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78010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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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重九日 |
이칭/별칭 | 중양절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강원도 철원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유형동 |
[정의]
강원도 철원군에서 음력으로 9월 9일에 지내는 세시풍속.
[개설]
음력 9월 9일은 9가 겹치는 날이므로 중구일(重九日)이라고 한다. 동양에서는 홀수를 양(陽)의 기운을 가진 수로 보기 때문에, 9월 9일은 양이 겹쳤다 하여 중양절(重陽節)이라고도 한다. 음력 3월 3일인 삼짇날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날이라 하는데, 중구일은 그 제비가 강남으로 다시 돌아가는 날이라고 한다. 중구일의 풍속으로 남자들은 시를 짓고 각 가정에서는 국화전을 만들어 먹고 노는 것이 일반적이다. 강원도 철원 지역에서는 마을에 따라 마을 공동 제사를 지내거나 집안에서 모시는 가신(家神)과 관련하여 의례를 행하기도 한다.
[연원 및 변천]
원래 중구일은 중국 한족(漢族)의 전통 명절에서 유래하였다. 당나라와 송나라 때에는 중구일을 추석보다 더 큰 명절로 여겼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신라 이래로 중구일에는 임금과 신하가 함께 모여 즐겼으며, 특히 고려 시대는 나라에서 향연을 열어 외국의 손님까지 참석하기도 하였다. 조선 세종 때에는 중구일을 삼짇날과 함께 명절로 공인하여, 일흔 살 이상의 문신들을 위한 잔치인 기로연(耆老宴)을 봄가을 두 차례에 걸쳐 열었다. 특별히 과거를 실시하여 이날을 기리기도 하였다. 지역에 따라서는 이날 차례를 지내고, 성묘하며 시제(時祭)를 지내기도 하였다. 궁중이나 사대부들이 중구일을 중요시하였던 것과는 달리, 농촌에서는 정월대보름, 7월 보름인 백중, 8월 보름인 추석 등 보름 명절을 훨씬 중요시하였다. 이런 이유로 최남선은 중구일이 “궁정(宮廷) 또는 선비들 같은 특수 계급의 절일”이라고 하였다.
현재는 중구일을 명절로 여겨 따로 의례나 행사를 여는 모습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철원 지역에 전하여 오는 중구일 풍속을 살펴보면, 먼저 국화의 꽃잎을 따서 찹쌀가루에 섞어 국화전을 만들어 먹는 것을 들 수 있다. 이 풍속은 전국 거의 모든 지역에서 전하여 오는 일반적인 중구일 풍속이다. 국화전을 만드는 방법은 봄철에 진달래꽃을 따서 만드는 화전의 방법과 같다. 마을에 따라서는 국화주를 만들어 먹기도 하였다.
근남면 사곡리에서는 6·25전쟁 전까지는 매년 중구일에 마을 구성원이 모두 모여 돼지를 잡아 산천제를 지냈다고 하는데, 6·25전쟁 후로는 지내지 않는다. 이와 달리, 서면 와수리에서는 지금도 천제사(天祭祀)를 지낸다. 이름은 천제사이지만 사실 마을 주산(主山)의 산신에게 올리는 제사이며, 무금동 동쪽 골짜기에 시멘트로 만든 제단이 있다. 반장, 이장, 새마을지도자, 노인회장, 청년회장, 부녀회장 등이 중심이 되어 제사를 준비하고 지낸다. 제수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돼지인데, 예전에는 직접 잡았지만 요즘은 직접 잡는 일이 거의 없다. 제사는 새벽 다섯 시 무렵에 지낸다. 절하고 소지를 올리는 것으로 제사를 마무리하고, 아침이 되면 주민이 모두 모여 음복한다.
또한 와수리에서는 집안에서 모시는 가신(家神) 중 터주와 지석[제석]을 모시는 항아리의 쌀을 바꾸는 일을 중구에 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