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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8101296
한자 回文詩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경상북도 경산시
시대 조선/조선 후기
집필자 정목주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저자 생년 시기/일시 1826년 - 이호우 출생
저자 몰년 시기/일시 1892년 - 이호우 사망
편찬|간행 시기/일시 1959년 - 「회문시」 『소산문집』에 수록, 간행
성격 한시
작가 이호우(李浩祐)

[정의]

조선 후기 경상북도 경산 지역에서 활동한 문인 이호우가 지은 한시.

[개설]

「회문시(回文詩)」는 조선 후기 경산에서 활동한 문인 이호우(李浩祐)[1826~1892]가 지은 한시이다. 이호우는 정헌(定軒) 이종상(李鍾祥)[1799~1870]에게 수학하였으며, 1850년(철종 1)에 진사시(進士試)에 합격하였다. 유행(儒行)의 독실함으로 이름이 났다. 「회문시」는 인생의 덧없음을 느끼며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살고자 하는 소망을 읊은 작품이다.

[구성]

「회문시」의 형식은 칠언율시(七言律詩), 평기식(平起式)이고, 운목(韻目)은 우(尤)이며 운자(韻字)는 유(悠), 주(舟), 주(洲), 유(遊), 루(樓)이다.

[내용]

동회노감만유유(同懷老感謾悠悠)[같은 회포도 늙어 감에 부질없이 아득함을 느끼나니]

세사류탄급하주(歲似流灘急下舟)[세월은 흐르는 여울을 황급히 내려가는 조각배일러라]

풍패난번고출무(風旆亂飜高秫畝)[바람은 어지럽게 불어 높이 차조 이랑을 뒤흔들고]

노주단적냉가주(露珠團滴冷葭洲)[이슬은 둥글게 엉기어 서늘하게 갈대 물가에 방울지네]

중정교학수아무(中庭敎鶴隨兒舞)[뜰 가운데서 두루미를 가르쳐 아이 따라 춤추게 하고]

반탑류운여객유(半榻留雲與客遊)[자리의 반은 구름이 머무니 손님과 더불어 노니노라]

동망원천양일석(東望遠天凉日夕)[동으로 먼 하늘 바라보니 아침 저녁으로 시원해져서]

옹옹벽색수변누(翁翁碧色樹邊樓)[허였고 파란 빛깔의 나무들 서 있는 누각에 앉아 있노라]

[특징]

화자는 인생의 황혼에 든 듯하다. 세월은 세차게 흐르는 여울을 황급히 떠내려가는 조각배처럼 돌아봄도 주저함도 없다. 한 번 푸른 바다에 닿고 보면 다시 오기 어렵다. 인생도 이와 같아 한 번 흐른 세월은 되돌릴 수 없고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수도 없다. 그래서 인생은 덧없다. 누군가 인생은 조로(朝露)와 같다고 했다. 해가 뜨면 스러지는 아침이슬과 같은 존재가 인간인 것이다. 한 번 오면 다시 그 자리로 돌아가고 또 다시 순환하는 자연의 섭리에 순응해야 한다. 이것이 인생무상(人生無常)의 헛헛함을 극복하는 지혜가 아닐까? 미련(尾聯)에서 화자는 이런 경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무심히 먼 하늘을 바라보며 세월의 변화를 느끼고 그 변화의 섭리를 거부하지 않고 조용히 받아들이고 있다. 인생을 생각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지혜와 여운을 주는 작품이다.

회문시는 유희적(遊戱的) 창작의 성향이 강한 한시체로,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줄로 나열했을 때 순서대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의미가 통하고 시법에도 어긋나지 않게 지은 한시를 말한다. 특별히 바둑판처럼 시문을 배열한다든지, 중앙으로부터 선회하여 읽는다든지, 순환 반복하여 읽어야 의미가 통한다든지 하는 것도 있다. 말하자면 순독(順讀), 역독(逆讀), 선회독(旋回讀) 등이 가능한 시형이다.

이호우「회문시」는 일단 처음부터 끝까지 한 줄로 배열하면 다음과 같다.

“① 순독(順讀) → 동회노감만유유세사유탄급하주풍패난번고출무노주단적냉가주중정교학수아무반탑류운여객유동망원천양일석옹옹벽색수변누(同懷老感謾悠悠歲似流灘急下舟風旆亂飜高秫畝露珠團滴冷葭洲中庭敎鶴隨兒舞半榻留雲與客遊東望遠天凉日夕翁翁碧色樹邊樓) ← ② 역독(逆讀)”

이것을 다음과 같이 ① 순독(順讀), ② 역독(逆讀)을 해도 시의 의미도 통하고 시법의 가장 핵심인 압운(押韻), 평측(平仄), 대우(對偶)의 기본 원칙에도 어긋나지 않는다.

① 순독(順讀)

동회노감만유유(同懷老感謾悠悠)

세사류탄급하주(歲似流灘急下舟)

풍패난번고출무(風旆亂飜高秫畝)

노주단적냉가주(露珠團滴冷葭洲)

중정교학수아무(中庭敎鶴隨兒舞)

반탑유운여객유(半榻留雲與客遊)

동망원천양일석(東望遠天凉日夕)

옹옹벽색수변누(翁翁碧色樹邊樓)

② 역독(逆讀)

누변수색벽옹옹(樓邊樹色碧翁翁)

석일양천원망동(夕日凉天遠望東)

유객여운유탑반(遊客與雲留榻半)

무아수학교정중(舞兒隨鶴敎庭中)

주가냉적단주노(洲葭冷滴團珠露)

무출고번난패풍(畝秫高飜亂旆風)

주하급탄류사세(舟下急灘流似歲)

유유만감노회동(悠悠謾感老懷同)

① 순독(順讀)의 경우는 칠언율시(七言律詩), 평기식(平起式)이고, 운목(韻目)은 우(尤)이며 운자(韻字)는 유(悠), 주(舟), 주(洲), 유(遊), 루(樓)이다.

② 역독(逆讀)의 경우는 칠언율시(七言律詩), 평기식(平起式)이고, 운목(韻目)은 동(東)이며 운자(韻字)는 옹(翁), 동(東), 중(中), 풍(風), 동(同)이다. 시의 의미가 통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압운(押韻), 평측(平仄), 대우(對偶)의 기본 원칙에 전혀 어긋나지 않는다.

이런 회문시는 유희적(遊戱的) 성격이 강하여 말장난에 불과하다는 비판과 자신의 시적 재능을 자랑하는 지나친 자부심이란 비난도 있지만, 천부적(天賦的)인 시인의 능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의의와 평가]

회문시는 일반적으로 잘 지어지지 않는 시형의 하나이다. 언어유희적(言語遊戱的) 성격이 강하여 선비들이 기피(忌避)하는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조선 시대 성리학자들의 경우는 시를 짓는 것도 소기(小技), 여기(餘技)라 하여 즐겨 짓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문시를 능수능란하게 지을 수 있다는 것은 이호우의 시적 재능이 어떠한지를 짐작하게 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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