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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702239
한자 平生儀禮
영어의미역 Life Cycle Ceremony
이칭/별칭 통과의례,일생의례
분야 생활·민속/민속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충청남도 공주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효경

[정의]

충청남도 공주시에서 일생을 거치면서 인생의 중요한 단계마다 지내는 의례.

[개설]

평생의례는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겪게 되는 의식과 예절로서 ‘통과의례’, ‘일생의례’라고도 한다. 인간의 일생은 연속적인 과정이기도 하지만 몇 가지의 단계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단계를 건널 때마다 의례가 따른다. 따라서 평생의례는 개인의 사회적 지위가 변화되었음을 공식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의례들은 개별적인 인간을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혹은 새로운 지위로 자연스레 옮아가도록 한다. 의례를 통해서 개인은 물론이고 그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의 구성원들도 새로운 사회적 지위와 역할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개인적인 의례인 동시에 사회적인 의례인 평생의례는 관혼상제(冠婚喪祭)라 하지만, 출산이 누락되어 있어 평생의례라 하겠다. 공주 지역에서 행해지는 평생의례를 출생부터 시작하여 죽음까지 간략하게 살펴본다.

[출산의례]

혼인한 신혼부부에게 아이는 두 사람을 이어주는 결실이자 가정의 화목을 이끌어갈 절대적인 존재이다. 혼인하여 3년 정도가 지나도록 소식이 없으면 걱정이 앞선다. 이럴 경우에는 아이를 낳고자 백방으로 노력을 하는데, 그것이 기자(祈子) 신앙과 그에 따른 의례이다. 가장 보편적인 것은 계룡산이나 마곡사 등의 사찰에서 불공을 드려 신불(神佛)의 가호를 빈다. 정성이 극진할 경우에는 백일치성을 드린다. 그러나 임신은 무엇보다 삼신(三神)이 돌보아 주아야 가능한 일로 관념한다.

이러한 관념 탓에 산이나 물에 나가 삼신을 모셔오거나, 출산한 집에 가서 삼신께 바친 첫국밥을 산모보다 먼저 먹기도 하고, 삼신을 위했던 짚을 가져다가 자신의 집에서 별도로 삼신을 위하기도 한다. 산가(産家)의 물건은 삼신으로 상징된다. 이처럼 자식을 두는 문제는 인간의 의지와 노력에 의해서 결정되기 보다는 신불의 도움에 좌우된다고 믿었다.

이처럼 신령의 개입으로 인해 태어나는 아이는 귀찮거나 불필요한 존재가 아니라 삼신의 돌보심을 받는 소중하고 존엄한 존재로 여겨진다. “아이는 열 살까지는 삼신이 돌보고, 그 후로 부모가 돌본다.”는 말처럼, 생겨난 아이는 부모와 더불어 삼신의 돌봄으로 성장한다.

아이가 성인으로 자라기까지에는 백일(百日)과 첫돌을 거쳐 10여 세를 지나게 되면 남자는 관례(冠禮)를 치루고 여자는 계례(笄禮)를 치루게 된다. 지금도 백일과 첫돌은 아이의 건강한 성장과 순조로운 삶을 기리기 위한 영속선상에서 기념되고 있다. 그러나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중요한 평생의례의 한 가지였던 관례와 계례는 그 절차상의 번잡함으로 잊혀지면서도 그 의미만은 현대적인 성년(인)식으로 변용되고 대체되어 계승되고 있는 형편이다.

[혼례]

예전의 혼례는 오늘날과 달리 중매에 의한 전통혼례로 치러졌다. 1900년대 중반까지는 여자와 남자 모두 20세가량에 혼인을 했으며, 23세가 넘으면 노처녀, 노총각이라 했다. 남자 보다 여자가 보통 2~3살 정도 많았기에, 꼬마신랑이 흔했다. 간혹 경제적 형편이 어려우면 딸을 미리 시집보내는 ‘민며느리’도 있었다. 11~12세에 미리 신랑집으로 가서 4~5년 정도 생활하다가 혼인식을 올린다.

대체로 이웃한 부여, 공주, 논산, 청양 등의 인근 지역 출신과 혼인을 하였다. 비교적 동일한 문화영역 안에서 문화적인 동질성이 전제되어 익숙하고, 상대방에 대한 정보도 쉽게 입수할 수 있는 인근 지역 사람들과 혼인이 맺어졌던 것이다. 젊은이들과 달리 고령자들은 같은 동네 사람들과 혼인하는 예는 매우 드물다.

[회갑례·회혼례]

태어난 지 61세가 되면 태어난 해의 간지가 되돌아온다. 태어난 갑자가 되돌아왔다는 의미에서 이를 회갑(回甲) 혹은 환갑(還甲)이라 한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60세는 장수(長壽)의 상징이었다. 40~50세에 돌아가시는 분이 많았으므로 회갑을 맞으면 자손들이 기쁜 마음에서 잔치를 벌인다. 회갑 날에는 자손들이 마련해준 고운 한복으로 갈아입는데, 남편이 일찍 세상을 떴다면 고운 색의 천으로 깃과 동정에 덧댄 한복을 입지 못한다. 해로를 하지 못한 것의 표식인 셈이다.

사망한 사람의 회갑은 사갑(死甲)이라 하여 당일 아침 일찍 산소에 가서 제사를 지내고, 옷 한 벌을 마련해서 그 옆에서 태운다. 망자의 의복이니 흰색으로 마련한다. 이 날은 집에서 가족 및 친지들이 모여 식사라도 한 끼 나누어 먹으며 망자를 회고한다. 혼인 후 60년 동안 해로(偕老)를 했다면 회혼례를 치러준다. 부모보다 먼저 사망한 자손이 없고 궂은 일이 없는 경우에만 행하므로 매우 드물게 행해졌다. 다시 한 번 혼례를 치른다는 의미에서 혼례복으로 성장(盛裝)을 하고 예식을 베푼다.

[상례·장례]

사람은 태어나서 언젠가는 사망에 이르게 된다. 죽은 자를 죽은 자의 세상으로 보내고, 산자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산자의 세계로 되돌아오게끔 하는 의례이다.

죽음은 미리 예견할 수 있기도 하는데, 병이 깊은 분의 손톱 밑이 노랗게 되면 곧 죽음에 이른다고도 하고, 까마귀가 산에서 나와서 마을 위로 울며 날아다니기도 한다. 특히 까마귀가 마을 안을 바라보며 울면 반드시 초상이 난다. 죽음의 전조(前兆)는 마음의 준비를 하게끔 한다.

이처럼 준비가 가능한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를 호상(好喪)이라 한다. 본인이 60~70세 이상의 수(壽)를 누렸거나, 자손이 모두 무탈한 경우만이 해당된다. 이럴 경우에는 출상하기 전날에 동네사람들이 상여를 꾸며 한바탕 놀이를 한다. ‘상여 흐르기’라 하여 상여를 꾸며서 시신을 모시지 않고 집 앞 마당에서 상여소리를 하며 논다. 내일 있을 예행연습인 동시에 망자를 즐겁게 보내기 위한 의례이다.

반면에 준비하지 못한 죽음은 악상(惡喪)이라 한다. 젊거나, 혼인을 하지 못하고 죽은 미혼자(未婚者)의 죽음이거나, 집 바깥에서 죽은 객사(客死), 임신부가 아이를 낳지 못하고 죽은 경우가 해당된다. 이럴 경우에는 많은 의례가 생략된 채 간소하게 치러진다. 이처럼 죽음은 정상적인 것과 비정상적인 것으로 구분되어 예를 거행한다.

호상(好喪)은 자손이 지켜보는 앞에서 숨을 거두고, 가족이 돌보는 가운데 가족들과 친지 및 이웃들과 서서히 작별을 한다. 죽음을 확인하고, 인지하고, 받아들이기는 과정이 의례로 표현된다. 반면에 악상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의례가 생략되기도 하고, 특별한 의례가 추가되기도 한다. 특별함을 인지시키기 위한 조치들이 취해진다.

미혼자의 죽음은 매장하기 하기 전에 여자에게 남자 옷을 입히고, 삶은 서숙(일명 조)을 손에 쥐어 주고는, “이 서숙에서 싹이 날 때까지 너도 무덤에 있어라!”라고 주문을 건다. 결코 인간의 세상에 다시 나타나지 말라는 주문이다. 온전하지 못한 것을 두려워하고 그것을 인간의 세상과 차단시키려는 것이다. 이처럼 죽음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 넘는 것으로 그것을 삶에 받아들여, 질서를 부여하기 위해서 상례·장례 예식을 치르는 것이다.

[제례]

조상의 은덕을 기리기 위해 베푸는 제례는 조상이 돌아가신 기일(忌日)에 지내는 기제(忌祭)와 5대조 이상의 조상 묘를 찾아다니면서 지내는 시제(時祭), 설과 추석 등의 명절에 지내는 차례(茶禮)가 있다. 기제는 방안에서 모신다고 하여 방안제사라 하며, 4대조까지를 모신다. 근래에는 조부모까지 모시고, 증조부부터는 시제로 모신다. 공주군의 특징으로 지적할 만한 것은 차례에서 찾을 수 있다.

차례는 유교 예서에 포함되지 않는 속절(俗節)로 지역적인 특징을 보다 많이 포함하고 있다. 설 차례를 지낼 때 집안의 가신(家神)에 치제가 매우 약화되어 나타난다. 인근의 설과 추석 차례를 지낼 때에 가신을 먼저 위하고 조상을 위하는 형식이 전라도로부터 논산군까지는 강하게 나타나는 것과 달리 공주군에서는 약화되어 나타난다.

또한 떡국에 만두를 넣지 않는 점도 특징으로 지적할만하다. 경기도 지역에서는 설과 만두와의 관련성이 깊음을 감안할 때 공주군은 그러한 현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 점이 특징이다. 이 두 가지 특징은 충청도의 특징이자 공주군이 지닌 중부지역의 문화영역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의의와 평가]

평생의례는 개인의 사회적 지위 변화를 정당화하는 효과가 있다. 사회적 지위가 변화되는 것을 의례를 통하여 공식적으로 밝힘으로써, 그 변화는 사회적 인정을 받게 되고 당사자는 새로운 지위에 부합한 역할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다. 그 외에도 평생의례는 인생의 전환점마다 사회적 주의를 받는 것이다. 이는 인생의 전환점에서 맞게 될 다양한 부정적인 현상을 극복하고 피할 수 있는 장치가 되기도 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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