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목차

민요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2901390
한자 民謠
영어음역 Minnyo
영어의미역 Folk Songs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경상북도 고령군
집필자 박영식

[정의]

경상북도 고령 지역의 민중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져 전해 내려오는 노래.

[개설]

경상북도 고령군은 가야 문화의 발상지이자 중심지이다. 그리고 고령군은 교통의 중심이기도 하며, 옛날부터 농업이 발달한 곳이었다. 이러한 문화적·지리적 환경을 감안하면 고령 지역의 민요는 매우 다양하게 발달하였다고 볼 수 있다.

민요는 노동요, 의식요, 유희요로 구분된다. 노동요는 「모찌는 소리」와 「모심는 소리」, 「논매는 소리」, 「보리타작 소리」, 「밭매는 소리」, 「어사용[나무하는 소리]」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의식요는 「지신밟는 소리」, 「액막이 소리」, 「상여가」, 「달구 소리」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유희요는 「등검쟁이 타령」, 「각설이 타령[장타령]」이 특징적이다. 이 중에서도 보부상 노래인 「등검쟁이 타령」, 개진면의 장승백이 민속과 「논매는 소리」의 결합 현상은 주목할 만한 자료이다. 이는 보부상이 등장하는 「주인 딸과 결혼한 풍등골과 장승백이」 전설의 내용으로 확인할 수 있다.

[노동요]

고령의 「모찌는 소리」 노랫말은 ‘들어내세’ 유형과 ‘조루세[저루자]’ 유형이 보인다. 들어내세 형은 김천, 상주, 구미, 영천, 대구, 달성, 거창 등지에서 채록되었다. 즉 경상북도, 경상남도 서부 및 경상북도 내륙에 집중적으로 전승하는 노랫말 유형이다. 조루세 형은 상주를 거쳐 충청북도 영동과 중원까지 보이지만 경상남도 고성이 가장 전승력이 강하다. 따라서 고성의 소리가 고령에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 교환창이 아닌 선후창으로 불리는 것도 경상북도의 일반적 「모찌는 소리」의 가창 방식과 다르다.

고령에서는 모심는 일을 마칠 때 ‘조루자[저루세]’ 노래를 부른다. 전라남도의 「모심는 소리」는 주로 「상사 소리」를 쓰는데, ‘늦은상사 소리’와 ‘잦은상사 소리’가 장르적으로 보완 관계를 가진다. 고령의 경우 ‘조루자’와 같은 소리가 ‘잦은소리’의 기능을 한다. 대구 현풍에서도 이와 같은 노랫말 구연 방식을 찾을 수 있어서 고령을 포함한 주변 지역도 같은 문화권이라고 할 수 있다.

고령의 「모심는 소리」의 특징은 「자진모심는 소리」가 발달했다는 것이다. 교환창으로 소리를 주고받다가 「자진모심는 소리」로 옮겨 오면서 앞소리에 이어 일정한 뒷소리[“조루자 조루자 요 논빼미를 조루자”]를 부른다. 「자진모심는 소리」가 발달함에 따라 모심는 일을 마무리할 때 부르는 소리 또한 ‘조루자’와 ‘수제비’ 노래가 공존하는 특징을 보인다.

고령은 모심기와 논매기의 전국적 판도를 기준으로 볼 때 「모심는 소리」가 「논매는 소리」보다 우세한 지역이기 때문에 다양한 「논매는 소리」가 존재할 가능성이 많지 않지만, 고령은 「논매는 소리」가 발달한 지역이라 할 수 있다. 「논매는 소리」가 고형의 것이라면 고령은 고형의 소리를 많이 간직하고 있는 셈이다. 고령의 「논매는 소리」 중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이 고령군 개진면 양전리의 「세벌 논매기 소리」이다. 이는 개진면 장승제 놀이[1984년 재현]와 결합되어 연행된다는 점에서 제의성과 유희성의 결합 현상을 살필 수 있다. 설화가 연행되는 형태는 다양하지만 「논매는 소리」와 결합하여 강한 전승력을 지닌 경우는 드물다.

고령은 「옹헤야 소리」를 부르며 보리타작을 하는 곳이다. 고령과 같이 옹헤야를 사용하는 지역은 대구 달성군, 멀리는 칠곡까지 이어진다. 인접한 성주의 경우, 보리타작할 때 ‘어유하’ 혹은 ‘옹헤야’를 사용하기 때문에 상주권과 대구권의 중간 지점이라 하겠다. 「옹헤야 소리」는 고령이 핵심 전승권으로 보인다. 이 소리가 경남 서부로 갈수록 ‘옹헤야’와 ‘에화’의 결합 형태가 보이기 때문이다. 서부는 ‘에’, ‘호’와 같은 외마디 소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소리가 빨라진다. 고성, 의령, 함안의 보리타작 뒷소리는 ‘에화’이다. 따라서 대가야권과 남부 가야권 간에는 보리타작의 뒷소리를 공유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고령은 「어사용」의 전승이 활발한 지역이다. “이후후”라고 끝맺는 소리의 경우, 호랑이를 잡아먹는 ‘이후’라는 짐승이 있다고 믿는 곳이 고령이다. 이웃한 청도, 창녕, 합천, 양산의 「어사용」과 큰 차이가 없다. 「어사용」은 전라도 동부 및 전라도 내륙 지방까지 깊숙이 유출되어 「산야」, 「산유화」 등의 전라도식 「어사용」을 만들어 놓았다. 자유 리듬의 가창 방식으로 불리는 「어사용」은 매우 구슬프면서도 음악성이 풍부하여 서정 시가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는 소리라고 할 수 있다.

[의식요]

「지신밟는 소리」는 지신을 눌려 액을 막는 노래이다. 주로 정월 보름에 마을을 돌며 부른다. 고령에서 채록된 「지신밟는 소리」의 경우, 성악 가야산 여신 정견모주(正見母主)가 천신인 이비가(夷毘訶)와 짝이 되어 뇌질주일(惱窒朱日)과 김해 금관가야왕 뇌질청예(惱窒靑裔)를 낳았다는 것과, 두 천신·산신이 힘을 합하여 천지 정기를 모아 산천을 아름답게 만들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령의 「상여 소리」는 다른 지역과 비교해서 특이한 점이 없다. 뒷소리가 다양하게 발달한 것도 아니고, 불교적 색채가 강한 뒷소리가 보이지도 않는다. 주로 ‘애화넘차 오호’ 계열의 소리가 많이 사용된다. 이웃한 상주와 성주에서는 ‘어허’, ‘어화 넘차’ 계열이 쓰인다. 고령과 이웃한 거창의 경우에는 ‘너희넘차’가 불려진다. 거창은 상주와 진주의 전이 지대인데 진주의 ‘어로어로 어나리넘차 어화네’ 형을 따르지 않고 상주, 성주, 고령의 것과 닮아 있다. 상주 문화권이 강하다는 뜻이다.

풍수에 따른 발복 사상은 한국인의 현실 중심주의를 잘 반영한다. 그런가하면 「달구 소리」 속에는 자연에 대한 경의와 엄숙함이 배여 있다. 근원을 멀리 곤륜산에서부터 시작하여 명당, 혹은 양택으로까지 끌어오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지신밟기와 「달구 소리」는 맞닿는 부분이 많다. 다만 지신밟기는 그 성격상 지신을 눌러 액을 막는다는 신앙성이 강하고, 「달구 소리」는 봉분을 강하게 다져 흘러내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현실적 기능과 제액소복하는 종교성이 양면으로 존재한다. 사토가 많은 지역일수록 「달구 소리」가 발달하였고, 지신 신앙이 강한 곳일수록 지신밟기가 유행한다. 영남 지역 동부 및 중남부는 전국적으로 보아도 지신밟기가 강하게 전승되는 곳이다. 고령도 그 지역에 속한다.

[유희요]

고령을 포함한 인근 지역은 상업이 발달하여 「징금이 타령」, 「장타령」, 「돈타령」, 「금강산 조리장사」, 「독장사」 등의 상업적인 근대 타령류가 주류를 이룬다. 그리고 경북 중·남부 권에서 주로 불리는 소리 중에서 「방아깨비 노래[황글래비 타령]」가 고령에서도 채록되었다. 반면에 거창 쪽에서 두루 전승되는 「질꼬냉이」가 고령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옹헤야」가 그 기능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고령의 유희요 중에서 특히 주목되는 노래가 「등검쟁이 타령」이다. 보부상들이 주로 불렀는데, 지명을 이용하여 노랫말을 구성하였다는 점에서 사설 엮음 방식이 독특하고, 그 비유가 지명의 특성을 잘 살리고 있다. 이러한 언어유희와 교술적 기능을 수행하는 가사 중에 「영남가」가 고령에 있다.

교통이 발달한 것과 관련하여, 고령의 유희요 중에서 또 주목되는 노래가 「각설이타령」, 일명 「장타령」이다. 고령군 쌍림면을 중심으로 전승되었던 「각설이 타령」은 그 가짓수가 여섯 종류에 이른다. 10자 각설이는 숫자풀이요에 해당하고 장 각설이, 바지 각설이, 길 각설이는 언어유희요에 해당한다. 잡놈 각설이, 서리 각설이는 일종의 나열식[병렬형] 언어유희요이다.

[참고문헌]
등록된 의견 내용이 없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