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일제강점기 전라남도 해남 지역에서 일어난 사립학교와 야학 설립 운동.

[역사적 배경]

1919년 3·1운동 이후 일제는 문화통치를 표방하면서 제한적이나마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를 허락하였다. 민족운동은 청년운동·노동운동·여성운동 등 부문별로 분화·발전하였으며, 민족운동의 제일의 목표는 계몽과 교육이었다. 3·1운동으로 고취된 민족의식은 자연스럽게 배움으로 연결되었다. 그러나 1920년 당시 정규 학교의 취학률은 불과 4.7%에 불과할 정도였다. 일제의 정책으로 인해 초등교육기관은 한정되어 있었고, 그만큼 입학에는 치열한 경쟁이 뒤따랐다. 배움에 목마른 학생들을 수용하기 위하여 전국에서는 야학(夜學)과 개량서당(改良書堂)이 생겨나 민족교육의 산실 역할을 하였다.

해남 지역에서도 면별로 수많은 청년회와 노동회가 생겨 계몽에 힘썼다. 정규 학교가 모자란 상황에서 야학과 서당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곳이었다. 1927년 6월 해남의 교육기관은 공립보통학교 11개, 일본인 소학교 4개, 사립학교 1개, 강습소 및 야학 10여개, 서당 58개였으며, 해남의 교육기관에 다니는 학생 수는 4,000여 명이었다.

[일제강점기 해남의 야학 현황]

일제강점기 해남에서 설립되었던 야학을 시기순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일제강점기 신문 등의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는 야학 및 사립학교를 학교명과 지역, 설립일자 등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고당강습소(古棠講習所)는 1917년 문내면 고당리에서 설립되었으며, 1927년 6월 당시 남학생 100명, 강사 4명이 있었다.

2. 맹진여자강습소(孟津女子講習所)는 1919년 마산면 맹진리에서 설립되었으며, 1927년 6월 당시 학생 40명, 강사 3명이 있었다.

3. 해남야학원(海南夜學院)은 1921년 5월 해남면 수정(壽町)에 있는 기독교회에서 설립하였다. 해남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야학으로써, 교사 강봉래(姜奉來)의 희생 아래 20여년간 계속되었다.

4. 상공강습소(相公講習所)는 1921년 10월 산이면 상공리에서 설립되었으며, 보통학교 6년제에 준하여 교육하였다. 1927년 6월 당시 학생 수는 60여 명이었고, 소장은 오경탁(吳暻鐸)이었다.

5. 금호강습소(錦湖講習所)는 1921년 가을 산이면 금호도(錦湖島)에서 설립되었으며, 1927년 6월 당시 학생 수는 70여 명이었다.

6. 장춘보통학교(長春普通學校)는 1922년 3월 대흥사가 설립한 해남 유일의 사립학교였다. 4년제 5개 학급으로 1927년 6월 당시 학생은 남녀 100여 명이었다. 교장은 백취운(白翠雲), 강사는 박영희(朴暎熙) 외 3명이었다.

7. 남창남녀야학회(南倉男女夜學會)는 1922년 북평면 남창리에서 설립되었으며, 1927년 6월 당시 학생은 남자 25명, 여자 25명이었다.

8. 해남여자야학회(海南女子夜學會)는 1923년 가을 해남면에서 설립된 것으로 보이며, 1927년 6월 당시 학생 64명, 강사 4명이었다. 1년 중 휴회(休會)가 한 달뿐일 정도로 교육에서 상당한 효과를 내었다.

9. 해남공립보통학교 야학부(海南公立普通學校夜學部)는 1923년 12월경 여자 교육을 보급하기 위해 해남공립보통학교 교직원들이 설립하였다. 1923년 10월 당시 학생 수는 40여 명이었으며, 수학과목은 조선어, 산술, 습자(習字), 일본어였다.

10. 고당여자강습소(古棠女子講習所)는 1924년 문내면 고당리에서 설립되었다. 1927년 6월 당시 학생 수 50명에 강사는 2명이었다.

11. 북평노동조합 노동야학부(北平勞動組合勞動夜學部)는 1925년 북평면 이진리에서 조직된 북평노동조합 산하 노동야학부였다. 1925년 11월 당시 50여 명의 학생이 재학하였다.

12. 연영농림학원(蓮營農林學院)은 1925년 4월 10일 문내면 우수영에서 이행진(李行辰)·조덕환(曺德煥)·이경전(李景全) 외 여러 명에 의해 설립되었다. 원래는 연영학원이었으며, 고등보통학교에 준하여 가르쳤다. 그러다 실업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1927년 4월 연영농림학원으로 개칭하고 학칙을 변경하여 농림학(農林學) 위주로 가르쳤다. 1927년 6월 당시 1학급 60명이 재학하였다.

13. 이진학원(梨津學院)은 1925년 11월 북평면 이진리에서 설립되었다. 1927년 6월 당시 학생은 남자 65명, 여자 26명이었다. 이후 동광학원으로 개칭하였으며, 전남운동협의회 김홍배가 이진학원을 중심으로 소작쟁의를 전개하였다.

14. 운전노동야학회(雲田勞動夜學會)는 1926년 북평면 운전리에서 박노수(朴魯洙)에 의해 설립되었다. 노동자와 부녀자 두 반을 두어 조선어와 산술 등을 가르쳤으며, 1927년 6월 당시 학생은 남녀 70여 명이었다. 경비 일체를 박노수가 부담하여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급증하였다.

15. 우수영여자야학회(右水營女子夜學會)는 1926년 문내면 우수영에서 설립되었다. 1927년 6월 당시 학생은 50명이었다.

16. 송지면노동야학교(松旨面勞動夜學校)는 1928년 10월 송지면 미야리에서 설립되었다. 가난한 학생들의 교육이 어려움을 안타까워하던 유지들의 발기로 설립하였다.

기록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일제강점기 해남의 야학은 총 16개였다. 대부분 1920년대에 설립되었으며, 정규 학교에 입학하기 어려웠던 해남 지역 학생들의 교육을 담당하였다. 설립 주체는 사찰부터 개인, 노동조합으로 다양하였고, 경비의 조달은 대흥사, 예수교회, 개인, 마을 등에서 부담하였다. 하지만 재원이 한정적이었던 야학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경영난에 시달렸으며, 언제까지 이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 해남야학원과 이진학원만 1930년대까지 이어졌다.

당시 해남 지역 야학들의 학생들에게 가르쳤던 과목은 해남공립보통학교 야학부와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며, 노동조합 야학부에서는 사회주의 사상 등에 대해서도 가르쳤다고 추측된다.

[의의와 평가]

1927년 6월 해남의 교육기관은 공립보통학교 11개로 조선인 학생들을 모두 수용하기에는 벅찼다. 자연스럽게 학생들은 야학으로 향했으며,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해남 전체에서 야학이 세워져 남녀를 가르쳤다. 배움에 대한 해남민의 열정은 1930년대 계속되었던 소작쟁의 투쟁과 전남운동협의회운동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