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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처녀 조순자의 시골살이 이전항목 다음항목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7D040302
지역 충청남도 공주시 계룡면 중장리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홍제연

서울 출신 조순자씨는 스무살에 공주 사람을 만나 결혼하여 중장리 삼거리마을에 살기 시작했다. 서울과 중장마을의 분위기를 비교한다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으리라. 하루에 한두번 동네에 들어오는 버스는 물론이고 신문과 TV가 없다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를 시골동네. 그저 벌레소리 새소리만 들려오는 조용한 세상이었다. 답답했다. 나물조차 뜯어본 적이 없는 여자에게 농사라니.

처음 시집왔을때에는 앞이 캄캄해지는 심정이었다. 생전 처음해보는 농사일에 일손을 더해주기는 커녕 일거리를 만드는 꼴이 되어 ‘하지말까’ 하는 생각도 여러번 했다. 하지만 서울 여자의 오기가 있지. 동네에서는 관심도 없던 딸기 농사를 시작했다. 비닐하우스 2동을 만들고 딸기모종을 심었는데 햇볕이 적은 동네이다 보니 열매 상태가 좋지 않아서 어쩔수 없이 관두고 이런 저런 특수작물에 도전해 보았다. 그리고 번번히 실패하는 과정에서 의욕을 완전히 잃어버린 적도 있었다.

농사를 해서는 도저히 살 수 없다는 생각에 농사꾼 남편의 등을 떠밀어 미장일을 배우게 하고, 직접 시내에 나가 식당 일 등을 하기도 했다. 사실, 농사짓는 일보다 훨씬 수입은 좋았는데 이게 과연 우리부부가 가야할 길인지 고민이 많았다. 조상 대대로 중장리에서 농사를 지어온 삼척진씨 가문의 아들 내 남편이 장화를 신고 농기구를 둘러 매고 논 밭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며 욕심을 버렸다.

올해에는 또다시 동네 최초로 야콘을 심어보았다. 10월중에 수확할 예정인데, 과연 성공할 것인지 기대가 많다. 그리고 어차피 농사에는 실력이 없으니 손이 덜 가는 들깨를 조금 심고, 시간이 남으면 가끔 공주시내에 나가 일도 한다. 대학 졸업한 딸이 사회생활을 하고 있어 한 짐을 덜었지만, 중학생 고등학생 두 아들이 있으니 마음 놓고 쉴 때가 아니다.

이제는 친정인 서울에 가면 숨이 막힌다. 서울 태생이 맞나 싶을 만큼 시골사람이 되어버렸나보다. 시골살이를 추천한다면 무엇을 말해주겠느냐는 질문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한여름 새벽의 시원한 바람과, 가족같은 이웃 사람들 모습이다.

오늘도 이웃에 사는 시아주버님이 커다란 붕어 한 마리를 주고 가셨다. 조금 전에 한참 뜯은 쑥과 돌미나리로 저녁상을 차리기 위해 서둘러 집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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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자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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