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8018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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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전라북도 진안군 백운면 동창리 |
집필자 | 김성식 |
채록|수집|조사 시기/일시 | 2003년 8월 15일 - 「우렁 각시」 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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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록|간행 시기/일시 | 2003년 - 「우렁 각시」 『진안 지방의 구전 설화집』에 수록 |
채록지 | 번데기 마을 - 전라북도 진안군 백운면 동창리 |
주요 등장 인물 | 우렁 강식|농촌 총각|어머니|원님 |
모티프 유형 | 이류 교혼 모티프|관탈민녀 모티프 |
[정의]
전라북도 진안군 백운면에서 전해오는 우렁 각시 이야기.
[개설]
「우렁 각시」는 전국적으로 분포한 광포 설화이다. 그래서 변이형도 많다. 진안군 백운면에서 채록된 내용은 ‘우렁 각시’ 설화의 전형성에서 벗어나거나 누락된 대목이 보인다. 즉 우렁 각시와 가난한 총각의 혼인은 “아직 같이 살 때가 아니다.”라고 하는 선녀의 ‘금기 모티브’를 파기하는 중요한 대목인데, 백운면 설화에서는 이 부분이 누락되어 있다. 물론 금기 모티브가 등장하지 않는 각 편이 없지는 않으나, 일반형 또는 전형성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누락된 것이 사실이다. 또 백운면 설화의 마지막 대목이 “그래 인제 그렇게 우렁 각시가 원[원님] 각시가 돼서 잘 살더라요.”로 맺고 있는데, 이는 맥락에 전혀 부합되지 않는다. 「우렁 각시」 설화가 행복한 결말뿐 아니라 비극적 결말도 전승되고 있지만, 원님과 우렁 각시의 행복한 결말은 그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는 대목이다.
[채록/수집 상황]
「우렁 각시」 이야기는 2003년 8월 15일에 백운면 동창리 번데기 마을에서 황인덕이 주민 전난정[여, 90세]으로부터 채록하여 『진안 지방의 구전 설화집』[진안 문화원, 2003]에 수록하였다. 채록할 당시에 제보자는 연세에 비하여 기억력이 매우 좋았으며 끈기 있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청중도 이에 호응해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들으면서 중간에 필요한 참견을 하여 분위기를 돋우고, 조사자가 내용을 잘 이해하도록 도와주었다고 한다. 그해 12월에 다시 찾아갔을 때 지난번에 생각나지 않았던 것이 떠올랐다며 이야기를 더 들려주었다고 한다.
[내용]
어머니를 모시고 농사짓는 총각이 논을 매면서 “이 농사를 지어서 누구랑 먹을까.”라고 노래를 부르자 어디서 “너랑 나랑 먹지 누구랑 먹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 소리가 난 곳을 보니 주먹만 한 우렁이가 있었다. 기이하게 생각되어 잡아다 집안 장롱 안에다 넣어 두었다. 그런데 농사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항상 밥상이 차려져 있었다. 어느 날 총각은 논에 가는 척하다가 몰래 숨어서 무슨 일인지 지켜보았다. 그러자 장롱 안에서 하얀 저고리에 검은 치마를 입은 여자가 나와서 밥을 차려놓고 다시 들어가는 것이었다. 다음 날 총각은 다시 숨어서 기다리다가 밥을 차리러 나온 여자의 손을 꽉 붙잡고 나랑 혼인해 살자고 간청했다. 그래서 둘은 부부가 되었다.
하루는 논에서 일하는 남편에게 우렁 각시는 점심밥을 내가야하는데, 오늘은 원님이 오는 날이라며 시어머니한테 부탁하였다. 누룽지를 좋아하는 시어머니가 점심밥을 들고 나가다가 누룽지 긁는 소리에 변심하여 배가 아파 못가겠다고 밥 광주리를 내려놓았다. 하는 수 없이 며느리가 점심밥을 내가다가 마침 원님이 내려온다기에 길가 가시덤불에 숨었다. 길 가던 원님이 가시덤불에서 환한 빛이 나기에 수행원에게 가보라고 했더니 각시가 있다며 데려왔다. 그런데 그 우렁 각시가 너무나 예뻐서 원님은 각시를 데려가 버렸다.
각시를 빼앗긴 남편은 하루하루 각시를 기다리가 애가타서 죽어버렸고, 죽은 원혼이 청조새가 되어 우렁이 각시 곁으로 날아갔다. 청조새는 죽어 또 얼레빗이 되었다.
[모티프 분석]
백운면 동창리에서 조사된 「우렁 각시」 설화는 ‘이류(異類) 교혼 모티브’와 ‘관탈민녀(官奪民女) 모티브’가 동원되었다.
이류 교혼 모티브는 ‘단군 신화’ 등 건국 신화를 비롯해 「구렁덩덩 신선비」 등 민담형 설화의 수많은 사례로 등장한다. 「우렁 각시」 설화에서는 두 주인공이 서로의 결합을 적극적으로 원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비극적 결말을 맺는 경우가 많다. 설화 중 비극적 결말을 맺는 경우는 「선녀와 나무꾼」에서와 같이 대부분 한 쪽의 일방적인 구혼에 의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렁 각시」 설화에서 총각과 우렁 각시가 서로 결합을 원함에도 불구하고 비극적 결말을 맺는다는 것은 두 주인공의 의지와 상관없이 외적 상황에 의해 결말이 비극으로 바뀌었음을 보여준다.
관탈민녀 모티브는 관의 수탈과 폭압의 결과 주인공이 비극으로 귀결되는 유형을 말한다. 이는 반대로 설화의 메시지가 현실성이 강한 사회 고발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관리에게 발각되어 우렁 각시가 아무 이유도 없이 잡혀가는 과정은 백성이 관리에게 재산을 수탈당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담아내고 있다. 또 이본에 따라서는 우렁 각시가 관리에게 노출된 것이 시어머니 때문인 것으로 나오는데, 이렇게 우렁 각시가 시어머니만 원망하고 관리에게 저항하지 못한 것은 절대 권력자에 대한 평민의 무력함을 실증한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