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6A0204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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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심곡동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강정지 |
부천의 자존심, 깨끗한 기업경영 ‘유한양행’
부천에서 태동한 유한양행은 깨끗한 경영을 하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기업들로부터 정치자금을 받는 것이 당연시 됐던 시절, 정권은 유한양행의 세무조사와 재무조사는 물론 약품 성분까지 조사했는데 아무런 하자를 발견하지 못하고 동탑산업훈장을 수여하였다. 이 결과 유한양행은 1968년 국내 최초의 동탑산업훈장을 받고 1년 동안 세무사찰 면제를 받았고, ‘한국 유일의 자진납세업체’, ‘한국 유일의 장부공개업체’ 등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경영 스타일 때문인지 서울 동작구 대방동의 유한양행 본사에는 사무실 곳곳마다 창업자인 고(故) 유일한(柳一韓)[1971년 타계] 전 회장의 사진이나 어록을 새긴 액자가 걸려 있다. 어느 기업이나 창업주의 액자가 걸려있지만 그의 철학을 진정으로 흠모하는 유한양행 직원들에게는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고 한다.
지난 1926년 설립된 유한양행은 일제시기 결핵치료제·항균제 등 필수 의약품을 출시하며 ‘제약 기업’으로 발돋움했고, 1960~70년대 고속 성장기를 거쳐 장수(長壽)의 기틀을 마련했다. 특히 지난 1971년 유일한 전 회장이 갖고 있던 유한양행 주식을 사회복지재단인 유한재단과 학교법인 유한학원에 대부분 기증하면서 직원들의 높은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유일한 회장 사후(死後) 유한양행은 전문 경영인 체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해 안정적 경영 기반을 마련했다. 여기에 다양한 히트 상품과 긴밀한 노·사 협력이 결합되면서 장수 기업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이런 경영 방식은 유일한 전 회장의 창업이념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좋은 상품들을 만들어 이윤을 내고 이를 교육사업 등을 통해 사회에 환원한다는 결심 아래 유한양행을 창업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무리한 이윤 추구보다는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데 힘써 왔다. 여기에 1960~70년대 국내 경제 발전에 힘입어 제약 산업이 급속도로 발달한 것이 고속 성장의 발판이 됐다. 유한양행은 품질 경영에 주력하여 비타민제 ‘삐콤씨’, 종합감기약 ‘콘택600’ 등 빅 히트 상품을 잇달아 내놓았다. 결국 이런 제품들은 30년이 넘은 지금도 매년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주는 효자 상품들이 됐다.
여기에 회사 이익이 유한재단이나 유한학교를 통해 사회복지 활동 등에 사용됨에 따라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높아졌다. 1975년 노조 설립 이래로 지금까지 노사 분규가 한 번도 없었을 만큼 기본적으로 노사 간에 상호 신뢰가 두텁다고 한다. 깨끗한 기업 경영과 노사간의 협력으로 유한양행은 부천을 넘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지금도 그 발전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