으로 변모하였다.

1970년대에 유행한 양식을 되살리기 위하여 간판은 네온사인으로 되어 있으며, 계단을 올라가는 곳곳에 복고 감성이 충만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음악다방 입구에는 다이얼식 공중전화기가 먼저 나오는데, 개인휴대전화가 없어 다방에서 연락을 주고받던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음악다방답게 DJ박스가 있으며 외국 가수들의 포스터가 눈에 띄며 메뉴판조차 LP판으로 꾸며져 있어 방문객들의 촬영이 이어진다. 드라마의 주인공이 차를 주문하여 마신 자리에는 ‘장근석 자리’라는 표시가 되어 있으며 성냥을 우물 정(井) 자로 쌓아 놓은 풍경 등 세심한 구성이 돋보인다. 다방 곳곳에 드라마 주인공들의 전신사진을 세워 놓아 한류 열풍 덕에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들을 환호하게 한다.

[주인공 남녀가 사랑에 빠지는 대구]

[앞산전망대]

대구광역시에서 시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산은 팔공산앞산인데, 특히 앞산전망대는 도심에 있어 대구 전역을 둘러보기에 알맞은 곳이다. 전망대 전면부 난간에는 강화유리가 설치되어 탁 트인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앞산전망대에서 북쪽을 바라보면 팔공산이 펼쳐지고, 가까운 곳을 내려다보면 두리봉무학산이 나타나며, 서쪽에는 와룡산이 보인다. 대구광역시 관내의 8개 구와 군이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보이는 곳으로는 앞산전망대만한 곳이 없다. 이처럼 대구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으뜸 명소인데다 1974년부터 운행한 앞산케이블카를 타고 쉽게 오르내릴 수 있다 보니 드라마 촬영지로도 낙점되었다.

앞산전망대에 오르기 위하여 케이블카 매표소 앞에 서면 배너판이 서 있는데 배우 박민영과 박서준의 모습이다. 2018년에 방영된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 14회에서 앞산전망대가 데이트코스로 나왔기 때문이다. 배우 박민영이 연기한 미소는 박서준이 연기한 영준과 사귄다는 사실을 회사 직원들에게 들켜 곤란해하는데, 그런 김 비서의 기분을 풀어 주기 위하여 바람 쐬러 온 곳이 바로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동의 앞산전망대였다. 극중 영준은 미소의 손을 잡은 채 앞산전망대에 오른 뒤 270도로 조망할 수 있는 풍경 앞에서 “이 경치, 김 비서를 닮았군. 흠잡을 데가 없잖아”라는 대사를 남겨 드라마 촬영지를 실시간 검색어에 올리기도 하였다. 실제로 카메라 앵글을 어떻게 잡더라도 한 폭의 그림 같은 사진작품을 낳는 앞산전망대는 SNS 인증샷이 유독 많은 장소이다. 대구광역시는 2011년 조망점 경관사업으로 전망대 설치를 추진하였는데, 전망대는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특색 있는 디자인으로도 평가받는다. 특히 투명한 통유리 난간에서 내려다보는 야경은 더 매력적인데 액자프레임 형태로 조명이 설치되어 야간에도 특색이 있다. 일부러 야경을 보려고 전망대에 오르는 이들도 있으며 시간대를 맞춰서 가면, 밝은 하늘 아래의 대구 경치, 해질 무렵 노을진 도시의 모습, 캄캄해진 하늘 아래 대구 도심의 불빛 야경까지 모두 챙겨볼 수 있다. 유난히 야경 포인트가 많은 도시 대구광역시는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동성로, 수성못, 앞산전망대를 주요 야경명소로 꼽고 있다.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이밖에도 청라언덕 90계단, 이월드, 서문시장 야시장 등 대구광역시의 다른 명소들도 찾아 드라마팬들의 대구 순례를 이끌어 냈다.

[대구타워]

2012년 대구광역시에서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대구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를 설문조사하였는데 대구타워가 1위로 꼽혔다. 대구시는 1981년 대구직할시 승격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대구를 상징하는 탑을 1984년 10월 착공하였으며 우여곡절 끝에 1992년 완공하였다. 대구 지역의 건설사인 우방이 재착공을 하였기에 오랜 기간 ‘우방’타워라고도 불렸다. 경주 불국사에 있는 다보탑 형태의 팔각형 구조로 지어져 안정감과 한국의 전통 건축미를 잘 살렸다는 평을 듣고 있는 대구타워는 밤이 되면 대구 시내 야경을 360도로 보여 준다.

대구시민들은 주로 ‘두류타워’, 또는 ‘대구타워’라 불렀으며 대구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 타워 77층 전망대에 오르기를 즐겼다. 한강 이남에서 가장 높은 타워로 알려져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높이를 자랑한다. 1995년 영남권 최대의 놀이공원인 우방타워랜드가 개장하면서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이 더욱 자주 찾게 되었는데 그 후 E월드에서 인수하면서 2011년 타워의 명칭도 83타워로 변경하였다. ‘83타워’라는 명칭은 타워의 높이가 해발 260m여서 83층에 이른다는 점을 강조한 이름이다.

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의 첫회에는 놀이공원 장면이 나오는데 배우 현빈이 등장하는 곳이 바로 대구광역시 달서구 두류동이월드다. 또한 드라마 「굿캐스팅」에서 배우 김지영이 작전 나간 곳이 대구 이월드였으며 국정원 요원으로 나오는 배우 최강희가 수직낙하 장면을 촬영한 곳도 이월드대구타워였다. 그리고 「역도요정 김복주」에서 배우 남주혁과 이성경이 데이트하는 장면 또한 대구광역시의 이월드에서 촬영되었다. 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에서 배우 이유영과 윤시윤이 열연한 곳 또한 이월드이다. 테마공원의 이색적인 풍경 뒤로 솟아 있는 대구타워는 동화 같은 풍경이어서 드라마의 공간적 배경으로 더욱 알맞기 때문이다.

대구타워대구광역시 달서구 두류동에 있으며, 대구도시철도 2호선 두류역 15번 출구에서 약 350m 걸어가면 출입구에 다다를 수 있다. 대구시민의 휴식공간이자 관광명소로 사랑받고 있는 대구타워는 83층의 숫자에 착안하여 여러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가령 매일 밤 8시 30분에 이월드83타워가 보이는 장소에서 사랑을 고백하면 영원한 사랑이 이뤄진다는 이야기 등이다. 또한 이월드의 로맨틱가든, 우산로드, 별빛계단 등도 83개의 숫자에 맞추어 포토존을 만들어 두었다. ‘컬러풀 대구’를 표방하는 대구광역시에서 이월드는 색색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대표적인 장소로 자리매김했으며 튤립축제, 별빛축제 등이 열려 짜릿한 놀이기구들과 함께 동심을 자극하고 있다.

[거닐다 보면 주인공이 되는 대구 도심]

1970년대 후반 소녀들의 사랑을 담은 드라마 「란제리소녀시대」에 나온 대구시립중앙도서관과 청라언덕 등은 걷기만 하여도 그 시대를 누리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란제리소녀시대」는 2009년 발표된 소설을 2017년 극화한 것인데, 소설작품에서도 대구를 배경으로 삼았다. 특히 소설에서는 서문시장, 정화여고, 계성고, 자갈마당 같은 단어들이 직접적으로 등장해 ‘대구’라는 지역을 더욱 정확히 나타낸다. 텔레비전드라마에서는 ‘정현여고’나 ‘계륜고’ 등의 이름으로 변형하였으나 대구 지역에서 촬영함으로써 화면에 비친 장면을 통하여 지역성을 드러낸다. 또한 등장인물들의 사투리를 통하여 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임을 더욱 명확히 한다. 주인공이 학생이다 보니 대구시립중앙도서관이 자연스럽게 등장하고, 청라언덕, 불로동 고분군, 달성공원까지 드라마의 많은 장소가 대구광역시의 주요 관광지와 연결되어 있다.

대구광역시 또한 소셜미디어를 통하여 텔레비전드라마를 홍보하고,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대구의 명소를 소개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낳는 데에 주력하는 편이다. 일부 드라마의 경우 제작 지원을 하는 등 텔레비전 매체가 갖는 파급력을 대구 관광의 통로로 삼고자 하는 전략이다. 대구가 가진 근대적인 문화자산과 자연경관, 드라마 촬영에 적합한 관계 부처의 협력까지 어우러져 브라운관 속에서 대구광역시의 명소를 발견하는 일은 더욱 잦아질 전망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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