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8101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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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북도 경산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은정 |
[정의]
경상북도 경산시에서 강감찬에 대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여우의 아들, 강감철」은 강감찬(姜邯贊) 전설의 변이형으로 고려 시대의 명장 강감찬에 대한 인물 전설이다. 강감찬은 어머니가 여우였고 천하 일색으로 태어났는데 남자의 얼굴이 너무 고와서는 큰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해 스스로 마마신을 불러 얼굴을 험하게 얽도록 명령해서 곰보가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설화는 강감찬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주로 담고 있고 마지막에 강감찬의 신이한 능력을 소개하고 있다.
[채록/수집 상황]
1989년 김한중이 엮은 『경산지』를 비롯해 2002년 간행된 『경산의 전설과 민담』, 2005년 간행된 『경산 지방의 설화문학연구』에도 수록되어 있다. 채록 장소와 시기는 명확하지 않다.
[내용]
강감철의 아버지가 한양으로 가기 위해 먼 길을 나섰는데 어느덧 해가 저물었다. 어디 묵을 곳이 없을까 하여 주변을 살펴보다가 조그만 오두막을 발견했다. 기쁜 마음으로 문을 두드렸으나 아무도 문을 열어 주지 않았다. 애타는 마음으로 다시 문을 두드리자 절세미인이 문을 열어 주었다. 강감철의 아버지는 하룻밤 자고 갈 수 있느냐고 청했고 여인이 그러라고 했다. 집에 들어갔더니 여인이 밥도 차려 주었다. 강감철의 아버지가 배불리 밥을 먹고 자려고 누웠는데 여인의 예쁜 모습이 자꾸 떠오르고 여인에 대한 욕심이 은근히 생겨났다. 그래서 여인과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다.
그 이튿날 강감철의 아버지는 한양을 향해 길을 떠났고 돌아오는 길에 다시 그 집을 찾아갔다. 여인은 여전히 그 집에 있었는데 강감철의 아버지에게 1년 후에 와서 아기를 찾아가라고 했다. 그래서 1년 후에 갔더니 아들을 낳아서 주는 것이었다. 그 아이가 바로 강감철이다. 아버지는 그 아이를 안고 집으로 돌아와서 키웠다. 어린 강감철은 매일 아버지만 따라다녔다.
한 번은 마을에 손님마마가 퍼졌다. 강감철이 손님마마에게 “내가 이렇게 잘 나면 세상에 발돋움할 수 없으니 내 얼굴을 좀 얽게 해 달라.” 고 했다. 강감철이 어찌나 잘나고 두려웠던지 역병 귀신이라도 감히 그 얼굴에 손을 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주 약간만 얽게 해 주었다. 그러나 강감철은 거울을 보더니 아직도 너무 잘나게 보이니 좀 더 얽게 보이게 해 달라고 하였다. 그래서 손님마마가 조금 더 얽게 해 주었더니 강감철이 다시 더 얽게 해 달라고 했다. 결국 손님마마는 그렇게 해 주어 강감철의 얼굴은 검붉고 아주 심하게 얽은 모습이 되었다. 그런데다가 강감철은 다섯 살, 열 살이 되어서도 옷을 하나도 입지 않고 벌거벗고 아버지를 따라다녔다. 대감인 아버지는 그런 강감철의 모습이 부끄러워서 따라오지 못하게 말렸는데도 강감철은 막무가내였다.
하루는 마을에서 잔치를 했다. 강감철이 대청마루 아래 자기 아버지 곁에 있다가 슬금슬금 신랑한테로 올라가려고 했다. 아버지가 ‘저 놈이 저기 가서 또 무슨 짓을 하려나?’ 싶어서 아들을 끌어내리려니까 강감철이 “놔, 놔, 내 마음대로 하게 놔 둬.” 하고 아버지의 손을 뿌리쳤다. 강감철의 아버지가 “네가 거기 왜 올라가느냐? 옷이라도 입으면 몰라도 벌거벗고 어딜 가느냐?” 라고 했지만 강감철은 막무가내로 올라갔다. 결국 신랑 가까이로 간 강감철이 신랑을 보고 “소인은 소인대로 대인은 대인대로 돌아가라!” 하고 호통을 쳤다. 그랬더니 갑자기 신랑이 백여우로 둔갑을 했다. 강감철의 어머니가 여우였기 때문에 강감철에게 이런 힘이 생긴 것이었다. 강감철의 아버지는 민망해서 어찌 할 줄을 몰랐다. 그러나 강감철은 그 뒤에도 몇 번이나 잔칫집에 가서 그런 장난을 하면서 자랐다.
그 후 강감철은 유명한 장군이 되었고, 번개가 하도 쳐서 사람이 많이 죽자 그 번개 하나를 반으로 부러뜨렸다는 이야기가 구전되어 오고 있다.
[모티프 분석]
「여우의 아들 강감철」의 주요 모티프는 ‘여우의 아들’, ‘강감찬의 신이한 능력’이다. 강감찬 전설은 전국적으로 분포되는 전설로 지역에 따라 다양한 변이를 보이고 있다. 경상도 지역에서는 대체로 강감찬의 어머니가 여우였기 때문에 신랑으로 둔갑한 여우를 퇴치한다는 내용과 스스로 마마신을 불러들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강감찬 전설’은 고려 시대의 명장으로 귀주대첩에서 거란의 십만 대군을 물리친 역사적 인물 강감찬의 위대함을 민간에서 숭앙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여우 모친의 신비한 출생, 작은 키에 곰보인 남다른 외모, 짐승 퇴치 등 비현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강감찬이 보통 사람과 다르다는 데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에 설화에서 전하는 허황된 과장이 민중들에게는 당연시되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