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4018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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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信仰 |
영어의미역 | Worship of Village Spirits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상남도 하동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성채 |
[정의]
경상남도 하동 지역에서 마을의 평안과 풍요를 위해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신에게 기원하는 신앙 행위.
[개설]
마을 신앙은 마을 의례 문화에서 제일 잘 나타나는데, 그 범주가 대체로 마을 단위로 이루어지는 신앙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마을 공동체 의례로서 가장 사회적이고 공동적인 신앙이 당산제[동제]이고, 이외에 기우제도 마을 신앙의 하나로 볼 수 있다.
[종류와 분포]
하동 지역의 마을 신앙은 일반적으로 당산제나 동제 등의 이름으로 불리고, 제의 성격에 따라 풍어제나 산신제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하동에도 자연 마을 단위로 많은 당산제가 있으며, 그 분포는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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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표를 보면, 하동의 마을 신앙 의례는 전체 면에 골고루 분포하고 있으며, 가장 많은 것이 당산제와 동제임을 알 수 있다. 당산제나 동제는 1년에 1회 마을의 당산에 제사하는 것으로, 모시는 신체나 의례의 절차, 제관의 성격 등이 대체로 비슷하다. 당산제 외의 특기할 것으로는 하동군 악양면 축지리의 ‘문암송대제’와 신대리의 ‘구제산계 회취’, 금성면 갈사리의 ‘연막마을 풍어제’가 있다.
문암송대제는 매년 음력 칠월 보름날에 하동군 악양면 축지리 대축마을의 아미산 중턱에 있는 문암송(文岩松)[천연기념물 제491호로 지정] 앞의 문암정에서 1백년이 넘도록 마을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며 마을 공동으로 지내는 제사이다. 칠월 보름날은 악양면 전체의 축제일일 만큼 사람들의 마음에 깊이 뿌리내려 왔으며, 하동군에서 행사 비용을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구제산계 회취는 하동군 악양면 신대리 주민이 중심이 된 약 60여 명의 구제산계 구성원들이 매년 오월 초여드렛날 동틀 무렵에 마을의 무병과 풍요를 위하여 마을 공동으로 1백여 년 가까이 지내 오고 있는 산신제이다. 처음에는 신대리 한학자들을 중심으로 구제산 산신에게 제사를 드려왔는데, 1970년대에 마을 당산제를 흡수하고, 약 10여 년 전부터는 마을 경로회를 통합하면서 현재는 마을 전체가 참여하는 마을 행사가 되었다.
연막마을 풍어제는 매년 음력 삼월 중 ‘첫 산물[조금 3~4일 뒤]’에 하동군 금성면 갈사리 연막마을에 있는 서쪽 선착장과 동쪽 선착장에서 풍어와 어로의 안전을 빌면서 마을 공동으로 지내는 제사이다. 약 15년 전에 광양제철소가 인근에 들어서면서 조류 변화로 어업 소득이 줄어들자 주민들이 풍어제를 지내기 시작하였다.
[내용과 절차]
당산제 날짜가 다가오면 마을에서는 우선 제관을 선정한다. 제관은 집안에 초상이나 해산 등 부정한 일이 없고 덕이 있는 사람으로, 선정된 날부터 제의를 지낼 때까지 매사를 조심하며 금기한다.
당산은 주로 마을의 큰 나무[당산나무]나 큰 바위, 소나무 숲 등이다. 당산은 한 곳이 아니라 여러 곳인 경우도 있다. 당산제를 지낼 장소에는 금줄을 치고 황토를 깔아 사람들이 함부로 접근하지 못하게 한다. 제수 음식 마련을 위해 샘을 새로 파는 경우도 있다. 당산제 날에 임박하여 제관은 장에 가서 제사에 쓰일 재료들을 사 온다. 이때 말을 하지 않으며, 물건 값을 깎지 않고, 가장 좋은 재료를 구입한다.
당산제를 지내는 날은 정월 초하루 자시가 가장 많으며, 그 외 정월 초사흘이나 사월 초파일, 백중날 등에 지내기도 하고, 마을의 특별한 날에 지내기도 한다. 의례의 형식은 유교식 제사가 대부분으로 집안의 기제사 때처럼 과일, 나물, 전, 포, 떡 등을 차려 놓는다. 축문을 읽으며, 초헌→ 아헌→ 종헌의 순서로 진행한다. 당산제는 제관의 주도로 마을 사람들이 다 모여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간혹 제관이 혼자, 혹은 그 가족들만 참여하여 지내기도 한다.
제의가 끝나면 마을 사람들이 함께 음복을 하고 풍물을 치며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집돌랑이라는 지신밟기를 한다. 이로써 가정과 마을의 액운을 쫓고 무사 안녕을 기원하는 경우가 많다.
[현황]
당산제는 현재 여러 면에서 변화가 진행 중이다. 우선 여러 개의 당산이 합쳐지기도 하고, 예전에는 없던 것이 새로 제의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예컨대 하동군 악양면 미점리 개치마을에서는 11개였던 당산을 2개로 축소했으며, 1970년대 이후에는 마을의 식수원인 간이 상수도에도 제를 지내고 있다. 제의 시간도 달라져 하동군 화개면 대성리 단천마을에서는 정월 초하루 자시에서 정월 대보름 아침으로, 악양면 미점리 개치마을에서는 정월 초하루 자시에서 정월 초삼일 아침으로 변하였다.
제관의 선정도 달라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제관을 선정하던 데서 벗어나 하동군 화개면 운수리 석문마을에서는 이장과 새마을 지도자가 의례를 지내고 있고, 적량면 고절리 고석마을에서는 이장 부인 등 여성들이 주축이 되어 모시고 있다. 하동군 고전면 성평리 성평마을의 경우는 천룡사 승려에게 맡겨 당산제를 지내고 있다. 제관에 대한 금기일도 하동군 적량면 고절리 안성마을이 7일 금기에서 하루로 주는 등 축소되고 있으며, 제수도 전통적인 기제사 형식에서 변하고 있다. 하동군 고전면 성천리 지소마을에서는 밥, 나물, 탕 등을 올리지 않게 되었으며, 악양면 동매리 동매마을에서는 생쌀과 생수를 올리고 있다.
이처럼 당산제는 간소화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나아가서는 당산제 자체가 없어지고 있기도 하다.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외둔마을에서는 한 주민이 당바위를 들어내 버린 뒤 당산제가 없어졌으며, 금남면 진정리 진정마을에서는 2010년 기독교를 믿는 이장이 선출된 뒤부터 당산제를 지내지 않고 있다. 이는 어느 정도 도시화와 산업화의 필연적인 결과이기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