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율이리에 있는 용담과 궁예에 대한 이야기.

[개설]

「궁예와 용담」은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율이리에 있는 용담(龍潭)과 궁예(弓裔)[?~918]에 대한 이야기이다. 궁예가 태봉국(泰封國)의 도읍지를 정할 때 지관의 말을 듣지 않고 성급하여 도읍지의 역사가 짧아졌다는 내용이다.

[채록/수집 상황]

「궁예와 용담」은 1988년 7월 1일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화지2리에서 채록하였다. 「궁예와 용담」은 1992년 철원군이 발행한 『철원군지』와 1995년 강원도·철원군이 발행한 『철원군의 역사와 문화유적』 등에 수록되었고, 또한 철원문화원에서 2000년에 발행한 『철원향토지』 4권에도 수록되었다.

[내용]

철원군에서 태봉국을 세운 궁예가 궁궐터를 정할 무렵이다. 궁예와 지관이 함께 도읍지와 궁궐터를 정하기 위하여 이곳저곳을 다녔다. 지관이 도읍지를 정할 터에 도착하였을 때 궁예에게 엎드려 있되, 자신이 돌아올 때까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하였다. 궁예는 지관의 말을 듣고 엎드려 있었지만 지관이 오기 전에 성급하게 일어나는 바람에 그 자리에서 학이 날아가 버렸다. 그 때 파주시 문산포(汶山浦)에서 용이 바닷물을 이끌고 연천군을 거쳐 철원군에 있는 용담에 이르렀다. 용이 머리를 들고 갈 길이 아직 남아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하여 고개를 드니, 학들이 날아가 버리고 이미 300년 도읍지가 30년으로 줄어 있어서 용이 다시 바닷물을 몰고 나갔다고 한다. 그래서 용담 근처에는 배바위, 망바위 등의 바닷물과 관련한 지명들이 남아 있고, 용담 근처에는 토탄(土炭)이 있어서 흙덩어리를 파서 불을 붙이면 종일 불이 붙어 있곤 하였다고 한다.

[모티프 분석]

「궁예와 용담」은 ‘되돌아간 용’ 모티프를 기본 모티프로 하고 있다. 궁예가 도읍지를 잡는 과정에서 성급하였기 때문에, 300년 도읍지가 30년으로 줄어들었다. 이로 인하여 서해의 용이 철원군 용담에 도착하였다가 다시 서해로 돌아가고 말았다고 한다. 이는 철원군이 도읍지로서의 역사가 짧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