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절기마다 철마다 마을잔치를 벌였던 기억이 있다. 매년 보릿고개를 걱정하는, 여유롭지 않은 삶이었기에 마을잔치는 모두가 조금씩 추렴해 다같이 즐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농사일의 중요 시기때마다 이런 행사가 함께해 농사의 고단함을 잠시 잊고, 다음 작업을 준비하는 때이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먹고살기 좋아지니, 마을잔치가 더 줄어들었다. 정월에 괴목대신제와 삼거리 당산제를 마치고 나면 5월 어버이날, 삼복날의 점심식사, 그리고 연말 마을 총회가 기다린다. 2007년에는 초복날 삼거리마을에 있는 ‘갑사골가든’ 식당에서 오리구이 회식을 했고, 중복에 맞춰 부녀회(회장 김이분)에서 음식을 준비했다. 비용은 일년중 가끔 생기는 찬조금을 모은 것이다. 마을회관에 중장1리 주민들 모두가 모여 콩국수와 닭백숙 각종 부침개, 여름과일을 맛보며 막걸리와 동동주를 마셨다. 개를 잡기도 했었지만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다들 좋아하는 닭백숙으로 메뉴를 정했다.

부녀회원들은 마을회관 아래층에서 음식을 해 열심히 나르고, 어른들은 잘 차려진 상 앞에 앉아 회포를 푼다. 마을회관의 방 세 개중 두군데에는 남자들이, 가장 넓은 거실에는 여자들이 모여 앉았다. 외지에 나가있던 식구들도 초대하고, 상가촌과 민박촌 사람들도 부른다. 젊은 사람들이 드물다 보니 청년회원의 평균나이는 40대 후반이다. 60세가 되어도 젊은이 취급을 하니 방안에서는 즐거운 농담이 오고가고 독거노인들도 이날 만큼은 북적대는 마을사람들과 가족처럼 따뜻한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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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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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중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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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중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