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180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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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家神信仰 |
영어공식명칭 | Gasin Sinang |
이칭/별칭 | 가정 신앙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기도 구리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덕묵 |
[정의]
경기도 구리시의 가정에서 가족의 안녕과 풍요를 위해 가신을 받들어 모시는 신앙 행위와 믿음.
[개설]
가신신앙은 집이라는 건물 자체를 신체로 하거나 그 건물에 거주하면서 건물의 기능을 보호하는 동시에 그 공간에 사는 가족의 행·불행에 관계하는 신들에 관한 신앙을 말한다. 가신은 집을 단위로 하는 가족의 번창을 돕고 액운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신들이다. 가신은 집안 곳곳에 있으며 외부에서 들어오는 위험으로부터 가족을 보호하고 행운을 준다고 믿는다.
[가신신앙의 성격]
가신신앙은 집안에 있는 가택신을 모시는 신앙을 말한다. 샤머니즘적 사고에서는 모든 공간이나 사물에는 나름의 신이 존재한다고 여기기 때문에 집안 곳곳에도 신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청 대들보에는 성주신이 깃들고, 안방에는 아이들의 수명 장수와 주부의 출산을 도와주는 삼신 할머니와 칠성님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하며, 터에는 터주신, 문에는 문신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들 신에게 절기마다 제물을 올리고 집안의 안녕을 빈다. 지역에 따라 가신에 대한 명칭이나 신체, 의례 방식은 차이가 있다. 가신에 대한 고사를 충청도 등지에서는 안택 고사라고 하는 경우도 있으나 경기도에서는 주로 시월 상달에 고사를 많이 지내기 때문에 '가을 고사'라고 흔히들 부른다. 구리시의 가신 신앙은 구리시만의 특성이라고 하기보다는 경기도 내륙 지역의 일반적 성격과 동일하다.
[구리시 가신신앙]
경기도 구리시에서는 지금도 토박이 주민들을 중심으로 가신신앙이 전승되고 있다. 이를 사노동 주민을 사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구리시 사노동 안말 방복선의 집에서는 돼지 업 주저리를 뒤꼍에 만들어 놓았다. 업은 집안의 재운과 관련된 것으로 대개 뱀·족제비·두꺼비·돼지 등이 업으로 모셔진다. 이러한 업은 집으로 들어왔다고 여기는 집에서만 모신다. 방복선 집 뒤꼍 장독대에 돼지 업을 모셔 놓은 짚주저리가 있다. 작은 항아리에 벼를 가득 넣고 짚주저리를 씌워 놓았다. 방복선이 시집을 오던 1950년 무렵 이전부터 시어머니가 모셔 오던 것을 이어받아 모시고 있다고 한다. 이사를 다닐 때도 돼지 업 주저리만은 계속 가지고 다녔다고 한다. 이 집에서 업 주저리를 모시게 된 것은 시어머니의 꿈과 관련이 있다. 꿈에 돼지가 새끼를 많이 낳아서 부자가 되었으며, 실제로 돼지 업을 모신 이후 집안 형편이 나아졌다고 한다. 돼지 업 주저리 앞에서 매년 고사를 지내는데, 음력 10월 초 마을에서 공동으로 지내는 산치성을 마치고 난 후 날을 봐서 손 없는 날을 택해 고사를 지낸다. 제물로는 시루에 백설기를 해서 올리는데, 고사 때 사용하는 시루도 장독대에 함께 보관한다. 방복선은 시어머니가 하던 대로 이어받아서 지내고 있으며, 방복선이 사망하면 며느리가 이어서 지낼 것이라고 한다.
사노동 안말 추기만의 집에는 터줏가리를 뒤꼍 텃밭에 모셔 놓았다. 작은 옹기 항아리 안에 쌀을 담고 뚜껑을 덮은 후 그 위에 짚주저리를 씌워 놓았다. 항아리 밑에는 평평한 돌을 깔아 놓았다. 추기만이 태어나기 전인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 이전부터 누대에 걸쳐 모셔 왔다고 한다. 터줏가리는 매년 볏짚을 새로 가는데, 볏짚을 구하지 못하면 사서 만든다. 보통 음력 10월 초 마을에서 공동으로 모시는 산치성을 마치면 볏짚으로 주저리를 만들고 고사를 지낸다. 고사는 이때 말고도 수시로 지낸다. 추기만은 “일 년에 한 번이 아니라 몇 번이여. 만일에 내가 무슨 횡재를 했다. 돈을 벌었다 했을 적에는 거기다 좀 놓고, 또 무슨 뭐 고사 날, 가을에 고사 날은 물론 해야 되고, 또 좋은 일이라면은, 좋은 일이 생겼을 시에는 꼭 거기다가 술 막걸리를 해서 올려놓지.”라고 말한다.
사노동 안말 추계훈의 집에도 뒤꼍에 터주가리를 모셔 놓았다. 작은 항아리 안에 쌀과 돈을 넣어서 짚주저리를 덮어 놓았다. 이 집에서도 100여 년 넘게 누대에 걸쳐 모셔 왔다고 한다. 매년 10월에 고사를 지내는데, 짚을 새로 구해서 주저리를 교체하며, 제물로는 시루에다 떡을 놓고 막걸리와 북어 한 마리를 올린다.
사노동 언제 마을 서동우의 집에서는 다양한 집안신[家神]들을 모시고 있다. 뒤꼍에는 네 개의 짚주저리를 모셔 놓았는데, 터줏대감·뱀 업[긴 업]·족제비 업 등이 모셔져 있다. 짚주저리 안에는 쌀·볍씨·콩·물 등이 담긴 항아리가 있으며, 해마다 농사가 잘되길 빌고 가족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고사를 지낸다. 이 무렵 짚주저리를 갈아준다. 예전에는 칠월 칠석에 시할머니가 막걸리를 세 잔 부어 놓고, 아침 일찍 남이 들어오기 전에 호박으로 밀가루 부침개를 부쳐 놓고 제를 지냈다고 한다. 이 집안에서는 제사를 지내도 그곳에 음식을 가져다 놓는다. 안방과 마루에는 선반을 만들어 놓고 그 위에 상자를 올려놓았다. 상자 속에는 아기 기저귀감으로 쓰이는 올베 한 필을 넣어 두었는데, 성주와 삼신을 모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