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901060 |
---|---|
한자 | 食生活 |
영어공식명칭 | Food Life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개관) |
지역 | 경기도 시흥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목진호 |
[정의]
경기도 시흥시에서의 인간 생존에 필요한 음식 문화와 관련된 일.
[일상 음식]
시흥시의 일상 음식은 주식(主食)과 부식(副食), 떡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주식으로는 칼국수, 밤밥, 무밥, 보리밥, 콩국수, 호박 풀떼기, 콩밥, 콩나물밥, 김치밥, 수제비, 볶음밥, 굴밥, 비빔밥 등이 있다. 부식에는 나물류, 육류, 생선류, 김치류, 젓갈류, 장류(醬類), 양념류, 국류, 저장 식품류 등이 있다. 떡은 주식과 더불어 중요한 음식으로 여겨져 절기와 명절 등에 반드시 상에 올린 음식이다. 시흥 지역에서 많이 만들어 먹는 떡은 쑥개떡, 백설기[무리떡], 시루떡, 무지개떡, 송편, 인절미, 감자개떡, 밀개떡, 절편, 달떡, 경단, 감자송편, 골무떡, 가래떡, 북구미, 콩설기 등이 있다. 떡고물에는 콩고물, 계피 팥고물, 녹두 고물, 참깨 고물, 붉은팥 고물 등이 있다.
음식 도구에는 솥, 절구, 맷돌, 풍구[풀무], 장독, 소쿠리·채반·광주리, 항아리, 쟁반, 행주, 함지, 목판[나무 그릇], 밥통, 뒤주·됫박, 키, 멧방석·멍석, 제기(祭器), 뚝배기, 도마, 고물괴[글겅이], 사발·대접·종지, 수저·주걱·국자 등이 있다. 수산물로 어패류는 새우, 굴, 조개, 소라, 게 등이 많다. 어물류는 은어, 숭어, 조기, 민어, 농어, 홍어, 준치, 밴댕이, 전어, 병어, 낙지, 오징어 등이 있다.
[구황 음식]
시흥시에서 즐겨 먹던 구황 음식으로는 수산물, 농산물, 과일 등 다양한 산물이 있다. 일반적으로 구황 음식은 고구마, 피, 쑥, 도토리, 나무 열매나 껍질, 솔잎 등을 지칭한다. 산야에서 자생하는 식품이나 어류, 곤충, 동물 등을 포함하기도 한다.
조선 전기 시흥 지역에서 생산하던 소금은 이 지역의 흉년을 구황하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었다. 세조 때 『경국대전(經國大典)』에서 정리된 소금 정책에서 볼 수 있는데 구황염(救荒鹽)은 구황으로 쓰거나 다른 곡물로 바꿀 수 있는 귀중한 자산이었다. 시흥 지역에서는 소금을 쉽게 구할 수 있어 수산물이나 해산물을 절여 만든 젓갈류나 염장 식품이 풍부한 편이다. 특히 김장 김치의 젓갈로 새우젓, 황석어젓, 조기젓, 가재, 명태 등 여러 해산물이 풍부하게 들어간다. 또한 포동 새우개마을에서는 조기류의 생선이나 새우젓 등을 구입할 수 있었는데, 인근 지역의 방산동에서는 배가 들어오는 날이 되면 징을 치고 깃발을 날려 주민들에게 알려 주었다. 육류는 인천이나 도일시장, 안양시장 등지에서 비교적 용이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 복숭아·배·포도·참외 등 다양한 과일은 군포시, 의왕시, 화성시에서 확보할 수 있었다.
일제강점기 말기에는 전시 물자를 공급하기 위해 각종 물품과 쌀을 일본으로 공출해 갔기 때문에 시흥 지역에서는 쌀 대신 만주(滿洲) 콩과 메수수[찰기 없는 수수]를 곡식 대용으로 먹었다. 광복 이후에는 6.25전쟁 등의 혼란기를 겪으면서 춘궁기 때 쌀과 보리가 모자라서 쌀·보리·각종 야채를 함께 넣어 끓인 죽을 구황 식품으로 애용하였다.
이 외에도 보리 이삭을 잘라 솥에 볶고 맷돌로 갈아 체로 쳐서 만든 가루를 물과 함께 마셨으며, 보리 껍데기와 왜콩(倭-)으로 보리겨떡을 만들어 먹었다. 또한 쑥과 쌀을 섞어 만든 쑥밥을 간장에 찍어 먹거나 밀로 만든 밀수제비를 먹었다. 호박잎을 깔고 찐 밀떡을 먹었고, 고구마나 감자떡을 쪄 먹기도 했다. 봄철에는 산에 올라가 소나무 껍질이나 칡뿌리를 캐 먹기도 했다.
[의례 음식]
시흥시에서는 예전부터 아기를 출산하면 해산관이 밥을 지어 아기의 건강을 빌고, 산모의 순산을 감사하는 표시로 삼신에게 삼신상을 올렸다고 한다. 산모에게는 흰쌀밥에 미역국을 끓여 주었다. 삼칠일(三七日)은 세이레라고도 하는데 21일이 되는 날을 말한다. 이날의 음식은 흰쌀밥에 고기를 넣고 끓인 미역국, 백설기 등을 준비하고 삼칠일까지의 음식은 대문 밖으로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백일(百日)에는 흰밥, 고기 미역국, 백설기, 팥고물, 수수경단, 송편 등을 준비해서 먹고 이웃집에는 떡을 돌리기도 했다. 돌은 아기가 출생한 지 만 1년이 되는 날인데, 이날에는 돌상을 차려 축하를 해왔다. 이 상에는 흰밥, 미역국, 송편, 백설기, 팥고물, 수수경단, 사과, 배, 밤, 대추 등의 음식을 해 놓는다. 그 밖에도 연필, 공책, 실, 활, 돈, 쌀 등을 상에 올려놓아 아기가 집는 것을 보아 아이의 미래를 점쳤다. 돌날의 수수팥떡은 붉은색을 뜻하는 팥의 특징 때문에 액(厄)을 막고 양기를 많이 받아 성공하고 장수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책례(冊禮)[책씻이]는 책 한 권을 뗄 때마다 송편을 만들어 나누어 먹는 것인데, 지도한 선생님을 비롯하여 함께 학업을 닦는 동무들과 음식을 나누면서 축하와 격려한다는 의미를 띠고 있다. 관례(冠禮)는 지금의 성년의 날이라고 부르는 성년 의례를 말하는데, 조선시대에는 15세부터 20세가 되는 시기에 행했다. 정월 중 길일을 택해 이삼일 전에 선조의 사당에 술·과일·포를 올리고, 관례 당일에는 잔칫상을 준비했다. 이날 음식으로는 술과 안주를 비롯하여 식혜, 수정과, 국수장국, 과일을 준비했다. 혼례(婚禮)는 신부와 신랑을 위해 큰상 차림을 준비한다. 포동에서는 큰상 차림 음식으로 과일, 갖은 편, 계피떡, 인절미, 가래떡, 용떡, 달떡을 만들어 사돈집에도 보낸다. 밀국수, 수정과, 약식, 감주, 유과 등도 만들었다. 폐백(幣帛) 음식은 신부 측에서 준비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술, 대추, 밤, 닭고기, 소고기 편포(片脯), 약과, 엿 등을 준비했다.
회갑례(回甲禮)는 출생한 지 만 60세가 되는 날 행하는데, 큰상을 차려 각종 음식을 접시에 괴어 놓고 자손들에게 절과 축하를 받는 의례이다. 요즈음은 대개 뷔페에서 준비한 음식으로 손님을 접대한다. 진갑례(進甲禮)·고희례(古稀禮)·회혼례(回婚禮)의 음식도 회갑례와 마찬가지로 각종 음식을 차려서 가족과 나누어 먹으며, 이웃과 손님들을 대접하는 의례이다.
제례 음식으로는 메[밥], 면[국수], 탕[어탕·육탕], 적[육적·어적·소적·닭적·누름적], 나물, 과일[복숭아 제외], 김치, 북어포, 편, 식혜, 제주(祭酒) 등이 있다. 그러나 일상생활이 서구화·간소화되면서 의례 음식도 과거의 풍속과는 많은 차이를 보이게 되었다.
[세시 음식]
정월 원일(元日)[설날]은 음력 1월 1일을 말한다. 이날 조상께 차례를 지내고 세배를 다니면 음식 대접을 받는데, 다례(茶禮)를 손님에게 주고 세찬(歲饌)에 먹는 떡국이 있다. 상원(上元)인 정월 대보름에는 귀밝이술을 먹고 이른 새벽에 '부럼 깐다' 하여 날밤, 호두, 은행, 잣, 땅콩 등을 물어서 깨뜨려 먹는다. 부럼을 먹으면 부스럼 없이 한 해를 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이날은 오곡밥과 나물을 무쳐 먹는다. 2월 삭일(朔日)에는 중화절식(中和節食)이라 해서 송편을 만들어 먹는데, 농사일을 준비하기에 앞서 일꾼들에게 떡을 나누어 주어 먹게 했다. 3월 삼짇날에는 화전(花煎)을 먹었다. 화전은 진달래꽃을 따서 찹쌀가루에 반죽한 둥근 떡 위에 얹어 기름에 지진 것이다.
한식일(寒食日)에는 다례를 지내거나 성묘(省墓)를 하며, 술·과일·포·식혜·떡·국수·탕·적 등으로 제례를 지낸다. 4월 8일에 먹는 떡으로는 석남(石南) 떡, 느티떡, 미나리 떡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장미꽃을 넣어 만든 장미 화전, 생선을 잘게 썰어 야채와 무쳐 만드는 어채(魚菜), 어만두(魚饅頭) 등이 있다. 5월 단오(端午)에는 쑥떡과 수렛떡을 먹는다. 6월 유두(流頭)에는 액막이 술로 유두연(流頭宴)을 마시면서 수단(水團)이나 연떡을 만들어 먹는다.
삼복(三伏) 절식으로는 개고기를 삶아 만든 개장국이나 닭과 삼을 넣어 만드는 삼계탕을 많이 먹었다. 추석(秋夕)에는 송편, 인절미, 율단자(栗團子) 등을 만들어 먹었다. 이 외에도 토란국을 많이 먹었다. 9월 9일 중구(重九) 날[중양절]에는 국화전과 화채를 먹는데, 국화전은 국화를 넣어 찹쌀떡 위에 얹어 부쳐 먹는 것이다. 화채란 배, 유자, 석류, 잣 등을 잘게 썰어 꿀물에 탄 것을 말한다.
10월 오일(午日)에는 팥을 넣고 시루떡을 쪄서 외양간에 갖다 놓고 고사를 지내고 먹는다. 11월 동지(冬至)에는 팥죽을 쑤어 먹는다. 찹쌀가루로 새알 모양의 떡을 만들어 팥죽에 넣기도 했으며, 문짝에 뿌려 상서롭지 못한 것을 쫓기도 했다. 동지가 지나면 첫 번째와 세 번째 미일(未日)을 납일(臘日)이라 해서 과거 내의원(內醫院)에서 환약(丸藥)을 만들어 납약이라 하여 진상하고, 납향(臘享)에 산돼지와 산토끼를 사용했다고 한다. 또한 한 해의 마지막인 음력 12월 섣달에는 메주를 쑤기도 했다.
[토산물과 향토 음식]
시흥의 토산물로는 예전부터 중요 작물인 보리·밀·메밀·조·기장·콩·팥·녹두·깨 등과 삼, 뽕나무를 들 수 있다. 특히 바다에서 생산하는 소금과 약용으로 많이 쓰이는 사재밭쑥이 있다. 향토 식품으로는 수렵·어업·농경에 의한 풍부한 지역 여건에 따라 다양한 재료에 의한 식문화를 유지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의의와 평가]
시흥시는 지리적으로 바다가 가깝고 주곡(主穀)과 채소 등의 농업 생산이 발달한 덕분에 식재료가 경기도 남부의 다른 지역보다 풍부하였다. 시흥 지역에서는 농산물, 수산물, 과일 등 다양한 산물과 소금을 쉽게 구할 수 있다. 또한 황석어젓과 조기젓, 가재나 명태 등을 넣은 김장 김치를 만들어 지역적 특색을 드러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