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71014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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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民俗 |
영어공식명칭 | Folklore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충청남도 아산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효경 |
[정의]
충청남도 아산시에서 마을 사람들이 지역 환경에 적응해 만들어 낸 생활과 결부된 민간신앙, 평생의례, 민속놀이 등의 관행과 습속.
[개설]
충청남도 아산시 서쪽은 지대가 낮아 아산만이 내륙 깊숙이까지 내만(內灣)하고, 시의 중앙은 삽교천·동강천·곡교천 등의 하천이 발달되어 넓은 퇴적지가 조성되어 있고, 시의 남부로는 차령산맥이 지나 높은 산지가 형성되어 있으나 화강암 침식으로 낮은 저산성 구릉을 이루고 있다. 시의 서북쪽으로는 경기도 평택시와 접해 있어 행정구역상 충청남도와 경기도가 만나는 접점이다. 아산시 주민이 만들어 낸 민속에는 이러한 해안·농경지·산지, 행정적 경계 등 복합적인 조건이 문화 현상으로 잘 표출된다.
이 중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첫째, 농경문화와 관련된 놀이 문화가 잘 발달되었다는 점이다. 논농사의 풍년을 희구하는 마음에서 줄다리기를 비롯해 농기싸움, 노적가리놀이, 농악, 거북놀이와 놋다리밟기 등을 베푼다. 이 외에도 아산시 무형문화유적으로 지정된 송악두레논매기도 전승 중이다. 이들 놀이는 휴한기(休閑期)에 고된 노동에서 벗어나 벌이는 놀이이지만, 결국 그것에는 풍농이라는 소망이 담겨 있다.
둘째, 아산만이 깊숙이 내만하고 있으므로 바다와 연결되는 내륙에 색다른 문화 양상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아산만과 연결되어 내륙 깊숙이 이어지는 곡교천과 온양천이 합수되어 퇴적된 넓은 탕정평야의 중심부에 번화가가 조성되어 있다. 물길은 과거 주요한 교통수단이었기에 온양동 일원은 과거로부터 물산과 사람이 모이는 거점 지역이었다. 권곡동 건구렝이마을에서는 인근의 4개 마을 주민들이 모여서 산제와 별도로 3년에 한 번씩 별신으로 큰굿을 베풀었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서 성장하는 풍천 장어구이와 민물고기 어죽 등의 별식(別食)도 발달하였다.
셋째, 경기도와 인접해 있어 충청남도와 경기도의 문화가 혼재되어 나타난다는 점이다. 경기 남부와 지역적으로 인접해 있고, 물류(物流)나 인적(人的) 소통을 통해 종교 문화적 교류도 자연스레 이루어져 경기도 남부의 박수나 만신(萬神)을 중심으로 한 선굿이 확인된다. 그러나 1970년대 이전까지는 마을별로 혹은 지역 단위로 법사가 있어서 그들이 아산시 지역민의 종교적 문제를 해결하였다. 이와 더불어 1970년대에는 4명이 한패가 되어 굿을 하는 선굿패가 있었는데, 온양 경신회 지부의 지씨부인패가 그들이다. 이들은 아산시, 충청남도 예산군·당진시 등의 선굿을 선호하는 지역에서 꽤 유명했다. 특히 지씨부인(池氏婦人)은 작두를 잘 타는 큰 만신으로 불렸다.
넷째, 대표 명절에 베풀어지는 대동놀이가 다양하다는 점이다. 특히 농경지가 발달한 둔포면·탕정면·선장면 지역에서는 음력 정월대보름에 대동놀이로 줄다리기·돌싸움·불싸움 등을 놀고, 추석에는 거북이놀리기를 하였다. 이들 놀이에는 풍농을 기원하는 상징이 내포되어 있어 농업 지역의 특성을 잘 보여 준다.
[민간신앙]
〈마을신앙〉
충청남도 아산시는 평지와 낮은 구릉성 산지가 어우러져 있어 다양한 신앙 의례가 존재한다. 산신제는 아산시 전역에서 확인되는데, 산신제[산제사·산제]만이 별도로 거행되기도 하지만 산신제-서낭제, 산신제-서낭제-장승제, 산신제-노신제, 산신제-용신제, 산신제-우물제, 산제-행단제 등으로 거행되기도 한다. 산신은 전지전능의 최고신으로 상당신이라 한다. 상당신을 보좌하며 마을 입구에서 마을을 비보하는 장승·서낭·노신·용신·우물·행단 등의 하위 신들이 있는 것이다. 이들 하위 신을 모시는 제사들이 개별적으로 거행되기도 한다.
산신제 다음으로 서낭제·노신제·우물제가 다수 확인된다. 이들을 포함해서 하당신을 모시는 제사는 서낭제[서낭당·고목나무·서낭나무·느티나무·참나무], 노신제[장승·솟대·느티나무·장군석·정자나무·바위], 괴목고사[목신제], 장승제, 미륵제[괴석·비석], 우물제[용왕제·샘고사·유황제·정제사], 지신제, 용신제 등으로 다양하다. 서낭제는 돌무더기 서낭당이기도 하지만, 신목(神木)의 형태이다. 반면에 노신제는 거리신에 대한 제사로 장승, 장승과 솟대, 장군석 등으로 좀 더 구체적인 형상을 띤다. 샘고사는 수신(水神)인 용왕을 모시는 제사로, 단독으로 거행되기도 하지만 산신제-샘고사, 노신제-샘고사 등으로 거행된다. 식수이든 농수이든 물의 중요성을 나타낸다. 이들 제사는 주민들이 공동으로 주관하지만 일부 하당제의 경우 여자가 제관이 되기도 한다.
이 외에 특정 지역에서만 당고사 혹은 당제라는 명칭이 확인된다. 신창면 가덕리, 온양3동 권곡동, 온양6동 풍기동은 포구 혹은 읍의 치소로 일반 자연 마을과 달리 경제적, 행정적 중심지이다. 3년에 한 번씩 무속인을 불러 큰 굿을 베풀던 전통과 연관이 깊다.
〈가정신앙〉
충청남도 아산시의 각 가정에는 집안을 수호하고 가족의 안녕을 돌보는 가신(家神)이 있다고 여겼다. 집안 곳곳에 신령이 각자의 책임 맡은 소임을 다하며 그 가정을 돌본다. 성주는 집안의 주인으로 대주를 돌보는 신령이며, 삼신은 아이를 점지하고 양육하는 신령이며, 조상은 식구들의 직계 조상으로 방안제사의 대상이 되는 4대조 조상이다. 부엌에는 집안의 여자 어른으로 간주되어 부엌에 모시는 주왕[조왕]을 모시며, 장독대의 터주는 집을 지키는 신령이자 집의 임자이며, 집을 돌보는 신령이다. 칠성은 명(命)과 복(福)을 주는 신령으로 특별히 칠성과 인연이 닿는 식구를 위해서만 모신다. 모든 것이 들고나는 대문에는 문간대감을, 변소에는 무서운 성격의 측대감을 모시는데, 변소에서 쓰러지면 죽는다고 하듯이 측대감은 독한 성품의 소유자이다. 매우 드문 일이긴 하지만 집안의 조상 중 혼인하지 못한 처녀나 원혼이 집안에 좌정하겠다는 혼령이 있다면 무속인이 터주 옆에 왕신단지로 모시기도 한다.
이들 신령이 집안에 임재하면 그 집안 식구들은 안정을 보장받지만 이들 신령이 탈을 부리거나 집을 떠나면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집안의 안정을 보장받기 위해 해마다 가신에게 정기적이고 일상적으로 의례를 베푼다. 식구가 갑자기 아프면 비일상적이지만 다양하게 구병(救病)의례를 베풀기도 한다.
1960년대 이후 근대화의 물결 속에서 가옥 구조가 달라지고, 의료업 발달 등으로 더 이상 집에서 아이를 낳지 않게 되었고, 질병의 원인을 귀신에서 구하던 전통적인 관념 등이 바뀌어 가정신앙은 쇠퇴하였다.
〈무속〉
충청남도 아산시는 충청남도의 북부에 있어 경기도 남부와 인접해 있다. 이에 전문 사제들에 의해 베풀어지는 무속신앙은 이들 두 지역의 신앙 양상이 모두 나타난다. 온천동 일대에 1960년대까지 경기도식 선굿을 하는 무당패가 존재하였는데, 이들은 인근의 당진·평택 등을 오가며 굿을 하였다. 이 외의 지역에서는 대부분 앉아서 경을 읽는 독경무가 좀 더 흔하였다.
[평생의례]
충청남도 아산시에는 1930년대까지는 전통적인 생활방식이 유지되었다. 이에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고비가 되는 마디에서 베푸는 출산의례·혼례·수연례·상장례·제례 등이 잘 유지되었다. 이 중 혼인과 관련해서는 형편이 좋지 않은 집에서 10세 미만의 딸을 일찍 시집보내는 민며느리혼이나 가난한 남자가 신붓집에 들어가 거주하는 데릴사위혼이 베풀어졌다. 그 후 1940년대에 자동차가 보급되면서 신랑과 신부는 가마를 사용하지 않고 트럭이나 택시를 이용해 양가를 왕래하였고, 1950년대에는 아산 시내에 사진관이 건립되어 기념사진이 보급되기 시작하였다. 1960년대부터는 근대화 의식의 변화 속에서 중매혼이 줄고 연애혼이 크게 늘기 시작하였으며, 1970년대에는 신식 혼례식장이 보급되어 전통 혼례 대신 신식 혼례가 보급되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로는 공동체 사회가 해체되어 현대 문화가 유입되어 이전의 전통적인 생활방식은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특히 2000년대 초반부터 장례식장이 보급되면서 시골 마을에서 베풀던 장례도 사라졌고, 조상의 묘소도 봉안묘로 바뀌고 있다. 그런데도 일부 마을에서는 주민 중 후손을 두지 못하고 돌아가신 분을 위해 임자 없는 제사를 지내기도 한다.
이 외에 출중한 조상의 음덕을 기리는 불천위(不遷位) 제사가 이어지고 있다. 문정공 맹사성, 신창군 맹석흠, 정양공 심구령, 문정공 이간, 충무공 이순신, 충민공 이봉상, 문장공 홍가신 등이다. 이 중 맹사성, 이간, 홍가신은 불천위제 외에 지역 유림이 숭모제(崇慕祭)를 봉행(奉行)하며, 이순신 장군은 탄신제(誕晨祭), 기신제(忌晨祭)를 별도로 봉행한다.
[세시풍속]
충청남도 아산시는 충청남도의 중심부에 있고, 넓은 평지가 펼쳐져 있어 농업이 발달되어 있다. 이에 아산시 세시풍속은 아산시 주민들의 생업인 농사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밭작물 재배 지역에서 중시하는 단오보다는 논농사와 밀접한 칠석과 백중이 보다 중시된다.
정월대보름부터 이월 초하루까지는 모처럼 맞이한 명절인 동시에 농사를 준비하는 시간이므로 농기 세우기를 한다. 본격적인 농사를 시작해야 하므로 마지막으로 즐겁게 한바탕 놀며 농사 준비를 한다. 풍년이 들기를 희구하는 마음에서 다양한 의례를 베푼다. 정초에는 닭에게 쌀과 목화씨 등의 잡곡을 주고 먼저 먹는 것을 보아 비[雨]의 양을 점치거나, 열나흗날에 수수깡으로 보리와 콩을 만들어 밀 보리를 터는 시늉도 하고, 유월에는 논의 주인인 신농씨에게 제사를 지냄으로써 풍농을 보장받고자 노력하고, 처음 못밥을 내갈 때도 풍년을 희구하며 성주께 밥을 올리고 간다. 추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논농사를 마친 칠월이 되면 백중 즈음에 김매기를 마치고 호미씻이[두레먹기]를 한다. 한 해 농사를 모두 마친 시월에는 한 해 농사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시루떡을 만들어 집안의 가신을 위해 가을떡 고사를 지내고, 처음 수확한 햅쌀로 밥을 지어 조상께 천신한다. 이처럼 일 년이라는 시간의 단위는 농사를 기준으로 때의 변화에 따라 필요한 조치로 의례를 베푼다.
[민속놀이]
농업이 생업이던 시절에 마을에서 베풀던 놀이는 대부분 농사의 풍년을 희구하는 농민의 간절한 마음이 내재되어 있다. 농경의 부산물인 짚을 이용해 줄다리기를 한다. 탕정평야와 같이 넓은 들판이 있어서 줄다리기가 발달되었다. 둔포면 신항리의 줄다리기가 대규모로 알려져 있으며, 둔포면 염작리 상염마을, 탕정면 동산리, 송악면 외암리 등의 마을 줄다리기가 유명하다. 이 중 외암리에서는 줄다리기와 더불어 불싸움과 돌싸움을 함께 베풀었다. 이러한 민속놀이들은 1970년대 초반 이후 농촌의 변화 속에서 소멸하였다.
충청남도 아산시 배방면 배미마을에서는 노적가리를 세우고 농악을 치며 놀며 풍년을 기원하였다. 당산굿, 노적가리 고유제, 샘굿, 가가호호 방문굿, 마당판굿 등 풍물을 근간으로 하는 다양한 놀이를 베풀어졌다. 한편 둔포면·탕정면·선장면 일대에서는 추석 한가위 명절에 청년들이 신성한 동물인 거북이를 수숫잎으로 만들어 앞세우고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거북이를 놀리며 악귀를 쫓고 복을 부르며 놀았다. 아산시 주민들은 동네잔치나 마을잔치나 놀이를 할 때 농악을 곁들인다. 정월에는 ‘줄다리기’나 ‘지신밟기’를, 이월 초하루에는 ‘풍년춤’을, 삼복(三伏)에는 ‘복놀이’를, 추석에는 ‘거북놀이’와 ‘놋다리밟기’를 놀며 흥을 돋우는 장치로 활용하였다.
두레와 연관된 송악두레논매기도 있다. 농부들이 모내기를 마치고 마지막 만물[끝물] 논매기를 할 때 마을의 풍년을 기원하는 농신제를 시작으로 모내기, 두레논매기, 지게가마 두레싸움놀이 등을 베풀며 힘든 노동을 위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