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3016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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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紅柿- 求- 孝子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기도 양주시 |
집필자 | 조영주 |
[정의]
경기도 양주에 속했던 남양주 지역에서 홍시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홍시를 구한 효자」는 효성이 깊은 아들이 병환이 깊은 어머니가 홍시를 드시고 싶어 하시자, 음력 이삼월에 구하기 힘든 홍시를 호랑이 등에 타고서 구해 왔다는 효행담이자 호랑이가 효자의 효성에 감동하여 효자를 돕는 기적이 일어난 감호 이적담(感虎異蹟談)이기도 하다.
[채록/수집 상황]
1992년 양주문화원에서 출간한 『양주군지』에 수록되어 있다. 이는 1981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현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발간한 『한국구비문학대계』1-4-의정부시·남양주군 편에 실린 것을 재수록한 것이다. 「홍시를 구한 효자」는 1980년 9월 27일 조희웅, 김연실, 유지현 등이 당시 경기도 남양주군 구리읍[현 경기도 구리시]으로 현지 조사를 나가 주민 안봉명[남, 78]으로부터 채록한 자료이다.
[내용]
옛날에 부모에게 아주 효성스럽게 하는 사람이 있었다. 이 사람의 어머니가 병환이 깊었는데 하루는 연시를 먹으면 병이 낫겠다고 하였다. 그때가 음력 이삼월 무렵이라 이 사람이 아무리 돌아다녀도 감나무를 찾을 수가 없었다.
하루는 이 사람이 여기 저기 감나무를 찾아다니다가 날이 저문 줄도 몰라 늦은 시각에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런데 큰 호랑이가 나타나 길을 막고서 비켜 주지 않는 것이었다. 이 사람이 호랑이에게 잡아먹으려고 그러느냐고 물으니 호랑이가 계속 끄덕끄덕 거렸다. 이 사람이 다시 호랑이에게 등에 타라고 하는 뜻이냐고 물으니 호랑이가 끄덕끄덕 하였다.
이 사람이 호랑이의 등에 올라탔더니 호랑이가 단숨에 몇 백리를 달려가 어느 집의 문 앞에 내려놓았다. 그 집은 늦은 시각에도 불을 환히 밝히고 있었다. 이 사람이 집주인을 찾아 길을 잃어버려 그러니 하루만 쉬어 가자고 부탁하였다. 주인은 이 사람을 사랑방으로 들이고 마침 오늘 집안에 제사가 있어서 그러니 제사를 마칠 때까지 기다리면 제사 음식으로 푸짐하게 상을 봐 드리겠다고 하였다.
밤이 깊어지자 그 집에서는 제사를 드리고 남은 제사 음식으로 상을 봐 가지고 들여왔다. 그런데 갖추어 놓은 과일을 보았더니 연시가 있는 것이었다. 주인은 연시가 귀하니 연시를 들라고 권하였다. 이 사람은 연시는 먹을 수 없다고 하면서 집에 계신 어머니가 연시를 드시고 싶어 하시니 집으로 가지고 가겠다고 하였다. 이야기를 들은 주인은 집안 제사에 꼭 연시를 뒀다가 쓰는데 예년에는 연시가 몇 개밖에 남지 않더니 올해에는 많이 남았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몇 개를 더 싸주었다.
이 사람은 연시를 어머니에게 드릴 생각에 밤이 깊었으나 길을 나섰다. 이 사람이 그 집을 나서자마자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호랑이가 이 사람을 다시 등에 태우고 쏜살같이 달려 집에 데려다 주었다. 그런 다음 호랑이는 자기가 있던 산으로 돌아갔다. 집으로 돌아온 이 사람이 연시를 어머니께 드리자 어머니가 연시를 드시고 병이 다 나았다. 이 사람이 효성이 지극하여 연시를 구할 수 없는 계절에도 구하려고 돌아다니자 호랑이가 그 정성을 갸륵하게 여겨 연시를 구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이었다.
[모티프 분석]
「홍시를 구한 효자」의 기본 모티프는 ‘호랑이 등에 타고 음식을 구해 온 효자’이다. 이 이야기는 병든 부모님이 드시고 싶다고 하는 홍시를 구하기 위해 돌아다니는 효자와 그 효자를 도와주는 호랑이가 등장하는 내용으로, 효행담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효행담은 효를 행하기 위하여 온 몸을 던지는 효자·효녀·효부의 이야기이다. 극한적 상황에서도 부모를 위한 지극한 효성은 모든 시련을 극복한 뒤에 효행 이적을 가져온다는 이런 유형의 민담은 전국적으로 광범위한 분포를 보인다. 「홍시를 구한 효자」에서 호랑이는 효자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의 역할을 하며, 산신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부모를 위하는 효자의 지극한 마음은 초월적인 존재도 움직이게 한다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