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4015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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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紅疫退治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제 |
지역 | 전라남도 영암군 |
집필자 | 선영란 |
[정의]
전라남도 영암군에서 홍역을 퇴치하려고 행하는 의례.
[개설]
의학이 발달되기 전, 전통 사회의 큰 병 가운데 하나가 홍역이었다. 한번 홍역을 치르고 나면 내성이 생겨 더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나이 어린 어린아이가 홍역에 걸려서 죽는 경우가 빈번하였다. 전통 사회에서 홍역은 부정으로 말미암은 감염의 결과로 여겨졌으며, 이를 퇴치하고자 주술적인 치병 의례가 행해졌다.
[절차]
영암군 시종면의 월롱리와 옥야리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아이가 홍역을 앓을 때에는 조릿대를 대문의 양쪽에 세우고 그 대에 왼새끼를 꼬아 흰 종이를 끼운 금줄을 치며, 바닥에는 황토를 여섯 곳에 뿌린다. 금줄 안에는 큰 항아리에 물을 떠 놓고 쪽박을 띄워 놓는데, 밖에서 사람이 들어올 때 이 물로 부정을 씻고 들어오라는 의미이다. 금줄을 세워 두면 사람들이 알아서 출입을 자제한다.
부정한 사람 중에서도 가장 좋지 않은 경우는 지앙[호남 지역에서 삼신을 일컫는 말]을 가진 사람, 곧 아이 낳은 사람이다. 개 잡아 먹은 사람과 상가에 다녀온 사람도 출입을 금한다. 특히 아이를 낳은 사람이 들어오면 앓던 아이가 죽는다고 한다. 옛날에는 부정한 사람들이 집에 들어와 많은 아이가 죽었다고 생각하였다.
옥야 1구 주민 노양임 씨의 경우, 아이가 네 살 되었을 때 홍역에 걸렸다. 얼굴의 거문집이 거의 들어가자 홍역이 끝났다고 생각하였고 집안 어른의 초상집에 조문을 다녀왔다. 그리고 샘터에서 빨래를 하는 동안 방금 전까지 뛰어놀던 아이가 갑자기 다시 앓기 시작하였다. 아이가 앓는 것은 지앙이 나갔기 때문이라고 하여 새롭게 ‘지앙 맞이’를 해야 한다고 하였는데, 마침 이를 잘해 주던 친정 할머니가 멀리 출타하고 없는 참이었다. 급한 김에 주위에서 말해 주는 대로 마당 한가운데에 물을 한 동이 떠 놓고 지앙을 맞아들이려고 정성을 다하여 빌었는데, 방 안으로 맞이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래서 모든 게 물거품이 되었고, 결국 아이도 죽고 말았다고 한다. 홍역에 걸리면 상을 치르는 사람들도 가렸어야 하는데, 초상집에 다녀왔기 때문에 아이가 죽은 것으로 그녀는 인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