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16019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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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戀歌 |
영어의미역 | Love Song of Boksagol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경기도 부천시 심곡본동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구자룡 |
성격 | 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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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 최은휴 |
창작연도/발표연도 | 1993년 |
[정의]
1993년 최은휴[1931~2002]가 경기도 부천의 옛 이름인 복사골에 대한 그리움을 소재로 하여 지은 시.
[내용]
정겨움을 빼앗아 버린
거리
소사(素砂)를 빼앗고
복숭아마저 못 열게 했다
자욱한 먼지속에
잊어버린 소사를 찾으려고
헤매다 지친
쾡한 농부의 눈망울
수밀도(水蜜桃)만이 어리어
시들어가는 정
얽힌 옛 얘기서 나
찾으려고
야위어 가는 정을 못잊어
명멸하는 가로등에서
동쪽으로 뻗은 나뭇가지를
찾는 무당의 신바람
환상이 아니라 현실 속의 꿈도 아니라며
가지치기의 가위를 잡고
복사골 노래나마 한곡 불러보는게
간절한 소망이라네
[의의와 평가]
무당이 굿판을 벌였다. 그러나 신명나는 굿판이 아니라 간절한 소망 이루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신세에 대한 굿판이다. 그래서일까 무당의 굿판은 쓸쓸하다. 무당이 부르는 복사골 연가라, 참 흥미로운 발상이다. 무당이야 어디 고향을 생각할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 생각이나 했을까. 신들린 점쟁이쯤으로 치부해버렸던 것을, 그러나 그에게도 그리움은 있는 법이다. 그 그리움이 시 한 편으로 탄생했다.
정겨움을 빼앗고 소사를 빼앗고, 복숭아마저 못 열게 한 한스러운 세월,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했던가. 무당의 신(神)바람도 맥을 못 춘다. 이유가 무엇일까. 가지치기의 가위를 잡고 복사골 노래나마 한 곡 불러보는 게 소원이라면 소원인 무당은 야위어가는 정을 못 잊어 명멸하는 가로등에서 나뭇가지를 찾고 있다. 신칼이 아닌 가지치기의 가위라도 잡고 굿이 아닌 복사골 노래라도 한곡 불러보고 싶은 무당은 차라리 평범한 복사골 시민이다. 누군가를 위해 굿판을 벌리기보다 자신을 위해 복사골 연가를 한바탕 불러보고 싶다.
마음 간절하게 부르는 복사골 노래 한곡은 어느새 연가 되어 그리움으로 퍼진다. 정겨운 거리, 복숭아 주렁주렁 열린 소사의 거리 찾고 싶다며 잊혀져버린 소사를 자꾸만 기억해내고 있다. 기억 속의 복사골은 오늘도 노래되어 온 도시를 흘러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