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목차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9B030202
지역 경상북도 고령군 쌍림면 합가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박경용

포항 덕동댁으로도 불리는 이추자[1941년생] 씨는 24세 때 개실마을로 시집을 왔다. 이추자 씨는 당시로 치면 다소 늦은 결혼에다 아이도 3년 후에 생겨 2남 1녀를 낳았다. 자녀수가 적다는 질문에 “당시에는 새마을 운동이 전국적으로 불붙던 때라 셋만 낳아 기르자는 산아 제한 구호에 맞춰 그렇게 됐다.”면서 국가 시책에 모범적으로 따랐음을 강조했다. 다들 알다시피 이후 산아 제한 구호는 “둘만 낳아 잘 기르자”에서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로 바뀌었다고.

[새마을부녀회장을 15년이나 맡다]

이추자 씨는 새마을 운동이 점화되던 1971년부터 마을 부녀회장을 맡아 15년 동안 오로지 마을 발전을 위해 애써 왔다. 당시에는 ‘마을어머니회’라는 이름으로 50세 이하의 마을 여성 22~26명으로 조직되었다. 이추자 씨는 37세 때 부녀회장을 처음 맡았는데, 당시 부녀회원들 중에는 그녀가 가장 젊었다. 새마을부녀회의 주요 활동은 산아 제한 정책 등 주요 국가 시책의 정신 계몽과 절미 운동, 경로 효친 활동[잔치·여행], 봉사 활동[모내기·피 뽑기], 퇴비 증산, 마을 청결 등이었다. 경로잔치와 여행 경비는 절미 운동을 통해 적립되는 수익금으로 충당했다.

이추자 씨는 15년간 부녀회장을 맡으면서 농협 부녀 교실, 새마을 교육, 지도자 회의, 새마을 발표 대회 등 수많은 활동에 참여했다. 새마을 실천 사례 발표 대회에서는 고령군수상, 농협조합장상, 쌍림면장상 등 많은 상도 받았다. 어떤 때는 새마을부녀회 활동 실적이 우수하다고 평가되어 새마을운동본부나 공장새마을운동단체로부터 상금과 성금을 받아 어린이놀이터의 놀이 기구와 경로당 비품을 마련하는 데 충당하기도 했다. 이추자 씨는 장기간 부녀회장 일을 해오는 과정에서 때로는 집안일을 소홀히 한 부분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마을 발전을 위해 미력하나마 역할을 다했다는 점에 자부심과 긍지도 크다.

[개실마을 영농조합법인 이사로 활동하다]

개화(開花)실 마을답게 수려한 자연 경관과 점필재(占畢齋) 선생 마을로 이름난 덕분에 마을이 2002년 농촌 체험 마을로 지정되자, 이추자 씨는 여기에도 핵심 멤버로 참여해 왔다. 이추자 씨는 현재 농촌 체험 마을을 이끄는 개실마을 영농조합법인 이사 중의 한 명으로 일한다. 이추자 씨는 열다섯 명의 여성 회원 중 김숙자 씨와 박옥순 씨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데도 농사를 비롯한 기본적인 집안일 이외의 시간에는 항시 방문객을 맞이하는 농촌 체험 마을 도우미로 나선다.

이추자 씨가 지도하는 농촌 체험 마을 사업의 주요 행사로는 딸기나 고구마 수확, 엿·한과 만들기, 달걀꾸러미 만들기, 떡·국수 만들기, 물총 체험, 연 만들어 날리기 등이다. 이 중 쌀과 엿기름, 물을 사용하는 엿 만들기 체험은 특히 인기가 높아 “개실마을에서 엿 만들기 안 해 보면 후회하제.”라고 말할 정도란다. 개실마을 엿은 한과[유과]와 더불어 예전부터 설이나 추석 명절, 제사, 잔치 등에 집집마다 손님 접대용으로 만들어 먹던 귀한 음식 중의 하나이다. 최근에는 엿이 뇌 활성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더욱 인기가 높아졌다.

[나이 칠십에 농촌 체험 마을 선생으로 활동하다]

이러한 체험 행사들은 모두 개실마을에서 예전부터 행해 오던 일상생활의 한 부분으로서, 나이 일흔에도 이추자 씨는 익숙한 솜씨로 체험 활동을 지도하고 있다. 그녀가 지도하는 체험객은 유치원생에서부터 초등학교와 중학생, 고등학생은 물론이고, 대학생과 어른들까지 포함된다. 때로는 푸른 눈과 금발머리의 외국인들도 체험 활동에 참여한다.

이추자 씨는 농촌 체험 마을 선생으로 개실마을을 국내외에 알리고 또 마을 문화를 전승한다는 점에서 자부심도 크다. 여러 부류의 많은 손님들을 맞이하느라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왜 힘들어? 재밌지. 나이 칠십에도 개실 농촌 체험 마을 선생이여!”라면서 오히려 긍지에 찬 환한 웃음으로 응답한다.

이추자 씨를 비롯한 회원들은 항시 밝은 표정이다. 실제로 방문객들마다 “개실마을 아주머니들이 항시 웃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할 정도이다. 아마도 항시 여러 부류의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고, 정을 나누고자 하는 푸근한 마음 씀씀이에 그 비결이 있지 않나 생각된다.

개실마을 부녀자들은 최근 들어 마을 화합과 새로운 문화 창조를 위해 마을 풍물단을 조직하여 상당한 기량을 쌓았다. 도농 교류 축제장이나 한국농촌공사 행사에도 나가 출연료도 벌어 온다.

이추자 씨의 적극성과 긍정성, 환한 미소 속에 체험 마을 참관객들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체험 지도를 해 주는 유치원생들에게 누나, 언니라고 부르라 캐요. 그러면 아~들도 웃으면서 ‘누나, 언니!’라고 부릅니다.”라며 파안대소한다.

[정보제공]

  • •  이추자(여, 1941년생, 쌍림면 합가리 주민, 개실마을 영농조합법인 이사)
등록된 의견 내용이 없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