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임영춘이 전라북도 김제 금만평야를 배경으로 일제강점기 민족 수난사를 기록한 장편소설. 『대지의 유언』은 서해안 간척지 갯들을 중심으로 만경들과 호남벌이 겪은 일제 강점기 민족 수난사를 기록한 임영춘의 세 번째 장편소설이다. 임영춘은 1981년 『갯들』로 시작하여 1988년 『들판』, 1994년 『대지의 유언』에 이어 우리의 들판이 일제에 탈취당하고 개펄마저 일본인들의 손...
내촌마을은 여느 동네처럼 집들이 한곳에 모여 있지 않고 흩어져 자리를 잡고 있다. 그래서인지 마을 곳곳을 부르는 이름들이 있다. 듣기만 해도 정다운 ‘큰뜸’, ‘구석뜸’, ‘너머뜸’, ‘재너머’ 등이 그것들로, 오랜 옛날부터 부르던 이름 그대로이다. 김분순[1933년생] 할머니는 시집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지명 때문에 당황스러웠던 이야기를 재미있게 해 주었다....
코스모스가 길을 따라 길게 양편으로 늘어서서 가을바람에 하늘거리는 모습은 누가 봐도 아름다운 풍경이다. 그 길에서 바라보는 하늘과 땅이 맞닿은 광활한 김제만경 평야는 우리나라의 최대 곡창지이다. 그러나 아름답고 풍성한 현재의 풍경은 그냥 쉽게 만들어진 것이 아닌, 선조들의 피땀으로 얼룩진 부산물이다. 억압과 착취에 항거한 농민운동인 동학농민운동명은 이 지역 일대를 근거지로 시작되었...
김제(金提)라는 지명을 풀이하면 ‘황금을 캐내는 둑’이라고 한다. 여기서 황금은 노랗게 황금색으로 일렁이는 추수기의 벼이삭을 의미한다. 만경(萬頃)이란 말 또한 1만 이랑의 드넓은 평원을 가리킨다. 따라서 예부터 부르는 ‘징게 맹갱 외얏밋[외배미] 들’은 ‘황금이 노랗게 일렁이며 끝없이 하나로 이어진 너른들’이라 풀이할 수 있다. 기름진 옥토와 따듯하고 비가 많은 기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