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3000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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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風水地理 |
영어의미역 | Pungsu | Feng Shui |
분야 | 지리/인문 지리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상북도 칠곡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장영복 |
[정의]
경상북도 칠곡군에서 선봉사 터·창평리·석우리 등의 지리 풍수설.
[개설]
지형이나 방위를 인간의 길흉화복과 연결시키는 이론을 풍수지리라고 한다. 민간에 전승되고 있는 풍수지리를 유형화하면 크게는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그 하나는 마을이 풍수지리적으로 이상적인 환경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풍수지리적으로 이상적인 환경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보 내지는 압승을 한 유형이다.
비보 혹은 압승을 한 유형은 다시 용맥비보와 장풍비보, 득수비보, 형국비보, 흉상 차폐압승, 화기방어압승 등으로 세분되어 진다. 그 중에서 칠곡 지역은 형국비보형이 칠곡군 지천면 창평리이며 화기방어압승형은 칠곡군 가산면 석우리이다.
[선봉사의 풍수지리적 형국]
금오산(金烏山)은 칠곡군 북삼읍과 구미시 그리고 김천시에 걸쳐 있는 영남의 명산이다.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금오산의 남쪽 골짜기 깊은 곳, 즉 북삼읍 숭오리 절골 안쪽에 선봉사(僊鳳寺)라는 절터가 자리 잡고 있다. ‘봉황(鳳)이 훨훨 춤춘다(僊)’는 것은 곧 ‘도인(道人)이 해탈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마치 세월의 무상함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지금의 금오산 남쪽 절골은 크게 퇴락해 있다. 선봉사만 하더라도 말이 절일 따름이지 실상은 여느 암자보다도 훨씬 작다. 불상을 모신 민가형 기와집 한 채와 보물 제251호로 지정된 대각국사비가 그 전부다. 그리고 산 밑에 사는 어느 보살이 40여 년 전에 꿈에 계시를 받고 폐허 위에 기와집을 세우면서 대각사라는 절 이름을 하나 덧붙였다고 한다. 그런데도 선봉사는 사람의 마음을 강렬하게 끄는 면모를 가지고 있다. 절터 자체가 풍수적으로 남다른 명성을 지니고 있는 까닭이다. 고려 제11대 문종의 넷째 아들인 의천 대각국사의 공적비를 세울 정도의 터였던 것은 고려 왕실에서도 선봉사 터를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명당으로 평가하였기 때문이다.
선봉사는 금오산 정상의 한 지맥이 동쪽으로 뻗으며 솟구쳐 놓은 효자봉의 남쪽 경사면 중턱에 터잡고 있다. 굳이 내맥(來脈)의 종주(宗主)관계를 따지자면 산 정상의 현월봉이 종산(宗山)이고, 절 뒤쪽의 효자봉이 주산(主山)인 셈이다. 그러나 절 왼편의 좌청룡 지맥 위로 조금만 올라가서 서쪽 정상을 바라보노라면 그 같은 개념 설정이 한낱 부질없는 일임을 곧 깨닫게 된다.
마치 현월봉을 머리로 하는 거대한 봉황 한 마리가 둥그런 알 모양의 선봉사 터를 품고 있는 듯한 이른바 봉황포란형(鳳凰抱卵形)의 지세가 한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더구나 승려 성수(性修)가 친절하게도 봉황이 대각국사비를 언제나 자상하게 내려다볼 수 있도록 백호 지맥의 숲 공간 일부를 훤히 틔워 놓았다.
선봉사 터는 훌륭한 내맥에 못지않은 아름다운 조안(朝安)을 갖추고 있다. 그토록 절터에 합당한 안산(案山)과 조산(朝山)도 찾아보기 힘들듯 싶다. 청룡 지맥의 일부가 절터로 바로 코앞에 안대(案對)를 마련해 놓았는데, 그 모양이 꼭 책을 펼쳐놓은 형상이다. 풍수를 모르는 사람이야 규국(規國)을 협소하게 만들어 답답함을 불러일으키는 그 안산을 눈엣가시처럼 볼지 모르지만. 아는 사람은 오히려 길격(吉格)의 자세로 간주한다. 절골 밖 멀리 조산을 이루고 있는 영암산의 생김새 또한 기이하다.
승려들이 사용하는 밥그릇인 바리때를 엎어놓은 것 같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영락없는 연꽃봉오리 같기도 하다. 알고 보면 명당 전면부의 공결(空缺)함을 메울 수 있는 산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족한데, 그 형국(形局)마저 모두 절터다운 명당을 만드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진정한 명찰(名刹)은 일단 찾아든 방문객에게 마음의 평온을 가져다주어, 곧장 되돌아 나올 수 없도록 어딘가 잡아끄는 구석이 있어야 한다. 선봉사 터는 바로 그런 점들을 두루 갖추고 있는 변함없는 명당이다.
[형국비보형의 창평리]
형국비보형은 지형의 형국 체계에 보합되도록 하는 것인데 마을과 그 주변의 지형지세를 어떤 대상물과 연관시켜 그 대상물이 가지고 있는 민속적 이미지를 통해 길흉을 점쳐, 좋을 경우 그것을 북돋우거나 흉할 경우 그것을 막는 장치를 형국비보라고 할 수 있다. 칠곡군 지천면 창평리에는 마을 앞에 두 개의 입석이 있다. 하나는 마을에서 볼 때 왼편 산언덕에 자리 잡고 있으며 경상북도 민속자료로 지정되어 있고 다른 하나는 오른편 도로변에 서 있다. 이렇게 2기의 입석을 마을의 좌우에 배치한 것을 볼 때 장풍비보물의 기능을 갖는다. 입석이 하나가 아니고 둘이라는 점, 그 위치가 마을 좌우 보맥의 끝자락에 위치한다는 점이 그렇다.
[음풍압승형과 화기방어압승형의 석우리]
화기방어압승은 풍수지리적으로 마을에 화재를 일으킬 소지가 있는 경우 이것을 방어하기위해 어떠한 대상물을 설치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테면 화기(火氣)가 서려있는 바위나 산봉우리의 화기를 방어하기 위하여 마을 앞에 연못을 파거나, 화봉이 비추는 곳에 집을 짓지 않으며, 화산과 화암에 간물단지, 즉 소금단지를 묻어 화기를 방어한다. 칠곡군 가산면 석우리는 음풍압승과 화기방어 소금제를 지내고 있다. 이 마을은 우리나라에서 드물게 음양지형에 입지하고 있다. 여성 성기의 입구 모양을 한 산이 서 있는 가운데로 남성 성기를 닮은 산줄기 하나가 들판을 가로질러 남녀가 성교를 하기 직전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한천이라는 셋강을 사이에 두고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는 음양의 지세는 교접을 위한 준비를 끝낸 형국이다.
그러나 중앙고속도로와 대구-안동간 국도가 건설되면서 이 음양지맥의 형세가 많이 허물어져 주민들은 본래 마을에 큰 인물을 배출한 지형지세인대, 음양지세가 절단되었다고 한다. 석우마을 앞에는 화봉이라는 산이 정면으로 보이는데 이 산과 관련된 풍수지리가 있다. 옛날 한 도사가 화봉이 마을에 비춰 화재를 일으키니 꼭대기에 소금을 묻고 빌면 화재를 막을 수 있다고 하여 마을에서는 잦은 화재를 막기 위해 3년 마다 매월 정월 대보름날 화봉 정상에 소금단지를 묻고 고사를 지냈다. 고사를 지내고 나서는 횃불로 달집에 불을 붙여 달집태우기와 횃불싸움을 한다. 횃불싸움은 화기를 누르는 의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