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50157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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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黃金山-鬼神 |
영어의미역 | The ghost of A Tree |
이칭/별칭 | 황금산(黃金山)의 목신(木神)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동동|대부남동|대부북동 |
집필자 | 이현우 |
[정의]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동에서 나무귀신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황금산의 나무귀신」은 마을 사람들이 신성시하는 황금산의 향나무는 가지를 꺾는 것 조차도 금기시 하는데, 아내는 오히려 나무를 완전히 베어서 화를 자초했다는 향나무귀신의 신령스런 식물신이담이다. 즉 마을 주민에게 교훈으로 삼고자 신성한 나무를 베는 것을 자기 자식의 목숨과 바꾸는 것으로 징벌하고 있다.
[채록/수집상황]
1997년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로 현지조사를 나가 주민 김동열[남, 69]로부터 이현우가 채록하였는데, 이는 2002년 안산문화원에서 발간한 『대부도향리지』에 실려 있다.
[내용]
황금산은 안산시 단원구 대부동에서 제일 큰 산으로, 이 산에는 많은 이야기가 전해 오고 있다. 그 가운데 나무귀신 이야기를 소개한다. 아주 먼 옛날 이곳에 부부가 살고 있었다. 남편은 부인을 매우 사랑하였고, 부인은 남편을 하늘같이 공경하였다. 비록 가난하긴 했지만 슬하에 세 살이 된 남자 아이까지 두고 단란하게 살았다.
어느 날 남편은 나무를 하러 황금산에 올라갔다. 숲이 우거져 무시무시한 생각도 들고 어쩐지 예감이 좋지 않았지만 무사히 나무를 한 짐 잘해 가지고 내려가려 할 때, 뒤에서 무엇이 잡아당기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는 있는 힘을 다해 지탱하려 했으나 역부족으로 쓰러져 버렸다. 마침 소낙비가 앞을 가리도록 내리고 의식이 차차 몽롱해져 마침내 정신을 잃고 말았다.
얼마 후 마을 사람이 그를 발견해 집으로 데려 왔으나 그는 정신을 못 차리고 신음하였다. 의원을 불러 진맥을 해 보았지만 특별한 징후가 없었다. 며칠 후 그는 겨우 몸을 털고 일어나 아내에게 말했다. “당신 황금산에 올라가 그 나무를 베어 버려.” “무슨 나무요?” “혼바위 옆에 있는 상나무[향나무] 말야.” 부인은 그제서야 남편이 상나무귀신에 홀려 고생했음을 알았다.
본디 귀신이란 옛날에는 도처에 있다고 믿었다. 그러나 귀신의 피해를 입는 사람은 몸이 허약하고 의지력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하였다. 그녀의 남편 또한 몸이 허약할 뿐더러 돌림병을 앓고 난 뒤라 염려가 되던 터였다. 결국 남편은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 말았다. 남편을 졸지에 잃은 아내의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뜻하지 않게 청상과부가 된 그녀는 횡액에 죽은 남편을 위해 없는 살림에 살풀이굿을 하였다. 만신은 열띤 굿판을 벌이다가 기절하는 척 하더니 독백조로 다음과 같이 쏟아 놓았다. “나무 탓이야. 상나무귀신 탓이야!” 예전부터 상나무는 신성시해 오던 나무였다. 영험이 있는 것은 아니나 상나무 가지를 꺾는 것은 금기로 되어 있었다.
아무튼 무당이 지적하는 것이 상나무여서 아내의 마음이 흔들렸다. “황금산 귀신이 놀라 당신 서방이 죽게 된 거야. 우선 귀신을 달래야 해.” 무당은 남편의 영혼이 안정을 못 찾아 헤매고 있으니 정성을 들여야 한다고 하였다. 남편을 잃은 그녀는 당장에 살길이 막막하였다. 농사도 별로 없어 품을 팔아야 겨우 입에 풀칠을 할 형편이었다.
어느 날 그녀는 김씨 집 밭을 매고 돌아와 곤한 잠에 들었다. 그런데 꿈속에 남편이 나타나 묻는 것이었다. “여보, 황금산 상나무 베어 버렸어?” 그녀는 대답 대신 벌떡 일어났다. 깊은 밤이었다. 그녀는 세 살짜리 아들을 업은 채 낫을 들고 황금산으로 올라갔다. 산길은 스산한 바람이 불고 험했다. 언젠가 본 적이 있는 상나무를 간신히 찾아내 낫으로 힘껏 후려쳤다.
그때 자지러지는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정신없이 산을 달려 내려왔다. 비록 남편은 죽었지만 죽은 남편의 한을 풀어주었다는 기쁨이 무서움조차 잊게 하였다. 그녀는 집에 돌아와 띠를 풀고 등의 어린애를 내려놓는 순간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게 웬일인가. 어린애의 목이 없어진 것이다.
그녀는 비로소 스스로의 잘못을 뉘우쳤다. 신성시하던 상나무를 잘라 남편의 소원을 풀어 주다가 결국 자식의 목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 후 그녀는 그 마을을 떠나 어디론가 재가해 갔다고 하는데 아무도 그 소식을 아는 이가 없었다 한다. 이 나무귀신 이야기는 오늘날까지도 널리 알려져 내려온다.
[모티프 분석]
「황금산의 나무귀신」의 주요 모티프는 ‘남편의 죽음’, ‘향나무를 벤 아내’, ‘없어진 어린애의 목’ 등이다. 마을에서 신성시하는 향나무를 무당의 말을 듣고 잘라버렸지만 오히려 자기 아이의 목을 자르는 우를 범한 것으로, 남편의 죽음에 대한 잘못된 한풀이가 더 큰 화를 불러왔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