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6019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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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富川詩抄 |
영어의미역 | Poem of Bucheon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경기도 부천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구자룡 |
[정의]
이향안이 경기도 부천시 송내동과 괴안동의 옛 지명을 시어로 활용하여 지은 시.
[내용]
「송내동초(抄)」
궂은 맘일랑 ‘늦재’로 떠나 보내고
궂은 맘일랑 ‘망(亡)골’로 떠나 보내고
궂은 맘일랑 ‘돌내’의 맑은 물소리로 씻어내고
궂은 맘일랑 ‘솔산’의 솔소리로 씻어내고
평산갑씨(平山甲氏) 종문(宗門)이 정착한 ‘산골말’서도
전주이씨(全州李氏) 종문(宗門)이 정착한 ‘구지(九芝)말’서도
이천서씨(利川徐氏) 종문(宗門)이 정착한 ‘씨(氏)말’서도
못된 맘일랑 ‘솔산’의 맑은 솔소리로 휑궈내고
못된 맘일랑 ‘돌내’의 맑은 물소리로 씻어내고
못된 맘일랑 ‘망(亡)골’로 넘겨 보내고
못된 맘일랑 ‘늦재’로 넘겨 보내고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괴안동초(抄)」
안동권씨(安東權氏)의 한 가정이
맨 처음 이 마을 주인으로 와서
충남도(忠南道) 맹산골의 원을 지냈다는
그 권력보다는 치성법을 익혀와서
동구(洞口)의 일위노괴목(一位老槐木)에서
정성껏 안가태평(安家太平)을 빌어오더니
먼데 사람들이 그걸 전해 듣고
이 마을 이름을 ‘괴안리(槐安里)’라 불렀단다
마는, 그 괴목(槐木)은 구한말(舊韓末) 대원군(大院君) 시절에
부평군(富平郡)의 관리의 눈에 띄어
그만 대포(大砲) 바퀴로나 짤려나가고 말았으니
그 뒤, 또 어디 어디서 이주해온
전주이씨(全州李氏), 파평윤씨(坡平尹氏)의 후예들까지도
서운키는 매우 서운하지만
그런 치성법쯤 잊고 살아도
아직 잘 살아오기만 하단다
[의의와 평가]
참 재미난 시다. 「송내동초(抄)」와 「괴안동초(抄)」로 나누어진 「부천시초」는 시 한 편 읽고 나면 두 동네의 이름과 역사와 현대의 재미를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늦재, 망골, 돌내, 솔산의 지명이 차례로 또다시 역순으로 등장하면서 궂은 맘, 못된 맘을 없애는 주문 같은 방법을 일러주고 있다. 전래동화 한 편 읽는 듯하다.
권력보다는 치성법을 익혀온 안동권씨 한 가정이 동구의 한 괴목에서 정성껏 안가 태평을 빌어오던 모습을 먼데 사람들이 보고 지어준 이름이 괴안동이다. 그러나 구한말 대포 바퀴로 잘려나간 괴목은 이제는 괴안동에 없다. 그런데 참 이상한 노릇이다. 그런 치성법 쯤 잊고 살아도 누구 하나 망하는 법 없이 아직 잘 살아오기만 하다니. 치성을 안 드리는 게 또 이시대의 치성법인 듯 재미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