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100019 |
---|---|
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충청남도 서산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양중 |
[정의]
충청남도 서산시에서 생산되는 특산물을 이용한 지역 고유의 음식.
[개설]
충청남도 서산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춰 다양한 특산물이 있는 만큼, 이들 산물을 이용한 서산만의 고유한 토속 음식들이 많이 있다. 또한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서산 고유의 토속 음식들은 조리법을 비롯해 음식의 맛 또한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되어 있어 미식가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서산의 토속 음식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서산의 대표적인 토속 음식으로는 굴냉국, 호박범벅, 어리굴젓, 박속밀국낙지탕, 게국지, 꽃게장, 꽃게매운탕, 새조개 등이 있다. 이제 이 음식들의 특징과 조리법,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들에 관해 찬찬히 살펴보며 토속 음식의 바다로 한번 빠져 보자.
1. 굴냉국
굴냉국은 서산의 특산물인 굴을 이용해 만드는 음식이다. 먼저 서산 지역에서 많이 나는 생굴과 간장, 마늘, 파를 넣어 양념한 뒤 동치미 국물을 부어 식초와 고춧가루로 간을 한다. 굴냉국은 시원한 맛이 특징이고, 찰진 밥과 함께 먹으면 소화도 잘되고 굴 특유의 식감과 영양소도 풍부한 음식이다.
2. 호박범벅
호박범벅은 늙은 호박에다 고구마와 강낭콩을 함께 넣고 푹 익힌 음식으로, 호박과 고구마의 단맛이 어우러져 맛있다. 식성에 따라 소금이나 설탕으로 간을 한다. 늙은 호박은 비타민 A, 비타민 B, 비타민 C가 풍부하여 겨울철에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을 공급하는 재료이다.
3. 어리굴젓
어리굴젓은 굴을 바닷물에 씻은 뒤 소금 간을 맞춰 2주쯤 삭힌 다음 고춧가루에 버무려서 항아리에 보관한다. 간월도의 어리굴젓이 유명해진 일화가 있는데, 간월암에서 수행을 하던 무학 대사가 이곳의 특산품인 어리굴젓을 태조 이성계(李成桂)에게 보낸 것이 궁중의 진상품이 되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명성을 얻은 간월도 어리굴젓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지게 되었다.
특이한 점은 같은 서산 지역에서도 간월도와 웅도의 어리굴젓을 만드는 방법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웅도의 어리굴젓은 잘게 썬 쪽파와 밤, 고춧가루 등을 버무려서 만드는 즉시 먹거나 숙성시켜 먹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 다른 차이점은 두 지역 간의 생태적 환경이 약간 달라 굴의 생산 기간이 다르다는 점이다. 1619년(광해군 11)에 편찬된 한여현(韓汝賢)의 『호산록(湖山錄)』에는 “화변과 마산[간월도 근처]에는 석화가 가을과 겨울철에 여물고 2~3월에 사라진다. 대산과 지곡[웅도 근처]에는 3~4월에 여물고 5월에 사라지니 가히 남북 갯벌이 같지 않다”라는 기록이 있다. 즉 서산 지역의 남과 북의 갯벌이 달라 굴 맛도 다른 것이다.
4. 박속밀국낙지탕
밀국낙지탕은 예부터 먹을 것이 부족하던 시절에 바다에서 잡은 낙지와 박 속, 수제비 또는 칼국수 등을 넣어 탕을 끓여 먹던 것에서 시작되었다. 박속밀국낙지탕은 하얀 박 속과 낙지를 함께 끓여 먹는 토속 음식이다. 태안반도의 원북면, 이원면 지역 해안에서 주로 잡히는 낙지를 이용한다. 박속밀국낙지탕은 맛이 담백하여 서산 토속 음식 중에 널리 알려진 음식이다. 특히 6~7월에 잡히는 낙지를 사용한 박속밀국낙지탕이 낙지탕 중에서 최고라고 평가받는다.
박 속을 갖은 양념과 함께 3분 정도 끓이고, 용기에 싱싱한 낙지를 넣어 살짝 데친 뒤 낙지를 건져 갖은 양념에 찍어 먹는 음식으로 맛이 일품이다. 낙지를 다 먹은 다음 남아 있는 육수에 밀국[칼국수 또는 수제비]를 넣어 끓이면 육수가 밀국에 스며들어 특유의 맛을 낸다. 박속밀국낙지탕의 주재료인 낙지와 박은 보양 음식으로도 그만이다. 박에는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 있고, 식물성 칼슘이 풍부해서 성장기 아이들과 산모들이 먹으면 좋고 특히 골다공증에 좋다고 한다. 그리고 낙지는 한 마리가 인삼 한 근만큼의 콜레스테롤과 다량의 철분을 함유하고 있어 빈혈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특효약으로 쓰인다.
5. 게국지
게국지는 게국간장[서해안 지방에서 많이 잡히는 게의 일종인 능쟁이를 절여 놓았다가 먹는 간장]을 이용하여 손쉽게 겉절이 식으로 얼갈이배추를 버무린 뒤 익혀서 찌개를 만들어 먹는 음식이다. 게국지김치는 개운하면서도 짭조름하고 얼큰 시원한 맛이 특징이다.
6. 꽃게장
꽃게장은 전통 음식 가운데서도 특히 일미로 전해지고 있다. 해산물을 절인 식품인 꽃게장은 생강, 마늘, 갖은 양념을 만들어서 담그는 것으로 시원하고 구수한 맛을 내기 때문에 밥반찬으로 많이 오르는 음식이다. 예로부터 밥도둑 소리를 들었던 게장인데다, 좋은 환경에서 나고 자란 서산의 꽃게로 만든 게장은 양념게장, 간장게장 할 것 없이 그 맛이 뛰어나고 게살은 입에서 녹을 정도로 맛있다.
7. 꽃게매운탕
서해안의 수심 깊은 모래 바닥에서 자란 서산 꽃게는 다른 지역의 꽃게보다 살이 많이 붙어 있고 신선하며, 맛이 뛰어나다. 서산 꽃게는 일본에 많이 수출되고 있으며, 서산 지역에서는 주로 매운탕을 해 먹는다. 서해안의 꽃게는 3~5월, 10~11월에 가장 맛있다.
매년 5월이 되면 전국에서 서산에서 잡힌 꽃게를 사기 위해 모여든다. 재미있는 것은 6월이 이 꽃게들의 산란기이기 때문에, 게를 잡지 못하도록 법으로 규제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8월 중순이나 9월에 다시 꽃게잡이가 시작되고, 이때는 수게가 암게보다 살이 더 많으나 10~11월이 되면 암게가 살이 더 오르고 알도 다시 차게 되어 인기가 좋아진다. 꽃게매운탕은 얄팍하고 네모지게 썬 무와 멸치를 넣고 육수를 낸 뒤 꽃게를 다듬어 육수가 끓을 때 갖은 양념과 함께 넣어 맛을 내는 손쉽게 요리할 수 있는 음식이다.
8. 새조개
새조개는 모시조개와 비슷하게 생긴 바지락의 일종으로, 양식이 불가능한 조개이다. 바닥에 놓았을 때 2~3㎝ 정도 뛰어올라 이름 앞에 ‘새’자가 붙었다고 전해진다. 새조개 요리는 껍질을 까서 샤브샤브로 먹는 음식으로, 맛이 담백하고 술안주로 일품인 음식이다. 또한 프라이팬에 살짝 구워 먹어도 담백한 맛이 나므로 구이로도 많이 요리된다. 새조개의 조갯살은 쫄깃쫄깃하며 씹을수록 게살처럼 육질이 갈라지며 맛이 더욱 우러난다. 새조개는 전라도 일부 지방과 서산의 간월도 지역에서만 서식한다. 또한 차가운 바람이 부는 12월 이후에 맛볼 수 있어 겨울 별미로 손꼽히고 있다.
[서산의 토속음식을 알려라!]
서산은 예로부터 다양한 특산물이 많음에도 토속 음식이 널리 알려진 편은 아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산시는 ‘농가 맛집’을 육성하여 토속 음식을 보급하고, 지역의 맛과 토속 음식을 계승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농가 맛집은 서산 지역에서 직접 재배하고 수확한 식재료를 사용하여 토속 음식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또한 농가 맛집에서는 농촌 체험이 가능하여 농업, 제조업, 서비스업이 접목된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농가 맛집의 구성은 뜸부기쌀, 어리굴젓, 서산 육쪽마늘, 서산 우리한우, 산나물 등을 이용한 음식을 만들고 재배하는 농가로 구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