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0016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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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萬神傳 |
영어음역 | Mansinjeon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서울특별시 구로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사문 |
[정의]
2005년 시인 이은심이 구로문화원 건립을 기념하여 쓴 현대시.
[개설]
「만신전」은 구로문화원이 소임을 다하고 융성하기를 바라는 화자의 마음을 잠든 신들이 깨어나기를 기원하는 형식에 담아 형상화한 축시이다. 2005년 구로문인협회에서 간행한 『구로문학』 제9호에 실려 있다. ‘만신전’은 모든 신들을 모시는 신전이라는 뜻으로 구로문화원을 빗댄 표현이다. 구로문화원은 2005년 3월 지역 주민의 기대와 관심 속에 개원하였다. 현재 다양한 문화 예술과 관련된 강좌를 진행하고 각종 행사를 주최함으로써 구로 문화의 산실 역할을 하고 있다.
[구성]
12연 32행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대의 신들아’, ‘게으른 신들아’, ‘뭇신들아’ 등 돈호법을 반복하여 배치함으로써 기원의 간절함을 드러내고 있다.
[내용]
태극의 문을 열어젖히는 석조신전/ 새하얀 대리석 기둥을 따라/ 새빨강 넝쿨 장미는 기어오르리//
우유빛 미리내에 발목 적시며/ 물장구치는 푸른 별들의 윙크를 받으러/ 짧은 입맞춤과 우주적인 긴 팔 뻗는 포옹을 전하려······//
신들이여 깨어나라/ 무덤 아래 잠든 고대의 신들아//
이 시대의 딸기와 포도, 사과와 배로 빚어낸 술을 하얗게 타오르는 비석 위에 붓나니/ 굳게 닫힌 관 속 망자의 입술 안으로 흘러들어/ 짜릿한 신주의 맛에 깨어나는 만신의 눈길이게 하라//
오천년 묵언 수행으로/ 복수꽃 피어나는 언덕에 물길을 터/ 한강 이남의 터를 다져온 풍월의 신들이여//
깨어나라/ 몇천 년 잠든 게으른 신들아//
너의 돌같이 단단한 이마에/ 뜨거운 신주를 붓나니/ 차갑게 식은 너의 심장에/ 고동소리 크게 두근거리고//
붉은 장미 숱한 꽃잎 너울거리며/ 보이지 않는 영토의 강과 숲을 덮누나//
이제 이 땅에 천운이 돌아와/ 절로 문 열리는 하늘이/ 어린아기 웃는 해맑은 모습을 보리니/ 삼신각 누런 흙 아래 자는 듯 누워/ 이 땅의 일들 지켜보던 눈동자//
아홉 개 기둥이 일어서는 언덕 위에/ 따스한 빛물결 일렁거리며 올라와//
신전의 문턱 위에 신주를 붓는/ 마셔도 마셔도 취하지 않을 뭇신들아.
[특징]
「만신전」은 명령법[‘깨어나라’ 등]과 영탄법[‘강과 숲을 덮누나’ 등], 돈호법[‘뭇신들아’ 등]을 통해 엄숙하고 장중한 느낌으로 구로문화원의 융성을 기원하고 있다.
[의의와 평가]
1995년 이후 문화 예술을 향유하고 활성화하는 데에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는 구로문화원의 건립을 축하하는 축시라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신들을 호령하는 시적 자아의 목소리가 장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