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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보물창고, 한국은행 화폐소각장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16D030303
지역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송내동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웅규

“옛날 한국은행 화폐소각장이 지금의 송내 2동 사무소 앞에 있는 송내실내체육관 자리에 있었죠.”

한국조폐공사에 따르면 국내의 은행권은 100% 면으로 만들어져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손색이 없을 정도의 품질을 자랑하고 있다. 은행권 생산은 수준 높은 기술이 요구되고 있는 첨단산업으로, 한국조폐공사는 선진적인 제조 기술을 인정받아 해외로 화폐를 만들어 수출까지 하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화폐도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친다. 화폐는 한국조폐공사에서 생산되어 시중에서 사용되다가 한국은행을 거쳐서 폐기되는 순환 과정을 겪는다. 한국은행에서는 매년도마다 민간의 화폐 제조량을 결정하고 생산하는데, 시중에서 사용되다 손상화폐로 구분되어 사용할 수 없는 화폐는 폐기 처리한다.

송내동에는 현재는 사라지고 없지만 송내실내체육관 자리에 한국은행의 화폐소각장이 위치하고 있었다.

“옛날 화폐소각장이 지금의 송내 2동 사무소 앞에 있는 송내실내체육관 자리에 있었죠. 쓸 수 없는 화폐에 큰 구멍 두 군데 뚫어가지고 가면 뒤에 경찰관 2명이 절차대로 감시하느냐고 따라가죠. 처음에는 소각을 했는데 나중에는 융해를 했어요. 약물로 융해를 해서 종이는 종이대로 따로 처리했어요.”(박순규, 부천새마을금고 이사장, 1952년생)

한국은행 화폐소각장은 실제로 사용하는 화폐가 왔다 갔다하는 중요한 장소였지만 마을사람들에게는 그저 한국은행에서 운영하는 무엇인가로 인식되는 정도였다. 하지만 항상 경찰들이 경호를 하고 지키기 때문에 사람들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그쳐야 했다고 한다.

“그게 생긴 게 62년도 쯤 될 거예요.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화폐소각장이 생겼어요. 생길 때 호기심 같은 것은 전혀 없었고요. 하여튼 뭔가가 들어왔어요. 소문도 없이 그냥 건물이 생기기 시작을 했어요. 제가 여기서 집이 가까웠는데 저도 다니면서 뭘 짓고 해서 뭐를 짓는가보구나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그게 돈 태우는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그것을 소문내고 하지는 않았어요. 지금 같으면 보안 사항 같은 거겠죠. 명패도 소각장이 아닌 한국은행 뭐라고 했어요. 나중에 알았죠.”(박병계, 지역 토박이, 1949년생)

마을 사람들에게도 철저한 보안사항이었던 소각장은 마치 비밀의 보물창고처럼 항상 철문으로 굳게 잠겨 있었다.

“그곳은 항상 문이 잠겨있었어요. 사람들도 없었고요. 우리는 학교를 갔다 오면 집안의 일을 도와야 했기 때문에 한가롭게 그런 곳에 관심을 두고 할 여유가 없었어요. 단지 근처에서 헌병을 본 것 같아요. 제가 그리로 학교를 다녀서 알아요.”(박병계, 지역 토박이, 1949년생)

분명 지폐소각장은 지폐가 소각된다는 점에서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여지는 충분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 대표 권력기관인 경찰들의 지속적인 감시와 경호로 인해 미리 겁을 먹고 알아볼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당시 송내동 주민들이 마을에 들어선 화폐소각장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돈 먹는 괴물이 들어온 것이 반갑지는 않았겠지만 이제는 사라지고 없어진 한국은행 화폐소각장은 분명 송내동에 존재했던 의미 있는 건축물이었음은 분명하다.

[정보제공]

  • •  박병계(지역 토박이, 1949년생)
  • •  박순규(부천새마을금고 이사장, 1952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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